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는 지난 한 주도 매우 뜨거웠다. 미국 대중음악계를 정리하는 그래미 어워드는 어느 때보다 정치적 메시지로 가득 찼다. 올해 시상식에서 음악계도 영화계처럼 인종과 성별의 불균형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연두교서 발표에 다양한 반응이 나왔으며, 마침내 우마 서먼은 하비 와인스틴과 쿠엔틴 타란티노와의 관계와 성폭행 및 학대 피해를 증언했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소식도 전했던 한 주 간의 할리우드를 말로 정리했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왔다. 그걸 지금까지 모른다면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

음반사 여성 임원들

그래미 어워드가 지난 1월 28(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렸다. 브루노 마스의 <24K Magic>이 올해의 앨범, 레코드, 노래 3개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이번 그래미상은 전체 후보 889명 중 여성 후보는 단 9%밖에 없다는 것, 올해의 앨범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로드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단독 공연 제안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상을 남자들이 받자 SNS에서는 #그래미는남자만(#GrammySoMale)이라는 해시태그로 이를 비판했는데, 미국 음반 아카데미 회장 닐 포트나우가 이에 대해 여성들이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발언을 해 더 큰 논란을 불러왔다. 핑크, 셰릴 크로우, 이기 아젤리아 등 여성 뮤지션들의 거센 비판에 포트나우는 해당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으며, 남성에게 쏠린 음악계 전반의 성별 구조 또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만 명 이상이 포트나우의 사임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고, 음반제작사의 여성 임원들 또한 포트나우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출처: https://www.hollywoodreporter.com/news/recording-academy-chief-asked-step-down-by-female-executives-1081152)


정치와 상관없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 니키 헤일리 (미 UN 대사)

당신 보스한테 트위터에서 발광하지 않는 정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해요.
- 제임스 코든 (그래미 시상식 진행자)

그래미 시상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영상이라면, 저널리스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를 힐러리 클린턴과 여러 아티스트들이 읽는 것이었다. <화염과 분노>는 한때 트럼프의 참모였던 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증언을 바탕으로 선거 캠프 때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1년 동안 트럼프와 백악관 참모들이 했던 말과 행동을 기록했다. 출간 전후로 1백만 권이 주문되고, 출간 며칠 후에 TV 시리즈 제작 계약까지 맺을 정도로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이 영상을 웃으며 본 것은 아니었다. 니키 헤일리 미 UN 대사는 트위터에 그래미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뮤지션들이 <화염과 분노>를 읽으면서 다 꺼져버렸다고 말하며 해당 영상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래미 시상식 진행을 맡은 제임스 코든은 자신의 토크쇼에서 헤일리의 발언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켄드릭 라마가 경찰 폭력에 대해 노래한 것, U2가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이민에 대해 노래한 것은 정치적이지 않나?”라고 말하며 힐러리 클린턴에만 집중한 헤일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코든은 이어 헤일리에게 당신 보스(트럼프 대통령트위터 사용이나 단속하라는 말을 덧붙였다(출처: http://deadline.com/2018/01/james-corden-donald-trump-hillary-clinton-fire-and-fury-grammys-nikki-haley-don-jr-video-1202274199
https://www.youtube.com/watch?v=DjbysQgJ64Y)


“이민자들이 모두 다 갱은 아니거든!”

엘리자베스 뱅크스
출처: Associated Press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현지 시각)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고, 이는 할리우드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에 대해 반감의 분위기가 강한 할리우드인 만큼 트럼프의 연설이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트럼프의 이민 정책과 경제 구조 비전은 할리우드 셀레브리티들의 진심 어린 반발(?)을 이끌어냈다.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이민자를 무조건 범죄자로 몰아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지적했고, 마크 러팔로는 트럼프 정부가 서민이 아닌 부자와 기업 친화적인 세금 정책을 펼치는 것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물론 쿠메일 난지아니처럼 ‘(저런 쓰레기 같은 건안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출처: http://variety.com/2018/politics/news/state-of-the-union-celebrities-reactions-1202682431)


“내가 바로 젊은 여성들이 그의 방에 혼자 들어가게 한 이유다.”

