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핏-! 여기, 김생민보다 더한 남자가 있습니다. 적어도 김생민은 쓸 데 쓰고, 아낄 데 아끼는 사람이지만 <페니 핀처>의 프랑수아(대니 분)는 어디에도 자기 돈이 드는 꼴을 못 보는 리얼 구두쇠입니다. 쇼핑에 목숨 건 아버지를 견디다 못한 어머니의 임신 중 분노(?)로 인해 프랑수아에겐 절약의 DNA가 생겨난 듯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실력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로 일하는 프랑수아는 겉보기엔 그럴 듯하지만, 유통기한 하루이틀 지난 것쯤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집안의 불이란 불은 모두 끈 채 창밖 가로등을 벗삼아 생활하는 짠돌이 중의 짠돌이지요. 심지어 단벌신사... ㅠㅠ... 마음에 드는 여자와의 데이트 밥값이 많이 나올 것이 걱정된 나머지 일부러 식당에 사고를 내기까지 합니다.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프랑수아를 찾아 옵니다. 오래 전, 사용 기한이 지난 광고용 콘돔을 안일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생겨버린(!) 딸 로라입니다. 딸이라는데 차마 내치지는 못하고 어영부영 로라를 집안에 들인 프랑수아는 로라의 낭비벽이 못마땅합니다. 온수는커녕 씻는 중에 불도 못 켜게 하는 프랑수아를 의아하게 여기던 로라는 프랑수아가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프랑수아는 딸의 오해를 굳이 바로잡지 않고, 오해는 소문이 되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갑니다.

초반부는 프랑수아의 절약 정신이 돋보이는 에피소드가 줄을 잇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을까 고심하며 데이트 중에도 정신없이 머리를 굴리는 안쓰러운 모습, 집에 머물고 있는 이웃 아이들이 전기세를 잡아먹고 있는 것이 걱정돼 엄청난 속도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마치는 등의 에피소드는 큰웃음을 줍니다. 이기적인 구두쇠 남자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딸의 등장에 영향을 받아 차츰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깨닫는다는 교훈은 다소 상투적이지만, 조금 상투적이면 어떻습니까. 잠깐이나마 유쾌하고 따뜻한 기분을 즐길 수 있다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프랑수아의 초절약 에피소드는 진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기도 합니다만 프랑스를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 겸 연출자 대니 분의 열연으로 대개는 불편함 없이 웃어넘길 만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배우, 대니 분의 인상적인 영화들을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국내 개봉한 프랑스 영화 중 익숙한 작품 세 편만 꼽았습니다.


슈퍼처방전
감독 대니 분 출연 대니 분, 카드 므라드 제작연도 2014년

겉으로 보기엔 근사한 로망(대니 분)은 알고 보면 결벽증, 신경쇠약, 건강염려증까지 세상 유난은 다 달고 사는 남자입니다. 로망의 정신을 치료하기 위해 절친한 친구이자 의사 디미트리(카드 므라드)가 그를 의료 캠프에 데려갑니다. <페니 핀처> <슈퍼처방전>보다 훨씬 뒤에 나온 영화이긴 하지만 <페니 핀처>에서의 예민보스 캐릭터와 <슈퍼처방전>의 로망은 무척 닮아 있습니다. 프랑스의 이민자 문제를 에두르는 감독으로서의 시선, 코믹한 캐릭터를 열연하는 배우로서의 대니 분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작품.

슈퍼처방전

감독 대니 분

출연 대니 분, 카드 므라드, 엘리스 폴

개봉 2014 프랑스,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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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
감독 장 피에르 주네 출연 대니 분, 오마 사이, 앙드레 뒤솔리에 제작연도 2009년

장 피에르 주네 특유의 귀여운 상상력과 유머가 고루 녹아든 작품입니다. 바질(대니 분)은 어린시절부터 참 운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사고와 자신의 머리에 박힌 총알로 힘든 날을 보내던 바질은 우연히 거리에서 만난 남자를 따라가 티르라리고 사람들을 알게 됩니다. 바질은 아버지의 사고를 낸 무기회사를 상대로 티르라리고 사람들과 복수를 계획합니다. 황당무계하지만 유쾌하고 근사한 복수가 이어집니다. 프랑스의 무기 산업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으나 영화의 분위기는 기괴하고 코믹합니다.

믹막: 티르라리고 사람들

감독 장 피에르 주네

출연 대니 분, 오마 사이, 앙드레 뒤솔리에, 장 피에르 마리엘, 욜랜드 모로, 줄리 페리어, 마리 줄리 보프, 도미니크 피뇽, 미셀 크레마데스

개봉 2009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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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 슈티
대니 분 출연 카드 므라드, 대니 분 제작연도 2008

프랑스 북부를 배경으로 하는 소소한 동네 코미디입니다. ‘슈티는 지명이 아니라 프랑스 북부 지역, 그곳의 사람과 문화를 총칭하는 표현이라고 하네요. 프로방스 지역에서 일하던 남자가 북쪽의 베르그로 발령받고 괴로운 북부 생활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코미디로, 대니 분은 베르그 지역 우체국의 독특한 직원 앙투완을 연기했습니다. 작은 동네 베르그의 풍경, 슈티들의 문화와 음식을 고루 즐기기 좋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에디터는 건강에 좋다는 슈티들의 커피, 치커리 커피가 무슨 맛일지 무척 궁금하더라고요. 치커리로 만드는데도 커피 맛이 난다고 하네요. 프랑스 현지에서 무척 흥행한 작품으로 해당 지역의 관광 소득도 엄청나게 상승했다는 훈훈한 후문!

알로, 슈티

감독 대니 분

출연 카드 므라드, 대니 분

개봉 2008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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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핀처

감독 프레드 카바예

출연 대니 분

개봉 2016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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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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