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는 키워드는 여전히 비주류에 속한다. 세상이 문명화되면서 여성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의지는 아주 조금이나마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번주 VOD 추천선의 테마는 한번 만나면 좀처럼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기는 여성들을 그린 영화다. 아래 소개하는 다섯 편은 4월22일부터 일주일간 5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디 아워스

감독 스티븐 달드리
출연 니콜 키드먼, 줄리안 무어, 메릴 스트립
상영시간 114분 / 제작연도 2002

퓰리처상을 받은 동명의 소설(한국어판 제목 '세월')을 각색한 영화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으로 엮인, 각자 다른 시대를 산 세 여인을 그린다. 1923년 시골에 틀어박힌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는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댈러웨이 부인>을 쓰고 있고, 미국 남부에서 자신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남편과 귀여운 아들을 둔 1950년대의 로라(줄리언 무어)는 막 <댈러웨이 부인>을 읽기 시작했고, '댈러웨이 부인'이라 불리는 클래리사(메릴 스트립)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첫사랑을 수년째 돌보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자기의 삶을 갈망한다. 오랜 시간의 벽과 다른 처지를 공유하고 있는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혹자는 동의하기 힘들 결정으로, 삶을 이어나갈 희망을 찾아나간다. 니콜 키드먼,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의 명연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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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잇 오프
    
감독 F. 게리 그레이
출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퀸 라티파, 비비카 A. 폭스
상영시간 120분 / 제작연도 1996

"흑인판 <델마와 루이스>." <셋 잇 오프>에 쏟아진 찬사들 중 하나다. 흑인이자 빈민이자 여성인 네 친구 스토니, 클레오, 프랭키, 티션은 모두 자기 삶을 둘러싼 부조리에 신물이 나있다. 결국 합심해 그 벽을 뛰쳐나오고, 곧 그러한 해방은 범죄를 저질러야만 영위할 수 있는 가치라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그대로 돌진해, 가면을 쓰고 총을 들이밀어 은행을 턴다. 네 사람은 분명 범죄자지만, 그들의 행동을 그르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경제력, 인종, 성별 모두 열세에 몰린 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지가 극히 드물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등을 연출한 F. 게리 그레이는 초기작 <셋 잇 오프>에서 세상의 차별을 전함과 동시에 범죄영화 특유의 말초적인 쾌감을 자연스럽게 한데 녹여내는 귀한 재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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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감독 폴 페이그
출연 멜리사 맥카시,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상영시간 116분 / 제작연도 2016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가 20년을 훌쩍 지나 리부트로 다시 제작됐다.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와 2016년판 <고스트버스터즈>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바로 캐릭터의 성별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빌 머레이와 댄 애크로이드 등 주축들이 자리를 비웠지만, 멜리사 맥카시를 비롯한 4인방의 환상적인 케미는 그 빈자리를 확실히 채웠다. 윤리에 어긋나지 않은 채 유머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스파이>를 만든 폴 페이그 감독 작품 아니랄까봐, <고스트버스터즈>는 남성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에 전혀 눈돌리지 않은 채 온전히 여성의 연대와 승리를 그리는 데에 집중한다. 주인공들이 귀신들을 때려잡는 유쾌한 과정도 좋지만, 어리바리한데다 게으르까지 한 제5의 멤버 케빈(크리스 헴스워스)을 대하는 태도야말로 이 작품의 정수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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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퍼플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우피 골드버그, 대니 글로버, 오프라 윈프리
상영시간 153분 / 제작연도 1985

소설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앨리스 워커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 <컬러 퍼플>은 1900년대 초 흑인여성 샐리(우피 골드버그)가 감당하고 살아온 혹독한 삶을 따라간다. 샐리는 불행과 고난이 겹치는 시간 속에서도 늘 남의 처지를 보듬어주는 천사같은 사람이다. 영화는 샐리의 기구한 삶을 보여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녀가 남편의 옛 연인 셕으로부터 배운 자존적인 태도를 실천하는 과정까지 나아간다. 그 험한 세월에서도 묵묵히 참고 순종적으로만 살았던 샐리가 가정을 박차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은 절대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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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자유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위노나 라이더, 안젤리나 졸리, 브리트니 머피
상영시 127분 / 제작연도 1999

1967년. 열여덟 살의 수잔나(위노나 라이더)는 보드카와 아스피린을 섞어 마시곤 손에 뼈가 없다는 헛소리를 하다가 정신병원에 갇힌다. 그는 미치지 않았다. 세상이 뒤바뀌던 1960년대 중후반이라는 시대와 18살이라는 나이로 미루어보자면, 그 정도의 객기는 한번 부려볼 만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진짜 미친 리사(안젤리나 졸리)를 만났고, 그에 대한 강렬한 매혹을 느낀다는 점. <처음 만나는 자유>는 이성을 내려놓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던진다. 정신병원이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벽지에 찍힌 포도도 따먹을" 사람들이 형성하는 세계는, 그것이 비록 풋내어린 환상일지언정,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90년대 초와 90년대 말의 아이콘이었던 위노나 라이더와 안젤리나 졸리가 내뿜는 에너지의 설득력이 그만큼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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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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