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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에 '에바' 신드롬을 일으킨 전설의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시리즈

TV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포스터 (사진출처 = IMDB)
TV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포스터 (사진출처 = IMDB)


안노 히데아키의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구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27년 만에 국내에서 정식 개봉한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개봉과 함께 신극장판 ‘서’(2007), ‘파’(2009), ‘Q’(2012)가 개봉하고, 지난해 개봉했던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일명 다카포)까지 재개봉할 예정이라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현대 일본 사회에 ‘에바(EVA)’ 신드롬을 일으킨 불후의 애니메이션이다. 에바 신드롬은 1995년에서 1996년에 걸쳐 총 26화를 TV에서 방영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시작됐다. <신세기 에반게리온>는 방대한 설정을 우주적인 스케일로 풀어내고,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와 파격적인 연출로 종말론적인 분위기를 드러내면서 팬들을 사로잡았다. 또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영웅 캐릭터를 탄생시켜 동시대 일본인들의 심리적 위기감과 극단적인 소외감, 단절감을 대변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방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추려보았다. 정체불명의 적 사도가 지구를 침공해 온다. 인류의 절반을 사라지게 한 엄청난 재난 '세컨드 임팩트'가 일어난 후 '세계 재건의 요충지, 인류의 요새'로 불려 온 제3신도쿄시에 위치한 네르프 본부는 거대한 인조인간 에바를 운용해 사도를 격퇴한다. 14살 소년인 이카리 신지는 급작스레 네르프 본부의 사령관으로 있는 아버지 이카리 겐도로부터 사도를 무찌르기 위해 에바 초호기에 타라는 명령을 받는다. 처음에 신지는 탑승을 거부하지만, 자신 대신에 중상을 입은 파일럿 레이가 출격하게 되자 마지못해 나선다. 에바 초호기의 파일럿이 된 신지는 다른 두 파일럿 레이, 아스카와 함께 사도를 처치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신지는 자신에게 씌워진 에바 파일럿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이하 TVA)의 애니메이터이자 연출자 안노 히데아키는 'TVA' 시리즈 방영 이후 영화 구극장판 시리즈와 신극장판 시리즈를 연이어 만들었다. 구극장판 시리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사도신생>과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있고, 신극장판 시리즈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파><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큐> 그리고 신극장판의 결론을 맺는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이 있다. 방대한 세계관을 처음 마주하며 어리둥절해할 수 있는 관객들을 위해 오는 1월 17일 극장을 찾는 에바 시리즈 영화 5편을 소개한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하<EOE>)은 논란이 많은 TV판 25, 26화의 결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결말을 맺는다. 먼저 네르프 총사령관 겐도의 인류보완계획이 베일을 벗는다. 인류 보완 계획을 둘러싸고 제레 의회와 이카리 겐도는 둘 사이의 입장 차가 생겨나고, 서로를 적으로 돌리게 된다. 제레는 막강한 힘을 이용해서 전략자위대까지 출동시키면서 네르프 본부를 장악하려 한다. 한편 신지는 카오루의 죽음 이후 정신적 붕괴를 겪는다. 미사토는 삶의 의지를 상실한 신지를 목숨을 바쳐서 전략자위대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해낸다. 아스카 또한 전략자위대의 맹공에 생사의 갈림길에 처한다. 반드시 막아야 할 대재앙 서드임팩트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신지와 아스카는 세계를 구해낼 수 있을까. <EOE>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 중에서도 매우 난해하다고 평가되었으나 그럼에도 TV판을 대체하는 진정한 엔딩이라는 수식어도 부여받았다. 일단 TVA와 다른 결말을 맺었다는 점에서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이하<서>)는 <신세기 에반게리온>를 새롭게 재구성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안노 히데아키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스튜디오까지 설립한다. 기억을 다시 불러오기 위한 것일까. 사실 <서>는 약간의 수정만 거칠 뿐 TVA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다. 