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최고 흥행작의 타이틀을 거머쥔 <그것>의 속편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2년 만에 개봉했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딛고 페니와이즈를 무찌른 ‘루저 클럽’ 멤버들이 27년 만에 데리 마을에 찾아온 페니와이즈에 다시 맞서는 이야기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를 보러 가기 전 <그것>의 비하인드를 돌아보자.
<그것>은 2016년 여름 촬영에 착수하기까지 7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쳤다. 프로덕션 초기에 루저 클럽의 홍일점 베벌리 역에 <킥 애스: 영웅의 탄생>(2010)으로 스타덤에 오른 클로이 모레츠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제작 과정이 난항에 빠져 있는 사이 모레츠는 성인이 돼버려, 소피아 릴리스가 대신 캐스팅 됐다. 그 사이 모레츠는 <그것>의 원작자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 한 <캐리>(2013)에 출연한 바 있다.
<그것>은 본래 <트루 디텍티브> 시즌1의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다. <샤이닝>의 톤과 스타일을 표방한 작품을 원했던 후쿠나가와 달리 영화사는 더 상업적인 방향을 원하는 바람에 하차하게 됐고, 결국 <마마>(2013)를 만든 안드레스 무시에티가 메가폰을 잡게 됐다. 핀 울프하드는 후쿠나가가 감독에 내정돼 있을 때부터 캐스팅 됐던 유일한 배우다.
더퍼 브라더스는 일찌감치 <그것>을 연출하길 원했지만, 당시 인지도가 부족했던 탓에 감독을 맡지 못했다. 훗날 그들은 핀 울프하드를 캐스팅 한 TV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연출해 <그것>의 원작자 스티븐 킹에게 오마주를 바쳤다. 장편 데뷔작 <히든>에 빌 스카스가드의 형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주연으로 캐스팅 했다.
스탠리 역의 와이어트 올레프와 에디 역의 잭 딜런 글레이저는 모두 빌 역의 오디션을 봤다. 한편, 빌을 연기한 제이든 마텔은 에디 역에 지원한 바 있다.
몇몇 대화는 배우들의 즉흥 연기로부터 나왔다. 특히 틈만 나면 험한 말을 섞어가며 티격태격 하는 리치와 에디의 농들 대부분이 애드리브였다.
베벌리 역의 소피아 릴리스는 루저 클럽 배우들 가운데 가장 키가 작았다. 150cm 남짓한 릴리스는 몇몇 신에서 박스 위에 올라서야 만했다.
모두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인 루저 클럽 멤버. 영화 속에서 그들은 모두 13살 동갑인데, 실제 배우들은 어떨까? 우선 소피아 릴리스(베벌리), 핀 울프하드(리치), 초슨 제이콥스(마이크)가 2001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다. 2016년 촬영 당시엔 15살이었다. 그리고 제이든 마텔(빌), 제레미 레이 테일러(벤), 잭 딜런 그레이저(에디), 와이어트 올레프(스탠리)는 2003년생이다.
루저 클럽 배우들은 각자 자기 캐릭터의 성인 역할을 어떤 배우가 맡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제이든 마텔은 크리스찬 베일, 소피아 릴리스는 제시카 차스테인, 제레미 레이 테일러은 크리스 프랫, 핀 울프하드는 빌 헤이더, 잭 딜런 그레이저는 제이크 질렌할, 초슨 제이콥스는 채드윅 보즈만, 와이어트 올레프는 조셉 고든 레빗을 선택했다. 릴리스와 울프하드의 바람만이 실제로 이루어져 제시카 차스테인과 빌 헤이더가 <그것: 두 번째 이야기>에 출연했다.
원작소설에서는 벤이 “빵빵(Beep beep), 리치”라는 말을 만들어 리치가 헛소리를 할 때마다 쏴붙였다. 영화 속 루 저 클럽은 그걸 말하진 않고, 광대의 방에서 페니와이즈가 리치를 겁줄 때에만 쓰였다. 이 방에는 수많은 광대 인형이 보관돼 있는데 페니와이즈가 나타나는 관 앞에는 1990년 영화의 페니와이즈의 의상을 걸친 인형이 보인다.
