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트위터

<기생충> 개봉과 함께 온라인상에 캡처 하나가 화제를 모았다. 한 트위터 유저가 송강호의 비주얼에 대해 언급한 것인데, 유독 봉준호 작품 속에서 꼬질꼬질(?) 하게 나오는 송강호의 비주얼을 보고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비교해 글을 올린 것이었다. 같은 ,, 송강호 비주얼을 어떻게 저렇게 쓰지,,’인데 함의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이 포인트. 자매품으로 김지운 감독이 본 송강호의 비주얼도 있다. 생각해보면 봉준호 월드 속 배우들의 모습은 타 작품에서 보다 유독 꼬질함이 돋보인다. 그래서 기획해봤다. 배우들의 봉준호 작품 속 비주얼과 타 감독의 작품 속 비주얼 차이를! 글에 들어가기 앞서 배우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폄훼할 의도는 절대로 없음을 밝히는 바이다.


송강호

(좌) <살인의 추억> (우) <괴물>
(좌) <설국열차> (우) <기생충>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
화제의 짤 주인공이자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라 할 수 있는 배우 송강호. 그런데 유독 봉준호 작품에서 비주얼이 심상치 않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첫 작품은 무난한 비주얼의 시골 형사로 등장하지만 <괴물> 강두 역부터 꾀죄죄하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설국열차>에선 정말 , 어떻게 송강호 비주얼을 이렇게 쓰지싶을 만큼 덥수룩한 머리, 염소 수염에 누더기 옷을 입고 출연했다.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을 거쳐 약 6년 만에 재회 한 신작 <기생충>은 어떨까. 송강호는 아버지 기택 역을 맡아 뻗친 머리에 늘어진 옷 등으로 무능력한 가장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하였다.

<박쥐>

<박쥐>
, 송강호 비주얼을 어떻게 이렇게 쓰지의 좋은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 송강호는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에게 욕망을 느끼는 뱀파이어 신부로 출연해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예민하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위해 무려 10kg이나 감량했다고 한다.


배두나

<괴물>
<클라우드 아틀라스>, <터널>의 배두나도 봉준호 감독을 만나 지저분한 분장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이후 한 번 더 호흡을 맞춘 <괴물>에서 배두나는 양궁선수이자 현서(고아성)의 고모 남주 역을 맡았다. 현서를 찾아 나서기 시작하면서 땀과 비에 찌든 머리와 얼굴, 한 번도 갈아입지 않은 자주색 트레이닝복이 유달리 도드라져 보인다

(좌) <마약왕> (우) <페르소나 - 러브 세트>

<마약왕>, <페르소나 - 러브 세트>
최근 작품 <마약왕>을 통해 배두나는 사업 수완이 좋은 로비스트이자 이두삼(송강호) 애인 김정아 역을 맡아 매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귀티 나는 옷들과 액세서리로 한껏 멋을 살렸으며 깔끔하지만 진한 화장으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이어 넷플릭스 영화 <페르소나> 이경미 감독의 <러브 세트>를 통해 아이유와 호흡을 맞췄다. 아이유는 한 인터뷰에서 배두나의 테니스 치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아성

(좌) <괴물> (우) <설국열차>

<괴물>, <설국열차>
<괴물>에서 가장 지저분한 분장을 했어야 했던 배우는 누구였을까. 바로 괴물에 의해 실종된 현서 역을 맡은 고아성이다. 괴물에 의해 납치된 하수구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갖 구정물을 뒤집어쓴 고아성의 모습은 보는 이까지 찝찝하게 한다. 송강호, 봉준호와 다시 호흡을 맞춘 <설국열차>에서는 기차의 보안 설계자였던 남궁민수(송강호) 딸 요나 역을 맡았다. <괴물>만큼은 아니더라도, 한 칸씩 기차 안을 전진할 때마다 꼬질꼬질해지는 고아성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좌) <뷰티 인사이드> (우) <오피스>

<뷰티 인사이드>, <오피스>
봉준호 월드에서 항상 지저분해 보이는 고아성만 봤다면 이 작품들을 볼 것! 매일 아침, 날마다 얼굴이 바뀌는 우진의 이야기를 그린 <뷰티 인사이드>에서 고아성은 우진 101을 연기했다. 짧은 출연이었지만 한효주와의 키스신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스릴러 영화 <오피스>에서는 미스터리한 인물 이미례 역을 맡아 박성웅과 함께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말끔한 오피스룩을 입은 회사원의 외양을 한 고아성을 볼 수 있다. 


