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알아 두면 쓸데없는 기획으로 돌아온 알쓸신잡. 이번엔 제목이 같은 영화들을 모았다. 영화 제목계의 철수와 영희 같은 흔템 제목들도 있고, 명작의 제목을 그대로 따 온 경우도 있다. 제목이 같은 영화들, 과연 영화 내용도 비슷할까. 제각각 다른 제목 폰트와 포스터 디자인을 비교해 보는 것도 깨알 재미다.


<상류사회>(1956), <상류사회>(1974), <상류사회>(1989)
<상류사회>(2015), <상류사회>(2018)
<상류사회>

상류층의 삶은 스테디셀러 소재다. 그러니 어쩌면 <상류사회>라는 동명의 영화가 많은 건 당연한 셈. 가장 오래된 영화는 빙 크로스비, 그레이스 켈리 주연의 뮤지컬 영화 <상류사회>(1956)다. 상류층의 사랑 방식을 코믹하게 풀어낸 영화로 프랭크 시나트라, 루이 암스트롱 등 출연진도 어마어마했다. 1974년 작 <상류사회>는 난폭한 남편 때문에 고통받는 프랑스 상류사회 귀부인의 남동생이 남편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의 명배우 까뜨린느 드뇌브가 출연했다. 1989년작 <상류사회>는 남편을 잃은 비버리 힐즈 상류층 여성을 두고 친구의 아들과 하인이 내기를 벌이는 막장 드라마다. 동명의 한국 작품으로는 드라마와 영화가 각각 한편씩 있다. 드라마 <상류사회>(2015)는 대기업 딸이 신분을 감추고 재벌 딸이 아니어도 자신을 사랑해줄 남자를 찾는 내용. 최근 개봉한 영화 <상류사회>(2018)는 각자의 욕망을 갖고 있는 부부가 아름답지만 추악한 상류사회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이야기다.   

상류사회

감독 변혁

출연 박해일, 수애

개봉 2018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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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1992), <목격자>(1994), <목격자>(2002)
<목격자>(2012), <목격자>(2014), <목격자>(2017)
<목격자>

하나같이 무언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포스터 속 인물들. 이 영화 속 인물들이 목격한 사연들은 무엇일까. 1992년작 <목격자>에서 집시인 주인공은 중년 남자를 유인해 약을 먹여 재운 뒤 현금과 신용카드를 훔쳐 도망가려는 순간 킬러에 의해 남자가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한다. 1994년작 <목격자>에는 꿈속에서 미래를 목격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알 파치노 주연의 2002년작 <목격자>는 최고의 PR 로비스트가 할리우드와 정계 거물들의 음모를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2014년작 러시아 연방 영화 <목격자>는 저렴하게 매물로 나온 고급 아파트에 이사 온 신혼부부가 아파트의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는 공포물.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목격자>는 살인 목격 후 신고하려는 순간에 살인범과 눈이 마주친다는 설정의 영화였다.

목격자

감독 조규장

출연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개봉 2017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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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2010), <럭키>(2011), <럭키>(2011)
<럭키>(2015), <럭키>(2017), <럭키>(2017)
<럭키>

<럭키>라는 제목의 영화도 은근히 많았다. 2011년작 <럭키>는 주인공 아이 이름 '럭키'에서 따왔다. 흑인이라면 질색했던 이웃집 할머니와 인종과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쌓는 이야기. 2015년작 한국 영화 <럭키>는 목욕탕에서 뒤바뀐 열쇠(KEY)로 시작된 인연이 행운(LUCK)이 되는 이야기라는 의미가 담긴 제목이다. 존 캐럴 린치 감독의 2017년작 <럭키>도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경우다.

