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키>는 10월 1일(목) 올레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극장에 걸리진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벡키>

<벡키>

상대를 잘못 골라도 한참 잘못 고른 범죄자들

엄마를 잃은 외로움에 젖어 하루하루를 보내던 10대 소녀 벡키(룰루 윌슨). 그의 마음을 모르는 아빠 제프(조엘 맥헤일)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기 바쁘다. 예비 새엄마, 남동생과 원하지 않은 주말을 보낼 처지에 놓인 벡키는 아빠와 다툰 후 집을 나와 자신만의 공간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각 가족들에겐 불청객이 들이닥치는데, 교도관을 살해하고 탈옥한 범죄자들이 의문의 열쇠를 찾기 위해 벡키의 집을 찾은 것. 탈옥수 무리는 가족을 인질로 삼아 열쇠를 지닌 벡키를 협박하고 그녀가 보는 앞에서 아빠를 살해한다. 이는 벡키를 과소평가한 이들의 만행이었으니. 벡키는 복수심을 동력으로 삼아 자신도 몰랐던 킬러 본능에 시동을 걸고 탈옥수 무리를 한 명씩 처단하기 시작한다.


<벡키>

19금 <나홀로 집에>, 소녀 버전 <다이하드>, 미국판 <마녀>

보통의 주거 침입 스릴러에서 악당을 상대하는 건 성인 캐릭터다. <벡키>는 이런 기본적인 설정에서부터 기존 장르와 다른 길을 걷는다. <벡키>에서 가장 먼저 퇴장하는 인물은 가장 든든한 보호자일 것 같던 아빠. 그 대신 어린 여성 캐릭터 벡키가 범죄자 넷을 전담 마크한다. <나홀로 집에>의 설정을 살짝 비틀어 집을 배경으로 성인 범죄자와 청소년의 혈투를 그려냈다는 점도 인상 깊다. 미술 도구나 학용품을 비롯한 집 곳곳의 물품을 이용해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벡키의 창의성(?)에 감탄하게 될 것. 가족을 구하기 위해 범죄자들을 한 명 한 명 상대하며 현란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에선 <다이 하드>, 한 소녀가 그간 알지 못했던 내면의 액션 본능을 깨우치고 폭주한다는 점에선 김다미 주연의 <마녀>와 나란히 놓고 볼만하다.


(왼쪽부터) <벡키> <몰 캅> 시리즈의 케빈 제임스

이 배우가 그 배우? 보는 재미 더하는 배우들의 변신

배우들의 변신을 보는 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특히 한 장르에 특화되어있던 배우의 변신이라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펀치 드렁크 러브>의 아담 샌들러, <이터널 선샤인> 짐 캐리, <폭스 캐처> 스티브 카렐 등의 뒤를 이어 ‘반전 연기’의 아이콘으로 손꼽힐 코미디 전문 배우가 나타났으니, 케빈 제임스가 그 주인공. <척 앤 래리> <픽셀> <몬스터 호텔> 등 아담 샌들러와 여러 작품을 함께한 할리우드 대표 코미디 배우인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1995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열쇠를 찾기 위해 벡키와 맞서는 범죄자 사인방의 리더, 도미닉을 연기한 배우가 바로 그. 희끗희끗한 턱수염, 뒤통수에 새긴 하켄크로이츠 타투, 고문을 행하는 데 어떤 망설임도 없는 무자비함까지.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온 정겨운 코믹함을 완전히 비워낸 그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왼쪽부터) <애나벨: 인형의 주인> <벡키> <힐하우스의 유령>

복수를 통해 살인 병기로 거듭나는 소녀, 벡키는 룰루 윌슨이 연기했다. 호러 장르를 즐겨보는 관객이라면 반가울 얼굴. 올해로 16살, 연기 경력은 10년에 가까운 룰루 윌슨은 그간 유명한 호러 영화에서 위기에 빠진 소녀들을 연기하며 인지도를 높여온 배우다. <위자: 저주의 시작>에서 위자 게임의 룰을 여기고 악령을 깨우는 도리스를, <애나벨: 인형의 주인>에서 고아원 소녀 중 하나인 린다를 연기하며 두려움에 질린 표정만으로 스크린을 꽉 메우는 재능을 선보였다. 무섭다고 소문난 넷플릭스 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의 주연을 맡은 능력자이기도. 룰루 윌슨은 ‘힐 하우스’에 거주하는 크레인 가족의 장녀 셜리 역을 맡아 특유의 창백한 인상으로 극에 서늘한 긴장을 더했다.

<벡키>

<벡키>는 오롯이 룰루 윌슨의 에너지를 믿고 가는 영화다. 범죄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 혹은 내면에 쌓인 분노와 복수심을 범죄자들에게 잔인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사이코패스. 그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벡키의 캐릭터에 입체성을 더한 룰루 윌슨은 깊이 있는 연기는 할리우드 평단에 눈도장을 찍기 충분했다. <벡키>는 아직 1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워풀하고 강단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재능 있는 할리우드 아역 배우를 발굴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벡키>

장르 팬들 주목! 스트레스 날리는 데 안.성.맞.춤

시청 전 잊지 말아야 할 사실. <벡키>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다. 무엇보다 장르 영화 팬들에게 환영받을 영화이기도 하다. 벡키는 복수 과정에서 총을 사용하는 대신 칼이나 톱을 사용한다. 영화 역사에 오래 남을 안구 장면들을 탄생시킨 <시계태엽 오렌지> <킬 빌 2> 등을 뛰어넘는 역대급 안구 적출 신을 비롯해, 상상치도 못한 피 칠갑 신이 이어지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재생 버튼을 누를 것. 단계별로 난이도가 어려워지는 게임처럼, 가면 갈수록 잔인해지는 벡키의 복수 수위(!)는 장르적 만족도를 선사한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장르 영화를 찾던 이들이라면 도전해보시길!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