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명예에 관한, 부채의식에 대한
★★★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폭력의 기억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처참하게 파괴하는가를 우리는 여러 영화에서 확인한 바 있다. <라스트 풀 메저>는 그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살짝 다르다. 살아남은 게 죄는 아닌데 “그것이 종신형”이라고 말하는 베트남전쟁 참전 군인들의 부채 의식을 살피는 동시에, 그들이 공통적으로 소환하고 있는 피츠라는 인물의 뒤를 밟으며 ‘자신을 희생해 타인을 살린 병사의 용기를 국가가 왜 기억해야 하는지’를 촉구한다. ‘굳이, 지금 베트남 전쟁을?’이라고 묻고도 싶을 텐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국방부 소속 변호사 스콧(세바스찬 스탠)도 초반엔 그랬다. 그러니까, 스콧의 시선을 베트남전을 겪지 않은 세대의 시선. 참전용사들의 사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스콧이 그날의 퍼즐을 맞춰나가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엔 적잖은 울림이 있다. 말했듯, 그의 시선이 관객의 시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잊지 말아야 할 그들
★★★☆
전쟁 영웅을 기억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 1966년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 최악의 전투로 꼽히는 ‘애블린 작전’에 투입되어 60명의 전우를 구하고 전사한 공군 항공구조대원 윌리엄 피첸바거의 명예훈장 추서 실화를 따라가면서 전쟁의 불편한 진실을 돌이켜본다. 전쟁 장면을 스펙터클하게 보여주기보다 생존자들의 증언과 진술을 아로새겨 스토리에 힘을 쏟은 탄탄한 전쟁 드라마다. 사무엘 L.잭슨, 크리스토퍼 플러머, 윌리엄 허트, 에드 해리스, 피터 폰다 등 명배우들이 펼치는 혁혁한 연기 또한 명불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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