우마 서먼

작년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혐의가 폭로됐을 때, <펄프 픽션>과 <킬 빌>로 스타덤에 오르며 미라맥스의 얼굴이 된 우마 서먼은 자신이 덜 화가 났을 때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보도된 뉴욕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가해와 <킬 빌> 촬영 중 발생한 교통사고에 관한 진실을 털어놨다. 서먼은 <펄프 픽션> 이후 파리의 한 호텔에서 하비 와인스틴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고, 서먼이 이를 폭로할 것이라 말하자 그녀의 커리어를 망가뜨리겠다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킬 빌> 촬영 당시 그녀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혔던 교통사고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그녀의 반대에도 협박과 회유로 밀어붙인 결과라 밝혔다. 상황 파악을 위해 영상을 보려 하자 타란티노와 제작사가 이를 막았고, 자신을 창작에 기여한 주체가 아닌 그저 그런 여배우로 취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먼은 여성에 대한 잔인한 행동과 사랑을 연관시키는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출처: https://www.nytimes.com/2018/02/03/opinion/sunday/this-is-why-uma-thurman-is-angry.html)


마크 샐링에게 동정심을 갖는다고 해서 그의 범죄를 축소하거나 피해자들의 고통과 절망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팀 데이비스 (<글리> 보컬 코치)

<글리>에서 역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마크 샐링이 지난 1월 30(현지 시각) 숨진 채로 발견됐다. 향년 35, 사인은 질식에 따른 자살이다. 마크 샐링은 2015년 아동포르노 소지 혐의로 체포되어 유죄를 인정했고, 곧 형량을 정하는 선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글리>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 다수는 그의 죽음에 침묵을 지켰지만, 매튜 모리슨이나 제인 린치 등은 SNS나 인터뷰로 짧게나마 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글리>에서 샐링을 비롯한 배우들의 보컬 코치로 일했던 팀 데이비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샐링의 명복을 빌었다. 그러면서 샐링의 명복을 비는 것이 그의 죄를 축소하자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니며, 다만 아들의 죽음을 슬퍼할 부모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deadline.com/2018/01/mark-salling-jane-lynch-matthew-morrison-glee-obituary-1202274726)


“내 눈에는 54살에 19살인 딸의 언니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 따윈 신경 쓰지 않는 남자만 보인다.”

저드 아패토우

우디 앨런의 성추행 논란은 미투 운동의 힘을 얻으며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난주 알렉 볼드윈이 앨런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앨런의 오랜 친구인 다이앤 키튼이 앨런의 말을 믿는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키튼은 사람들에게 1992년 앨런이 출연했던 <60분> 에피소드를 다시 보라고 권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앨런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붓딸 성추행 혐의를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저드 아패토우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키튼의 입장표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우디 앨런이 54세에 19살 의붓딸과 성관계를 한 것, 9살 때부터 알았던 의붓딸의 누드 사진을 가족들 모두 보라고 공개 장소에 놓아둔 것은 전형적인 나르시시시즘이다.”라고 비판했다. 우디 앨런은 미아 패로우가 입양한 딜런 패로우를 성추행했고, 전부인 미아 패로우의 의붓딸인 순이 프레빈과 불륜 후 결혼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레베카 홀을 시작으로 그레타 거윅, 콜린 퍼스 등 다수의 배우가 그와 다시는 작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앨런의 성추행 혐의가 다시 회자되면서 신작 <레이디 데이 뉴욕>의 극장 배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출처: https://www.hollywoodreporter.com/news/judd-apatow-fires-back-at-diane-keaton-woody-allen-defense-1080004)


“많이 속상했어요. 난 그렇게 기억하고 있지 않거든요.”

사라 제시카 파커

<섹스 앤 더 시티> 세 번째 영화는 사만다 역 킴 캐트럴의 합류 거부로 제작이 불발됐다. 캐트럴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이제 새롭게 시작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섹스 앤 더 시티>의 다른 세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 신시아 닉슨, 크리스틴 데이비스와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정확하게 선을 그었다. 캐트렐은 그들과 어디까지나 동료였을 뿐 친구였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최근 한 토크쇼에서 캐트럴의 발언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파커는 그 발언 때문에 많이 속상했고, 비록 일로 만났지만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면서 친구가 됐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섹스 앤 더 시티> 촬영 동안 사라 제시카 파커와 킴 캐트럴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꾸준히 돌았다. 파커의 발언을 통해 네 배우가 관계를 인식하는 온도차가 존재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출처: https://www.hollywoodreporter.com/news/sarah-jessica-parker-heartbroken-kim-cattrall-saying-they-were-never-friends-1081238)


겨울달 / 에그테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