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82년생 김지영>이 뜨겁다. 과거에도 뜨거웠다. 그때는 소설이고, 지금은 영화다. 많은 영화들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가 원작인 경우도 간혹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개봉에 맞춰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싶은 책 5권을 소개한다. 여기 소개하는 책들은 2018년, 지난해 여러 언론사가 선정한 올해의 책 리스트에 이름을 자주 올린 것들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문학동네/ 2018년 6월

최은영의 두 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이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천만 관객을 동원할 흥행영화가 되는 건 분명 힘들어 보인다. <내게 무해한 사람>이 담아낸 이야기를 단순화 시키면 가부장제, 성소수자, 여성 등의 키워드가 남게 되기 때문이다. 액션, 스펙터클, 코미디, 웃음, 감동, 눈물 등 천만영화에 익숙한 요소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다만 전 세계 영화제 34관왕을 차지한 <벌새>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7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내게 무해한 사람>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벌새>와 묘하게 닮아 보인다. <내게 무해한 사람>은 ‘중앙일보’에서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또 교보문고에서 조사한 제3회 소설가 50인 추천 2018년의 소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창비/ 2018년 6월

김금희 작가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경애의 마음>을 통해 “고립된 사람들의 마음을 해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애의 마음>은 인천 호프집 화재라는 사건이 등장한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꽤나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이 사건에 얽혀 있는 경애라는 이름의 여자와 상수라는 이름의 남자는 반도미싱이라는 회사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만난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연결고리, 공감대를 확인하게 된다. 고립에서 벗어나 삶을 ‘경애’하는 마음을 갖게 된 두 남녀의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경애의 마음>은 ‘동아일보’, ‘서울경제’, ‘조선일보’, ‘한겨레’에서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흔/ 2018년 6월

2018년의 출판계 키워드는 위로였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제목 하나만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었다. 죽음과 떡볶이의 조합이라니. 이 책을 산 사람들은 떡볶이 한 접시의 위안을 원했다. 솔직히 이 책은 영화로 만들기 힘들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이며 장편영화로 쓸 만한 내러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개하는 이유는 순전히 앞에서 말했듯 제목 때문이다. 이 훌륭한 제목을 쓰려면 원작 판권을 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이 중요하다. 위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겠다. 원작은 모티브를 얻고 주제의식을 담는 정도로 쓰일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동아일보’가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2019년 5월에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권이 출간됐다.


골든아워 1, 2

이국종/흐름출판/2018년 10월

<골든타임>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2012년 MBC에서 방영됐다. 종합병원 중증외상센터를 다룬 의학 드라마다. 이성민과 이선균이 주연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골든아워>를 쓴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국종 교수의 에세이 <골든아워> 역시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0년 상반기에 방영될 예정이다. 드라마 제작사 혹은 다른 영화제작사가 <골든아워>의 영화 판권을 샀다면 영화로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최근에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극장판이 개봉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골든아워>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경제’, ‘조선일보’에서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검사내전

김웅/부키/2018년 1월

<검사내전>이라는 책의 제목은 분명 영화 <검사외전>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황정민과 강동원이 출연한 바로 그 영화다. 외(外)가 내(內)로 바뀐 제목처럼 이 책은 영화만큼 흥미진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추천사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김웅 검사에 따르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는 “항공모함 서너 개는 교행할 수 있을” 만한 간격이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생활형 검사 김웅이 쓴 진짜 검사 이야기 <검사내전>은 영화로 만들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특수부 아닌) 형사부 검사의 이야기를 스크린에서 보고 싶기도 하다. <검사내전>은 ‘동아일보’, ‘조선일보’가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여기 소개한 책들은 영화로 만들기에 썩 좋은 원작이 아닌 경우가 많다. 2018년 올해의 책 리스트에 오른 국내 저자의 책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골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책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밌는 책들은 아닐 수 있지만 한번쯤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상상해볼 수는 있겠다. 세상에 수많은 책이 있다. 영화로 만들기 더 좋은 소설, 에세이가 분명 있을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혹은 영화로 보고 싶은 책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길 바란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