SF영화의 한 획을 그은 영화 <그래비티>는 드넓은 우주 속에서 사고를 당해 홀로 남겨진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의 이야기다. SF 걸작으로 불리며 2014년 제 86회 아카데미 7개 부문을 석권한 <그래비티>가 이번 8월 29일 또 한 번 관객들을 찾아왔다. 오늘은 <그래비티>를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트리비아 10을 준비했다. 수많은 트리비아들이 있지만 최대한 흥미로운 것들을 가져왔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래비티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개봉 2013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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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래비티> 러닝타임의 비밀?

<그래비티>의 러닝타임은 90분이다. 이는 실제 국제 우주정거장이 지구 궤도를 도는 시간과 동일하다. 국제 우주정거장은 시간당 약 17,500마일의 속도로 이동하며 90분마다 지구 궤도를 돈다. 파편들과 잔해들 역시 마찬가지다. 


2. NASA가 <그래비티>의 수상을 공식적으로 축하했다

NASA 공식 트위터
NASA의 우주비행사 캐서린 콜맨

2014년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날, NASA는 총 7개 부문을 석권한 <그래비티>를 축하하며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활동사진을 공개했다. 그래서 해시태그도 #RealGravity(진짜 그래비티)다. 또한 NASA는 실제 우주 비행사들의 축하 영상을 업로드하며 <그래비티>의 수상을 기념했다. 


3. <그래비티>의 스핀오프가 있다

<아닌가크>

<그래비티>의 스핀오프가 있다. 라이언 스톤과 잠시 교신하는 지구의 아마추어 통신사 아닌가크는 영화 <아닌가크>(2013)의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알폰소 쿠아론의 감독 아들 조나스 쿠아론의 단편영화로 썰매 개, 아이와 함께 북극에서 지내는 이누이트 인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우연히 우주에서 조난당한 우주 비행사와 라디오를 통해 연결된다. <그래비티>가 스톤 박사의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면, <아닌가크>는 개 짖는 소리,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던 이누이트 인의 입장을 그리고 있다. 

아닌가크

감독 조나스 쿠아론

출연 라즈라 랜지, 산드라 블록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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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빛을 조절하기 위해 라이트 박스를 사용했다

라이트 박스 안에서 촬영 중인 산드라 블록

일반적인 영화 촬영 방식으로는 <그래비티>를 만들 수 없을 거라 생각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얼굴만 촬영하고 나머지는 전부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디지털 환경에 맞추기 위해서는 배우들 얼굴에 비치는 빛이 배경에 비치는 빛과 정확하게 일치해야 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인물과 배경이 받는 빛의 방향은 일치해야 했고, 이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고 한다. 빛이 움직이는 속도와 빛의 위치를 통제하기 위해 촬영 감독 루베즈키는 LED 등을 잔뜩 박은 라이트 박스를 제작했다. 라이트 박스 안에 있는 배우들에게 특정 방향으로 조명을 쏘고, 이후 CG로 주변 배경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배우들은 가만히 서 있지만 라이트 박스를 통해 빛을 조절한 덕분에 우주를 유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위의 사진은 촬영 중인 모습과 CG를 입힌 후 모습이다. 


5. 실제 우주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은 제작비가 들었다

<그래비티> 제작 과정

 <그래비티>는 영화의 80%가 CG로 이루어졌다. <아바타>(2009)가 60% 정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영화의 전체가 거의 CG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로 엔딩 장면과 배우들의 얼굴을 제외하곤 전부 CG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래비티>에 투입된 제작비는 무려 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망갈리안으로 알려진 실제 인도 화성 인공위성 임무에 투입된 비용보다 높은 금액이다. 망갈리안에 투입된 비용은 한화로 약 770억 원 정도이며 다른 국가들의 화성 탐사 비용보다는 적은 수치다. 


6. <그래비티>는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제작 됐다 

<그래비티> 사전 가시화 작업 1단계
<그래비티> 사전 가시화 작업 2단계(빛의 방향, 세부화 작업)

 <그래비티>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특징인 롱테이크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 속 명장면으로 꼽히는 오프닝 시퀀스는 무려 12분 20초짜리 롱테이크 신이다. 그냥 촬영하기도 어려운 롱테이크, CG로 작업하면 몇 배로 힘들어진다. CG처리 때문에 완성 장면을 보기까지 며칠이 걸리는 영화 특성상 <그래비티>는 사전작업을 철저히 진행했다. 쿠아론 감독은 CG로 사전 가시화 작업을 진행했는데, 영화 전체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일이었다. 거의 영화 하나를 만든 셈이다. 철저한 사전 작업을 통해 완벽한 동선과 구도, 빛의 방향까지 결정한 다음 촬영에 돌입했다. 


7. 주인공으로 내정된 배우가 따로 있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지금은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가 주연이 아닌 <그래비티>를 상상하기 힘들지만 원래 내정된 배우는 따로 있었다. 맷 코왈스키 역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라이언 스톤은 안젤리나 졸리가 가장 먼저 논의 됐다. 그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스케줄 문제와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하차했다. 카메라 테스트까지 받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박스 안에서 계속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그래비티> 촬영 방식 때문에 촬영 도중 폐소 공포증이 생길 것 같다고 말하며 결국 거절했다. 

(왼쪽부터) 안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라이언 스톤 역으로는 안젤리나 졸리가 가장 먼저 물망에 올랐으나 너무 고액의 출연료를 요구해 무산됐다. 그 뒤에 제안을 받은 건 나탈리 포트만이었으나 그 역시 임신 때문에 역을 거절했다. 이 외에도 레이첼 와이즈, 나오미 왓츠, 스칼렛 요한슨 등이 테스트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는 산드라 블록으로 결정됐다. 참고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라이언 스톤 역에 셀마 헤이엑을 염두하고 있었으나 스튜디오 측에서 멕시코 우주비행사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8. 산드라 블록은 연기 생활을 그만 두려 했다

영화 속 우울하고 공허해 보이는 산드라 블록의 모습은 연기지만, 동시에 연기가 아니었다. 2010년 그는 남편의 외도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상황이었고, 연기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몇 편의 영화들을 촬영했으나 여전히 큰 우울감, 상실감에 빠져 있던 그는 "싱글맘으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서 제안이 들어왔다. 그는 "오랫동안 그와 일을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결국 영화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촬영은 굉장히 힘들었다. 블록은 거의 10시간 동안 라이트 박스에 들어가는 등 고된 촬영을 감내해야만 했다. 블록은 후에 <그래비티>를 선택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하며 "(<그래비티>가 나의)삶을 꾸려나가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9.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산드라 블록과 함께 숨을 참으며 수중 장면을 촬영했다

<그래비티> 수중 촬영 장면

쿠아론 감독은 수중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산드라 블록과 함께 숨을 참았다. 자신이 너무 과한 요구를 한 게 아닌지 확인 차 한 행동이었으나 이내 블록보다 자신의 폐활량이 더 안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10. <그래비티>에 러브 라인이 들어갈 뻔 했다

쿠아론 감독은 워너 브라더스 측으로부터 스토리 변경 요청을 받았다. 라이언 스톤의 과거에 대한 플래시백, 긴박하게 돌아가는 관제 센터, 스톤 박사와 나사 직원과의 로맨스 등 지구에서의 상황을 넣으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쿠아론 감독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씨네플레이 김명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