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9번째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지난 25일 개봉했다. 1960년대 말 황금기였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물 간 액션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스턴트 배우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그렸다. 두 사람 외에 시선을 잡아끄는 또 한 명의 배우가 있으니. 바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였던 샤론 테이트 역을 맡은 마고 로비다. 매 작품마다 매혹적이고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는 그의 인생 캐릭터는 무엇일지, 그가 출연한 영화 속 대표 캐릭터를 모았다.

<어바웃 타임> 샤롯
마고 로비의 할리우드 영화 데뷔작 <어바웃 타임>. 주인공 팀(도널 글리슨)의 첫사랑 샤롯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팀에게 맨 등을 가리키며 “오일 좀 발라줄래?”하며 그의 마음을 흔들었던 샤롯. 건강미와 섹시함을 보여주었던 마고 로비는 이 영화로 국내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나오미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마고 로비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준 작품이다. 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두 번째 아내인 나오미 역을 맡아 매혹적이고도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마고 로비가 나오미 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장에서 “키스해달라”고 조르는(물론 대본이었다) 디카프리오를 향해 대본과 달리 “F**k you!”라 말하며 있는 힘껏 따귀를 때린 일화는 유명하다. 연기를 맘에 들어한 디카프리오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 덕분에 마고 로비는 나오미 역에 캐스팅될 수 있었다.

<포커스> 제스
디카프리오와 호흡을 맞춘 마고 로비의 다음 파트너는 <알라딘>의 윌 스미스였다. 두 사기꾼들의 로맨스를 그린 <포커스>에서 마고 로비는 섹시함과 날쌘 손기술로 남성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물건도 훔치는 사기꾼 제스 역을 맡았다. <포커스>는 스토리보다 마고 로비의 화려한 비주얼이 몰입도를 높이는 작품이다.

<빅쇼트> 마고 로비
2007년 미국을 강타한 경제 위기였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했던 네 명의 천재를 다룬 영화 <빅쇼트>에서 마고 로비는 마고 로비 본인 역으로 출연했다. 마고 로비가 거품으로 가득한 욕조에 앉아 버블과도 같았던 서브프라임 용어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해설은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 개념인데 마고 로비만 기억에 남았다는 것이 함정이다. 1분에 달하는 짧은 분량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레전드 오브 타잔> 제인 포터
<레전드 오브 타잔>에서 마고 로비는 타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연인 제인 포터 역을 맡아 기존 제인과는 달리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줬다. 영화는 아쉽게도 썩 좋은 평을 듣지 못했지만, 타잔 역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와 함께 보여준 훈훈한 비주얼 케미스트리만큼은 대중들의 지지를 받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 퀸젤/할리퀸
DC<수어사이드 스쿼드> 예고편이 첫 공개되었을 때, 조커(자레드 레토)보다 눈길을 사로잡았던 캐릭터는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퀸이었다. 개봉 이후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엄청난 혹평에 시달려야 했지만, 싱크로율 100%에 빛나는 할리퀸만큼은 예외였다. 할리퀸의 인기에 워너브러더스는 스핀오프 <버즈 오브 프레이> 제작을 확정 지었으며, 마고 로비는 할리퀸 역을 통해 2020년 2월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타냐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시카고 트리뷴’ 소속 종군 기자로 활동했던 킴 베이커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겨 온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마고 로비는 킴(티나 페이)의 선배 종군기자인 타냐를 연기했다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파티에 다 참석하는 등 남자와 유흥을 좋아하지만 본업인 기자로서 특종을 놓치지 않는 집념과 지적임, 거침없는 성격을 겸비한 타냐는 마고 로비가 연기한 캐릭터 가운데 손에 꼽는 엘리트 여성이었다.

<아이, 토냐> 토냐 하딩
많은 이들이 마고 로비의 인생 캐릭터를 할리퀸으로 알고 있지만, 그의 인생 캐릭터는 <아이, 토냐>의 토냐 하딩이다. 미국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켰던 은반 위의 악동토냐 하딩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마고 로비. 뛰어난 스케이팅 실력과 더불어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그 결과 그는 2018년도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부문에 첫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누렸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샤론 테이트
할리우드를 충격에 빠트린 맨슨 패밀리 살인사건을 아시는지.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집에 들어가 당시 임신 8개월 차였던 아내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일부 소재로 사용, 1969년 할리우드를 스크린에 옮겨 온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서 마고 로비는 샤론 테이트를 연기했다. 이 영화에서 그는 거침없던 토냐 하딩과는 다른 면모를 선보이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드 등 두 주연배우와 함께 주목받았다.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엘리자베스 1세
영국 튜더 왕조 시대를 배경으로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 1세와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마고 로비는 무수한 남성 권력자들의 정치적 야욕과 무시 속에 여성이자 군주로서 버텨야 했던 엘리자베스 1세 역을 맡아 메리 역의 시얼샤 로넌과 호연을 펼쳤다. 천연두로 망가진 엘리자베스 1세 얼굴을 상당히 리얼하게 재현해 눈길을 끌기도.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는 아쉽게도 국내에선 VOD 시장으로 직행, 극장에서 마고 로비의 시대극을 만날 수 없었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