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모드의 날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나 홀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들이라면 외로움과 심심함이 절정에 다다랐을 것. 오늘은 그들의 여가 시간을 시끌벅적하게 채워줄 영화들을 데려왔다. 묵직한 무게감을 지닌 배우들이 한데 모인, 초호화 캐스팅이 빛나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출연진 리스트만 봐도 재밌는 아래 네 편의 영화, 한 편의 시리즈는 모두 왓챠에서 시청 가능하다.
백두산 2019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수지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뉴스가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담은 뉴스다. <백두산>은 이 위로 상상력을 입힌 재난 영화다.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 후 혼란에 빠진 한반도. 전역을 앞둔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은 추가 폭발을 막기 위한 비밀 작전에 투입되고, 중요한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북한 무력부 소속 리준평(이병헌)과 공조한다. 남한의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와 청와대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은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하며 이들을 코칭한다. 남편 인창이 비밀 작전에 투입된 사실을 모르는 임산부 지영(배수지)은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고군분투를 펼친다.
<백두산>은 영화 시작 10분 안에 관객을 아비규환의 대한민국에 붙잡아두는 데 성공한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했다는 속보가 전해지고 1분도 되지 않아 강남 부근의 땅이 솟구치고 한강에 쓰나미가 불어닥치는 스케일이란. 거대한 재난의 스펙터클이 구현하는 데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 스튜디오가 힘을 보탰다. 영화를 보다 더 실감 나게 즐기고 싶다면 전기장판, 혹은 방 안 보일러의 온도를 조금만 더 높이고(!) 관람하길 추천한다. 폭발 직전의 백두산, 팔팔 끓어오른 백두산에서 고군분투하는 영화 속 인물들의 심정을 4D 모드로 즐길 수 있을 것. 충무로 톱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건 물론이다.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하정우와 이병헌의 티키타카가 버디 무비로서의 재미를 더하고,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캐릭터가 서사에 입체성을 불어넣는다.
디 아워스 The Hours, 2002
니콜 키드먼, 줄리안 무어, 메릴 스트립
<디 아워스>는 다른 시공간에 사는 세 여인의 삶을 엮는다. 첫 번째 주인공은 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에 사는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 중인 버지니아는 언니의 방문을 맞아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두 번째 주인공은 195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인 로라(줄리안 무어). 둘째를 임신 중인 그녀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빠져있다.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던 로라는 갑자기 일상에 염증을 느낀다. 세 번째 무대는 2001년 미국 뉴욕.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은 이름 덕에 ‘댈러웨이 부인’이란 별명을 지닌 클래리사(메릴 스트립)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옛 연인 리차드(에리 헤리스)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다 뜻밖의 일을 마주한다.
<디 아워스>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서 영감을 얻은 마이클 커닝햄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댈러웨이 버인>을 쓴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는 로라 브라운, ‘댈러웨이 부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클래리사. 다른 시간에 살고 있지만 같은 감정, 무력함과 권태로움에 시달리는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탈출구를 찾는 데 성공한다. 자신의 무대에서 독보적인 에너지를 뽐내며 탄력 있는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명연이 압권인 영화. 특유의 예민하고 날카로운 연기로 버지니아 울프의 미세한 감정까지 짚어내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니콜 키드먼, 그와 함께 제5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동으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메릴 스트립과 줄리안 무어가 한 포스터에 실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 존 C. 라일리, 토니 콜렛, 에드 해리스, 앨리슨 제니, 클레어 데인즈 등 이들의 주변에 선 조연 배우 역시 탄탄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토니 콜렛, 마이클 섀넌, 돈 존슨, 키스 스탠필드, 캐서린 랭포드, 제이든 마텔, 크리스토퍼 플러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이 자신의 생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 할란의 자식들과 손자들, 할란을 죽음 직전까지 보살폈던 간병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를 할란의 대저택에 소환한 탐정 브누아 블랑(대니얼 크레이그). 할란의 사인에 의심을 품은 브누아 블랑은 가족들과 일대일 탐문을 시작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죽은 자와 트러블을 지니고 있었단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들에게 모두 명확한 알리바이가 있다는 것이 함정. 브루아 블랑은 거짓말을 하면 구토 증세를 보이는 마르타를 조수 삼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간다.