럭키

감독 이계벽

출연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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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1999), <마더>(1999), <마더>(2003)
<마더>(2009), <마더>(2010), <마더!>(2015)
<마더!>(2017), <마더>(2018)
<마더>

하나같이 사연 많은 눈동자를 품고 있는 엄마들이다. 엄마에 대한 감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가 보다. 이 엄마들이 품은 사연은 무엇일까. 1999년작 일본 영화 <마더>는 그 해 칸 국제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 수상을 비롯 여러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쓴 작품. 결혼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커플에게 남자와 전처 사이에서 낳은 여덟 살 아들이 나타나며 그들에게 아버지, 어머니 역할이 주어지게 되는 이야기다. 2003년작 <마더>는 딸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 60대 엄마의 이야기로 중년 여성의 성적 관념을 어색해하는 사회적 통념을 깨고자 했던 작품이다. 젊은 남자 역으로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는 어수룩한 아들이 살인범으로 몰리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 절박한 사투를 벌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렸다. 2010년작 일본 드라마 <마더>와 리메이크 되어 국내 방영했던 <마더>는 아동학대 당한 채 버려진 아이를 유괴해 엄마가 되어주는 이야기로, 엄마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작품이었다. 유일하게 느낌표가 붙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2017). 감독은 이 영화가 담은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느낌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아이를 임신한 엄마의 복잡한 심리를 여러 상징을 통해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이다.  

마더!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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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고전의 제목을 따온 경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고전 명작의 제목을 빌린 한국 영화도 많았다.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의 인생역정을 그린 역사 로맨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뜬금없이 조선시대 배경의 코미디 사극 영화의 제목으로 사용되었다. 꾼들이 돈, 금, 얼음을 훔쳐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이야기. 제목의 의미가 한없이 가벼워졌다.

<로마의 휴일>(1953), <로마의 휴일>(2017)

공주가 우연히 거리에서 평범한 어느 신사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로마의 휴일>은 로맨스 영화의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로마 곳곳에서 펼쳐진 이들의 낭만적인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로마의 휴일>(1953)은 한국 영화 <로마의 휴일>(2017)에서 그저 돈을 훔쳐 달아나던 세 남자가 숨어들었던 나이트클럽 이름이 되었다.

로마의 휴일

감독 윌리엄 와일러

출연 그레고리 펙, 오드리 헵번

개봉 1953 미국,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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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감독 이덕희

출연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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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1998), <위대한 유산>(2003)

찰스 디킨스의 유명 장편 소설 <위대한 유산>은 1946년, 1998년 두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고아 소년의 성장과정을 통해 상류사회를 풍자하는 이야기다. 제법 흥행했던 한국 영화 <위대한 유산>(2003)의 내용은 전혀 다르다.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동네 백수 한 쌍(임창정, 김선아)이 사례금 500만 원을 받기 위해 서로 목격자라고 우기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담았다.

위대한 유산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에단 호크, 기네스 팰트로

개봉 199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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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감독 오상훈

출연 임창정, 김선아

개봉 200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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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1974), <차이나타운>(2014)

시나리오 작법의 교과서라 불리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차이나타운>(1974)은 법과 원칙이 무시되던 미국 사회의 부패를 보여주던 영화였다. 앞서 소개한 영화들에 비하면 그래도 한국 영화 <차이나타운>(2014)의 제목은 약간의 연결고리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넓게 보면 극중 '차이나타운'이 부패한 사회를 상징했다는 점에서 연관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영화와 별로 연관 없어 보이는 제목의 <차이나타운>보다는 원제 <코인라커 걸>이 영화에 더 잘 어울렸다는 반응이 대다수.

차이나타운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잭 니콜슨, 페이 더너웨이

개봉 197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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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감독 한준희

출연 김혜수, 김고은, 엄태구

개봉 201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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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모티브로 재해석 한 경우
<여인의 향기>(1974), <여인의 향기>(1992)

우리에겐 1992년작 알 파치노의 <여인의 향기>가 더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1974년 동명의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가 있었다. 지오바니 아르피노 원작을 바탕으로 장님이 되었지만 향기로 여인을 구별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알 파치노의 <여인의 향기>의 모티브가 된 영화다. <여인의 향기>(1992)는 시력을 잃은 퇴역 장교(알 파치노)가 고등학생 찰리(크리스 오도넬)와 함께 여행하며 인생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향기로 여자의 모든 것을 짐작해내는 설정과 영화의 제목을 1974년작 영화에서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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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감독 디노 리시

출연 비토리오 가스만, 알레산드로 모모, 아고스티나 벨리, 모이라 오페이

개봉 1974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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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감독 마틴 브레스트

출연 알 파치노

개봉 199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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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