박해일

<괴물>

<괴물>
순수해 보이는 듯한 얼굴로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하는 배우 박해일. 그 역시 봉준호 월드 안에서 망가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박해일은 <괴물>에서 항상 술 냄새를 풍기는 삼촌 남일 역을 맡아 거친 언행으로 웃음과 멋짐을 모두 잡으며 <괴물>의 신 스틸러를 맡아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살인의 추억>
박해일 특유의 말갛거나 순박한 인상을 찾아볼 수 있는 영화들은 많지만 <괴물> 속 박해일의 모습과 정 반대에 있는, 하지만 봉준호 월드 안에 속한 또 다른 캐릭터를 소개하겠다. 화성연쇄살인을 다룬 봉준호 감독의 명작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은 고운 손과 하얀 피부, 순한 인상을 가졌지만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박현규를 연기했다. 살인 용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외모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해일의 인지도 상승에 큰 몫을 한 영화다.
 


변희봉

(좌) <괴물> (우) <옥자>

<괴물>, <옥자>

송강호와 함께 봉준호 감독의 또 다른 페르소나라 불리는 배우 변희봉. 그는 <플란다스의 개>에 이어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까지 총 4편의 작품을 봉준호와 작업했다. 그중에서도 엉성하지만 홀로 세 남매를 키운 아버지 희봉 역으로 출연한 <괴물>과 산속에서 옥자와 미자를 돌보는 할아버지 희봉을 연기한 <옥자> 속 변희봉의 모습은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의 초상이다. 그와 별개로 두 작품에서 변희봉은 봉준호 영화 속 캐릭터답게 누추해 보이는 외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 바 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푸근함과 희생적인 면모를 보였던 두 작품과는 달리, 주지훈이 12역을 선보였던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변희봉은 야심에 가득 찬 영의정 신익 역을 연기했다. 짙은 눈썹에 부리부리한 눈이 날카롭고 매서운 눈빛을 주며 기존에 출연한 영화들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인상을 남겼다.


윤제문

(좌) <괴물> (우) <옥자>

<괴물>, <옥자> 
윤제문이 봉준호 영화에 얼굴을 보인 첫 작품은 영화 <괴물>이다. 수배된 남일(박해일)이 경찰들의 눈을 피해 다리 아래로 떨어지고 정신을 잃자 그런 남일을 옮겨와 재워 준 노숙자 역으로 등장했다. 배우가 아니라 노숙자를 캐스팅한 듯한 비주얼에 <괴물>에서 윤제문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간 사람들도 꽤 있을 것. 이후 <옥자>에서 산에 오른 탓에 땀에 쩔은 미란도 직원 박문도 역으로 출연했다.

(좌) <마더> (우) <아빠는 딸>

<마더>, <아빠는 딸>
봉준호 월드 첫 등장이 강렬했던 노숙자 비주얼인데 이어, 봉준호와 함께 한 다음 작품 <마더>에서는 도준(원빈)을 취조하는 형사 제문 역을 맡아 말쑥한 모습으로 이미지를 쇄신했다. 정소민과 부녀지간으로 출연한 바디 체인지 무비 <아빠는 딸>에서 여고생의 영혼이 깃든 중년 남성을 연기하기도 했는데, 새초롬하고 귀여워 보이는(?) 점에서 다른 의미로 충격적이다. 씨스타의 나혼자 맞춰 요염함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춤사위를 선보이는 장면은 윤제문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다.


원빈

<마더>

<마더>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미남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배우 원빈도 예외는 아니다. 의병을 제대하고 선택한 원빈의 복귀작이었던 <마더>에서 원빈은 살해 용의자 도준 역을 연기했다. 정신적으로 발달이 뒤처진 캐릭터로 덥수룩한 머리에 까무잡잡한 얼굴까지 더해져 묘하게 꼬질꼬질해 보이는 것이 특징. 그 와중에도 잘생김이 툭툭 튀어나오는 장면들이 있는 걸 보면 원빈은 원빈이다.