그렇지만 단 한방의 강력한 일격으로 정육면체 모양의 사도를 격퇴하려는 야시마 작전 이후로 전개를 달리한다. 그리고 에바와 사도의 TVA 버전과는 달라진 디자인과 더욱 압도적인 비주얼을 확인할 수 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파>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파>(이하<파>)는 TV판의 축약본과 같은 <서>와 달리 새로운 이야기의 물꼬를 튼다. 신극장판의 진정한 시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기존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물인 '마리'가 등장한다. <파>는 이카리 겐도와 이카리 신지의 화해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내며 시작한다. 신지는 아버지 겐도와 함께 어머니 유이의 성묘를 간다. 하지만 여전히 둘은 서로를 친근하게 대하지 못하고 이내 헤어진다. 한편, 네르프 본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에바 3호기의 시험 운전을 맡긴 일로 분주하다. 3호기를 운용할 파일럿이 필요한 가운데, 신지와 겐도의 화해를 돕기 위해 아스카가 3호기의 파일럿이 되기로 자처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도의 출현으로 3호기가 사도화되면서 아스카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사도화된 3호기를 막기 위해 신지와 레이가 출격한다. 신지는 3호기에 아스카가 타고 있는 것을 알기에 공격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이 상황을 본 겐도는 초호기와 신지의 동기화를 차단하고, 불안전한 더미 시스템을 작동시켜 강제로 신지의 초호기가 아스카의 3호기를 공격하게 한다. 아스카의 생사는 불투명해졌고, 그 과정을 고스란히 겪은 신지는 죄책감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안고 네르프를 떠난다. <파>는 다른 편보다 강렬한 전투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비교적 에바 시리즈 특유의 음울함에서 조금 벗어나 경쾌한 분위기를 띤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Q>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Q>(이하<큐>)는 대재앙 서드 임팩트 이후의 변화를 보여준다. <파>에서 생사가 불투명했던 아스카가 한쪽 눈을 가린 채 다시 등장한다. 아스카는 마리와 협력해 지구로 떨어지는 의문의 상자를 수거한다. 바로 그 상자 안에는 이카리 신지가 들어 있다. 14년 만에 깨어난 신지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적대적인 태도와 달라진 세상에 당혹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내 신지는 아스카로부터 니어 서드 임팩트(<파>에서 신지가 초호기를 각성시키며 일어난 서드 임팩트 전 준비 단계의 파괴) 이후 14년이 흘렀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런 신지의 앞에 의문의 소년 카오루가 나타난다. 신지는 카오루에게 피아노를 배우면서 조금씩 친해진다. 카오루는 폐허가 된 제3신도쿄시의 서드 임팩트 폭심지에 신지를 데려간다. 그리고 그동안 벌어진 일과 네르프의 인류보완계획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카리 겐도는 다시 신지에게 접근해 인류보완계획을 마무리 지으려 하고, 카오루도 겐도와 함께 신지를 에바에 태우려 회유한다. 숨겨진 진실을 미처 다 알지 못한 채 신지는 무너진 세계를 구하기 위해 다시 에바에 타려 하고, 아스카는 네르프와 반쪽짜리 진실만 알고 있는 신지에 맞서 포스 임팩트를 막으려 한다.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이하<다카포>)은 마침내 드러나는 인류보완계획의 비밀, 특무기관 ‘네르프’와 이를 막으려는 ‘빌레’ 그 중심에 선 에바 파일럿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룬다. <다카포>는 파리 수복 작전으로 시작한다. 이때 파일럿 3인방 신지와 레이, 아스카의 모습은 볼 수 없고, 마리 혼자서만 네르프의 공격을 막아내며 파리 수복에 성공한다. 영화의 공간은 격전지에서 니어 서드 임팩트 이후 생존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제3마을로 옮겨 간다. 파일럿 3인방은 이곳에서 사도 처치에서 벗어나 농촌 일상을 배우며 시간을 보낸다. <다카포>는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신지를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결말을 맺음으로써 TVA 버전의 결말을 다시 상기시킨다. 그러나 에반게리온의 주 시청자를 타겟으로 그들에게 타인과 함께 살아가라는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냈던 TVA의 결말(오메데토 결말)은 팬들에게 허탈함을 안겼다. <다카포>는 신지가 아버지 겐도를 용서하고, 아스카와 레이를 떠나보내며 자신의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과정을 섬세히 보여주면서 신지가 독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해낸 결말을 충분히 납득시킨다. <다카포>는 오는 1월 17일 돌비 시네마관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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