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6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뷰티풀 데이즈>가 10월 4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이 생존을 위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지난한 삶을 통해 이별과 재회, 그리고 가족의 의미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중국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은 병든 아버지(오광록)가 죽기 전 아내를 다시 보고 싶다는 부탁을 받고 엄마(이나영)를 만나러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14년 만에 만난 엄마는 기대와는 달리 술집에서 일하며 건달처럼 보이는 한국인 남자(서현우)와 동거 중이다. 아들을 보고도 반가운 기색조차 없는 엄마의 모습에 실망한 젠첸은 곧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엄마가 남긴 낡은 공책 한 권을 통해 오랫동안 숨겨왔던 엄마의 과거를 마주한다.
<뷰티풀 데이즈>는 윤재호 감독이 파리에 있을 때 인연을 맺게 된 조선족 아주머니의 사연에서 시작됐다. 윤감독은 “중국에 남겨두고 온 아들과 9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한 조선족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만들면서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2016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단편부문에 초청됐던 <히치하이커>(2016), 모스크바영화제와 취리히영화제 베스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마담B>(2016) 등과 같은 윤재호 감독의 전작들도 분단과 분열이 누군가의 인생에 미친 비극적인 상황을 다뤘다.
그의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고난과 희생에 순종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삶을 이끌려는 주도적 인물이다. <뷰티풀 데이즈>의 그녀도 조국과 가족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희생자가 아닌 자신의 삶을 최선의 방식으로 담담하게 살아가는 강인한 존재다. 영화는 탈북 여성이 지나온 고난과 희생의 길을 확인하는 대신 그녀의 현실적 선택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윤재호 감독은 이 과정에서 대사와 구체적 설정을 최소화하는 대신 침묵과 상징을 담은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윤감독은 “다큐멘터리로는 표현하지 못한 실존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이라는 의미를 담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나영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다양한 분위기로 표출할 수 있는 배우이기에 역할에 가장 적절한 캐스팅”이라고 밝혔다.
<아는 여자>(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비몽>(2008) <하울링>(2012) 등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속에서 개성 있는 연기 경력을 쌓아온 이나영은 이번에 중국어, 연변 사투리까지 구사하며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소화했다. 특히 비극적인 사건들 속에서도 삶에 지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강인한 ‘인간’이자 ‘여성’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공백기에도 항상 연기를 생각했다는 배우 이나영은 “엄마가 된 뒤엔 상상으로만 연기했던 상황들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해 보다 성숙한 감정을 선보였다.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식탁 장면은 영화의 정서적 흐름을 대표한다. 가족의 균열과 화해가 모두 식탁에 둘러앉은 채 표현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버린 엄마와 서먹하게 마주한 첫 번째 식탁을 지나 새로운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마지막 장면의 식탁은 먹먹한 과거의 아픔을 뒤로하고 아들과 엄마가 바라는 삶의 희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순간이다.
<상영 시간표>
10/6 13:3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10/8 20:00 CGV센텀시티 7관
- 뷰티풀 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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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윤재호
출연 이나영, 장동윤
개봉 2018.11.00.
씨네플레이 심규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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