빌 스카스가드는 페니와이즈 역을 위해 ‘싸이코 세계’를 연구하는 데에 몰두했다. <시계 태엽 오렌지>(1971), <샤이닝>(1980), <양들의 침묵>(1991), <다크 나이트>(2008)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빌 스카스가드는 대부분 현장에 있었지만 전체 촬영이 절반 넘게 진행됐을 즈음에도 자기 분량을 찍지 못했다. 1990년 작 <그것>(한국 개봉명 <피의 피에로>) 속 팀 커리가 보여준 페니와이즈의 명연에 뒤지지 않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극심한 압박감을 느꼈고, 촬영이 진행되거나 끝난 후에 줄곧 악몽에 시달렸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스카스가드의 연기를 다른 배우들이 보다 충격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촬영 시작 전 배우/제작진으로부터 스카스가드를 격리시켰다. 스카스가드는 이와 같은 전략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야말로 영화 작업의 가장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하던 그는 스탭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당시 아주 외롭고 슬펐다고 한다. 그때 느꼈던 감정 또한 페니와이즈에 묻어났으리라.
빌 스카스가드는 실제로 아주 기괴하게 미소짓는 바람에 그게 감독의 흥미를 자극했고, 결국 페니와이즈를 대표하는 표정으로 자리잡았다.페니와이즈의 기괴함을 더하는,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두 눈 역시 (일부 CG가 적용되긴 했지만) 빌 스카스가드가 실제로 구현해낸 것이다.
페니와이즈의 독특한 치아를 구현하기 위해 스카스가드가 낀 치아 보형물은 그가 침을 줄줄 흘리게끔 만들었다.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는 침 흘리는 모습이 페니와이즈의 게걸스러운 본성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 그걸 매우 좋아했다고.
페니와이즈 역에 캐스팅 될 뻔한 배우들은 팀 커리, 벤 멘델스존, 윌 폴터 등이 있다. 1990년 작 <그것>에서 페니와이즈를 연기한 팀 커리는 기획 초기에 거론됐다. 벤 멘델스존은 캐스팅을 매우 반겼지만 출연료 문제로 결국 고사했다. 윌 폴터는 <그것> 촬영이 1년 이상 지연되는 바람에 결국 역할을 내려놓았다.
휴고 위빙(<매트릭스> 시리즈의 스미스 요원,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엘론드 등)은 윌 폴터가 <그것> 프로젝트에서 빠진 뒤 스카스가드와 함께 마지막까지 페니와이즈 역을 경합한 배우였다. 크리피(creepy)한 면만을 강조한 위빙의 페니와이즈와 달리, 스카스가드의 페니와이즈는 기괴함에 더해 장난스럽고 아이 같은 면모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얻어 결국 페니와이즈 역을 따낼 수 있었다.
<그것>의 의상 디자이너 제인 브라이언트는 중세, 르네상스, 엘리자베스 1세, 빅토리아 시대의 스타일을 골고루 참고해 페니와이즈의 옷을 만들었다. 페니와이즈의 불멸성을 담아내기 위함이었다.
<그것>이 상영할 즈음 펜실베니아 주 리티츠에서는 10대 무리들이 곳곳에서 빨간 풍선을 달아놓아서 시민들은 물론 경찰들까지 떨게 만들었다. 이 사실이 넷상에서 제법 알려지자 리티츠 경찰서는 범인들(?)을 잡아 유치장에 가둬놓은 사진을 올리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것>은 페니와이즈가 27년 주기로 데리에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잡아가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것>과 숫자 27의 관계는 계속 맞물린다. 안드레스 무시에티의 <그것>은 1990년 TV 시리즈가 방영된 지 27년 만에 개봉됐다. 개봉일은 빌 스카스가드의 27번째 생일을 딱 한 달 앞둔 날이었다. 2017년 영화에서 빌, 벤, 헨리 역의 배우들과 1990년 TV 시리즈에서 같은 역을 맡았던 조나단 브랜디스, 브랜든 크레인, 자레드 블랜차드와 27살 차이다. <그것>은 2017년 9월 8일,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2019년 9월 6일에 북미에 개봉했다. 2+0+1+7+9+8과 2+0+1+9+6은 모두 27이다.
개봉 첫 주말부터 북미에서만 1억 2300만 달러를 넘긴 <그것>은 가볍게 <파라노말 액티비티 3>(2011)가 갖고 있던 흥행 기록을 2배 이상 뛰어넘었고, <데드풀>(2016)에 이어 R등급 영화 최고의 오프닝 성적 2위에 올랐다. 박스오피스 전문가들은 2017년 8월 미국 전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 때문에 플로리다 주의 극장들이 문을 닫지 않았다면 <그것>의 성적은 5~6% 가량 더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것>은 개봉 8일 만에 9월 개봉작 가운데 최고 흥행은 물론 <식스 센스>(1999)를 넘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공포영화라는 왕좌까지 차지했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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