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죄 없는 죄인
★★★★
한 소녀의 실종과 죽음. 가해자로 지목된 소녀. 유족들의 고통. 진실엔 관심 없이 누군가를 죄인을 몰아가는 사람들. 여고의 한 학급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지만, <죄 많은 소녀>는 최근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집단 현상의 단면을 파고든다. 첫 장편을 만든 김의석 감독은 집요할 만큼 감정을 파고들고, 전여빈은 몸 안의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는 듯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10대, 소녀, 성장을 담아낸 면밀한 시선, 거기서 탄생한 폭발력 있는 배우 전여빈이라는 수확
★★★☆
반 친구의 죽음 이후 <죄 많은 소녀>로 지목된 영화의 영희(전여빈)는 사실 죄 없는 소녀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도, 학교의 선생들도, 친구들도 모두 자신들의 논리 안에서, 영희를 궁지로 몰아세우고, 그녀의 죄를 묻는다. 죽음으로 촉발된 사라진 시간, 거대한 미스터리. <죄 많은 소녀>는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이 잘 구축된 시나리오 안에서 이 사면초가의 상황을 팽팽하게 펼쳐간다. 압축된 긴장의 무게를 꼿꼿이 버텨내고 극을 이끌어가는 건 신예 배우 전여빈의 힘이다.(여성의 역할이 제한적인 한국 영화에서 전여빈의 도착이 줄 새로움의 영역이 부디 많아지길 기대한다.) 영희는 뜨거운데, 그 뜨거움은 다쳐서 아픈 영혼이 내는 상처의 열이라 단순한 에너지의 발산을 넘어서 감정적 온도로 치환된다. 소녀가 영혼을 다치는 순간, 영화는 놀랍도록 차갑게 식어가고, 영화는 그 온도의 변화를 놀랍도록 예민하게 담아낸다. 십 대 남자들의 성장통에 주력했던 십 대 성장물 서사에서, 흔히 피해자로 묘사거나, 한쪽으로 ‘치워졌던’ 소녀들의 서사라는 점에서도 <죄 많은 소녀>는 주목할 만하다. 데뷔작을 연출한 김의석 감독의, 눈 감지 않고 밀어붙이는 힘이 돋보인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불같은 에너지 그 자체의 영화
★★★☆
한 소녀가 사라진 뒤 카메라는 남은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건, 상실의 아픔과 거대한 혼란 그리고 불같은 증오와 억울함이 뒤섞여 나온 거대한 소문 같은 풍경이다. 이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언어가 아닌 배우의 육체로, 이미지와 사운드라는 ‘영화 언어’로 그려내려는 감독의 집중력과 의지가 빛난다. 사라진 소녀의 육성만큼은 집요하리만치 제외하는데 그 선택이 극 전체에 드리우는 효과 또한 상당하다. 다만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기를 스스로 거부한 듯한 이 영화의 마지막은 최선의 결과처럼 보이기도, 혹은 조금은 아리송한 도착지로 보이기도 한다. 전여빈을 비롯한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에 기분 좋게 압도되는 느낌은 이 영화가 전하는 선물이다.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뇌리에 또렷한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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