<아저씨>

<아저씨>
1년 뒤 원빈은 <마더> 속 도준의 모습을 지우고 레전드로 남을 비주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아저씨>에서 원빈은 옆집 소녀 소미(김새론)을 위해 범죄 조직을 쫓는 태식 역을 맡아 강도 높은 액션을 선보였다. 영화 초반엔 <마더> 때와 유사한 듯 더 긴 장발을 하고 있는데도 연신 감탄밖에 안 나온다. <아저씨>를 본 봉준호 감독은 이렇게 잘생긴 원빈 씨를 그렇게 만들어 놔서 죄송하다"라고 언급했다고. 상반신을 탈의한 채 거울 앞에 서서 이발하는 장면은 극장 내 남녀 할 거 없이 탄성을 자아낸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원빈은 레전드를 남긴 <아저씨>를 끝으로 9년째 차기작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어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틸다 스윈튼

(좌) <옥자> (우) <설국열차>

<설국열차>, <옥자>
틸다 스윈튼은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하얀 마녀’, <콘스탄틴> 천사 가브리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뱀파이어 이브’, <닥터 스트레인지> 소서러 슈프림 에이션트 원등 여러 작품마다 개성 넘치는 역할을 소화한 바 있다. 때문에 봉준호 감독 작품에서 틸다 스윈튼의 모습은 타 배우들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오진 않지만, 그저 지나칠 수는 없다. <옥자>에서 미란도 회사의 회장 루시/낸시 미란도로 12역을 선보인 바 있지만 최고는 <설국열차>의 메이슨 역이다. 윌포드의 대리인이자 기차 안의 총리인 메이슨 역으로 출연해 틀니까지 착용한 모습을 보이며 열연을 펼쳤다.

(좌) <아이 엠 러브> (우) <비거 스플래쉬>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틸다 스윈튼의 매력이 가장 도드라지는 작품을 꼽으라면 기자는 약간의 사심을 담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작업한 두 작품을 뽑고 싶다.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욕망 3부작으로 유명한 루카 구아다니노와 함께 한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에서 틸다 스윈튼은 상류층 재벌가 엠마, 전설의 록스타 마리안 역을 소화하며 팜므파탈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제 욕망에 충실함으로부터 비롯한 캐릭터들의 매력은 틸다 스윈튼의 당당함, 개성과 맞물려 최적의 시너지를 냈다.


크리스 에반스

<설국열차>

<설국열차> 
<설국열차>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바로 미국 대장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를 주연으로 캐스팅했기 때문이다. 멀끔함과 건실함의 표본이었던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한 크리스 에반스가 봉준호와 만나 어떤 모습을 보일지 걱정 반, 우려 반이었는데 역시나. 꼬리칸의 리더 격인 커티스를 연기한 크리스 에반스는 덥수룩한 수염과 해진 옷, 꼬질함을 넘어선 비주얼로 등장해 충격을 주었다. 이런 분장 때문에 심지어 그가 캡틴 아메리카와 동일 배우인 걸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우)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왕 언급했으니 캡틴 아메리카를 안 보여 줄 수가 없겠다. 크리스 에반스는 마블 코믹북에서 튀어나온 듯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캡틴 아메리카 역에 캐스팅되었다. 그는 약 8년간 스티브 로저스를 연기하며 전 세계 많은 마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설국열차>의 커티스가 전혀 연상되지 않는 깔끔하고 준수한 외모, 튼실한 신체(아메리카의 엉덩이)가 캡틴다운 매력 포인트다.


제이크 질렌할

<옥자>

<옥자> 
<옥자>에는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상을 남긴 배우는 제이크 질렌할이었다. 그는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를 연기했다. 땀에 쩔은 채 하이톤의 목소리로 짜증을 한껏 부리다 카메라가 켜지자 태도가 변하는 죠니는 관심병을 앓고 있는 관종(관심 종자)이다. 제이크 질렌할은 관종끼에 더해 악랄함을 겸비한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며 최우식에 이어 <옥자>의 또 다른 신 스틸러 역할을 해내었다.

(좌) <러브&드럭스> (우) <엑시덴탈 러브>

<러브&드럭스>, <엑시덴탈 러브>
제이크 질렌할의 미모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빛을 발한다. 작품마다 인물의 개성이 살아있기로 유명한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엑시덴탈 러브>에서 제이크 질렌할은 훈훈하지만 속은 속물적인 남자 하워드 역을 맡아 여자 주인공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며 귀여움을 자아냈다. 또한 제이크 질렌할에 제대로 빠져보고 싶다면 앤 해서웨이와 호흡을 맞춘 <러브&드럭스>을 볼 것! 뺀질거림과 스윗함으로 여성들을 홀리는 영업사원 제이미를 연기한 작품으로, 제이크 질렌할의 리즈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