2019년 놓쳐선 안 될 개봉작으로도 여러 번 언급됐던 <나이브스 아웃>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굵직한 시상식의 각본상 부문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어느 누가 범인이라고 쉬이 단정 지을 수 없고, 시퀀스마다 판이 바뀌는 쫀쫀한 각본이 <나이브스 아웃>의 가장 큰 매력. 애거사 크리스티 풍의 전통 추리극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으며 장르적 재미를 입증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추리 영화를 즐겨 봤다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덕력이 빛나는 부분이다.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마이클 섀넌, 제이미 리 커티스,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크리스토퍼 플러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할리우드 최고 배우들이 모인 초호화 캐스팅은 제작 단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부분. 본드의 옷을 벗고 독특한 매력의 탐정, 블랑으로 변신한 다니엘 크레이그부터 욕설을 뱉는 모습으로 ‘인생캐’ 캡틴 아메리카와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 크리스 에반스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변신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분노 怒り, 2016
와타나베 켄, 모리야마 미라이, 마츠야마 켄이치, 아야노 고, 히로세 스즈, 미야자키 아오이,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무더운 여름의 도쿄, 한 부부가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된다. 현장에 남은 증거는 피로 쓰인 분노(怒)란 글자뿐. 수사는 쉽지 않고, 용의자의 몽타주만 나온 상태로 1년이 지난다. 이후 도쿄, 치바, 오키나와에 연고를 알 수 없는 세 남자가 나타난다. 신원 미상의 남자들, 나오토(아야노 고)와 타시로(마츠야마 켄이치), 그리고 타나카(모리야마 미라이)는 각자 사랑에 빠지거나 우정을 쌓으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구축해간다. 문제가 있다면 이들과 가까운 인물들이 이들을 도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 경찰이 공개한 몽타주와 흡사한 외모라는 점, 과거를 알 수 없다는 점으로 시작된 불신은 점점 몸을 불리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 중 도쿄 살인사건의 범인이 있을까?
<분노>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과정보단, 사랑하는 이에 대한 믿음과 의심의 경계를 오가는 이들의 내면을 깊게 파고드는 데 집중한 영화다. 내가 사랑하는 이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의심에서 비롯된 불안함, 범인으로 의심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상대방을 믿지 못했다는 데에서 밀려드는 자책감, 믿음이 깨진 이후 밀려드는 분노까지. 러닝타임 내내 켜켜이 쌓인 여러 감정들로 얼룩진 얼굴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 와타나베 켄, 츠마부키 사토시, 미야자키 아오이, 히로세 스즈, 마츠야마 켄이치, 아야노 고, 모리야마 미라이, 이케와키 치즈루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필모그래피를 지닌 일본의 톱스타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작품의 몰입도를 뒷받침한다. 그중에서도 엔딩을 장식한 히로세 스즈의 오열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해리포터 시리즈 Harry Potter, 2001-2011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톰 펠튼, 매튜 루이스, 로비 콜트레인, 랄프 파인즈, 앨런 릭먼, 마이클 갬본, 매기 스미스, 줄리 워터스, 게리 올드만, 데이빗 듈리스, 엠마 톰슨, 헬레나 본햄 카터, 이멜다 스턴톤, 짐 브로드벤트, 케네스 브래너, 빌 나이, 스모시 스폴, 존 허트, 토비 존스(목소리), 로버트 패틴슨, 클레멘스 포시, 제이미 캠벨 바우어, 도널 글리슨, 해리 멜링 등
2020년 연말부터 집콕족을 행복하게 만든 왓챠의 신작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부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까지 시리즈 전편을 모두 왓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볼드모트’와 ‘루모스’를 검색하면 등장하는 진귀한 풍경을 놓치지 말자) 놀라운 능력을 타고난 마법사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마법 학교 호그와트에서 여러 사건을 마주하고 그를 해결해나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시리즈. 이전엔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규모의 마법으로 전 세계 남녀노소 관객 모두를 홀리는 데 성공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오래도록 거론될 판타지 장르의 바이블이 됐다.
해리 포터를 연기한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비롯해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등 호그와트 학생을 연기한 수많은 영국의 아역 배우들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통해 할리우드의 스타가 됐다. 그와 동시에, 영국을 대표하는 굵직한 배우들이 대부분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거쳐갔다는 점도 인상 깊다. 볼드모트를 연기한 랄프 파인즈, 호그와트 학생들의 멘토 덤블도어, 맥고나걸 교수를 연기한 마이클 갬본, 매기 스미스, 반전 매력이 상당했던 스네이프 교수를 연기한 고 앨럭 린먼을 비롯해 게리 올드만, 줄리 워터스, 로비 콜트레인, 데이빗 듈리스, 엠마 톰슨, 헬레나 본햄 카터, 이멜다 스턴톤, 짐 브로드벤트, 케네스 브래너, 로버트 패틴슨, 도널 글리슨 등이 마법 세계에 발을 담갔다. 이름만 모아봐도 풍성한 출연진임은 분명하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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