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이 승리를 거두거나 활약했을 때 짜릿한 감정.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을 보는 기자의 마음이 그랬다. 마블 스튜디오는 '믿고 보는 브랜드'이긴 하나 샹치란 히어로는 아직 낯설고, 근래 마블 히어로들의 단독 데뷔작은 팀업 무비에 비해 다소 미적지근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샹치>는 기대만큼 우려의 시선을 받았었는데, 이게 웬걸. 언론에서 자주 쓰는 표현을 인용하자면 '마블이 큰 사고 쳤다'. 9월 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샹치>의 간단한 리뷰와 두 주연 배우 시무 리우, 아콰피나와의 대화를 만나보자.


<샹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4의 두 번째 작품으로 샹치가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친구 케이티(아콰피나)와 함께 호텔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샹치(시무 리우)가 어느 날, 불의의 습격을 받고 자신의 가족들을 찾아가는 도입부로 이야기를 연다. 여기서부터 <샹치>만의 차별화가 시작되는데, 일반적인 '오리진 스토리'와 달리 능력만큼은 이미 남다른 샹치가 왜 가족으로부터 도망쳤는지를 되짚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과거를 재발견한다는 토대는 <캡틴 마블>과 결이 비슷해 보이지만, <샹치>는 그 과정을 캐릭터 간의 관계와 감정 변화로 그린다는 점에서 좀 더 와닿는다.

<샹치>의 또 다른 매력은 거침없이 쏟아붓는 액션 시퀀스에 있다. 앞서 말했듯 이미 '완성형' 캐릭터인 샹치는 예고편에 공개된 수많은 액션 시퀀스에서 시원시원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이 장면들은 동양 액션 영화의 최전성기였던 80~90년대 시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표현할 만큼 기존 MCU의 액션과는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과 초월적 마법이 공존하는 MCU 세계에서 샹치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샹치>는 고퀄리티의 액션으로 대답한 셈이다.

그리고 <샹치>에서 놓쳐선 안 될 부분, 출연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시무 리우와 아콰피나는 샹치와 케이티의 우정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로 채우며, 양조위는 웬우라는 캐릭터의 양면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번 영화로 데뷔하는 장멍, 상대적으로 짧은 분량에도 관객의 뇌리에 명장면을 남기는 양자경, 그리고 오랜만에 MCU에 복귀해 남다른 코믹 연기를 보여주는 벤 킹슬리까지. 이런 배우들의 한 작품에서 만나는 재미를 <샹치>에서 느낄 수 있다.


시무 리우

<샹치>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시무 리우는 국내 관객들에겐 <김씨네 편의점> 정 김 역으로 익숙하다. 이번 영화에선 스턴트 배우로 활동했던 경력이 그대로 녹아든 훌륭한 액션 연기와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모두 보여주며 MCU 속 활약상을 기대하게 했다.

영화 속 액션 장면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스턴트 배우로도 일했었는데, 이번 영화는 얼마나 힘들었나.

정말 정말 어려웠다. 캐나다에 있을 때 스턴트 배우로 일했었지만, 일반적으로 매우 심플했다. 언제나 맞는 남자였으니까. 항상 이렇게 '윽, 윽'하는 간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타이틀에 나오는 히어로이자 리드 캐릭터여서 정말 많은 스턴트 시퀀스를 소화했다. (간단한 액션 동작을 하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가끔은 한 장면에서 12가지 이상의 액션을 하기도 했다.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정확하게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MCU에서 아시아를 다룬 첫 영화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해야만 했다. 우리 모두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매일 몇 시간씩 몇 달을 훈련했다.

시무 리우가 몸으로 보여주는 스턴트 배우 연기와 샹치 액션 연기의 차이

<샹치>는 제작 초기부터 양조위(왼쪽), 양자경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양조위, 양자경 같은 영화계 아이콘 같은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소감은?

정말 영광이었다. <일대종사>, <무간도>,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 양조위의 작품들을 보면서 자랐다. 아시아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영화들이지 않나. 양자경 역시 <와호장룡>, <007 네버 다이> 등... 그는 슈퍼캅이자 그 모든 것을 연기하는 놀라운 배우다. 그들은 전설 그 자체다. 그리고 알다시피 전 이번이 첫 영화다. 함께 하는 것이 영광스러우면서도 긴장됐다. 하지만 그들은, 벤 킹슬리 경을 포함해, 내가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해줬다. 모두 너그럽고, 친절했고, 참을성이 있었고, 내게 용기를 북돋아 줬다. 많은 조언들을 해주면서도 "편안하게 해"라고 해줘서 나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한국에 있는 마블 팬들은 이번 영화로 샹치를 처음 만난다. 그들에게 이번 영화를 소개해달라.

한국에 계신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샹치를 연기한 시무 리우입니다. 이번 영화는 아시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이자 MCU나 다른 영화에서 보지 못한 놀라운 액션 시퀀스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데스틴 크리튼 감독이 연출한 놀라운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정말 멋진 영화이고, 여러분들이 빨리 이 영화를 보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아콰피나

영화를 꾸준히 챙겨 본다면 아콰피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시작으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지난해 <페어웰>로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계 배우라는 기록을 세웠다. 명실상부 아시아계 할리우드 배우의 아이콘에 등극한 아콰피나는 <샹치>에서 샹치의 절친 케이티 역을 맡아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영화 속 샹치와 케이티는 절친이다. 실제로 시무 리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건 어땠나?

시무와 함께 호흡을 맞춘 건 굉장히 즐거웠다. 그는 함께 일하기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정말 재밌었다. 우린 카메라 앞에서든 뒤에서든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노래방 장면은 배우들의 아이디어인가, 아니면 감독님의 아이디어인가.

아마도 감독님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항상 하는 것처럼 반영돼있었고, 그래서 그 장면을 연기하는 게 무척 재밌었다.

만일 현실에서 초능력을 하나 갖는다면?

뭐든지 전화기로 바꾸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거북이를 들어서 (전화할 수 있는).

거북이로 전화 거는 시늉을 하는 아콰피나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뽑는다면?

음,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버스 시퀀스다. 버스에서 싸우는 장면. 그 장면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매혹적인 장면이다. 촬영하는 동안에도 그 장면이 정말 쿨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장면이다.

아콰피나가 뽑은 버스 시퀀스. 기자 또한 이 장면을 적극 추천한다.

케이티는 뛰어난 운전 실력과 활을 쏘는 실력을 보여준다. 현실에서 두 가지 능력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운전 기술이 내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LA에 사니까... 해변으로 가는 캘리포니아 1번 도로(PCH)를 제대로 달려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 있는 마블 팬들은 이번 영화로 샹치를 처음 만난다. 그들에게 샹치를 소개한다면?

샹치는 이번에 MCU 세계에 등장하는 새로운 슈퍼 히어로입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것에 엄청나게 숙련된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아버지와는 정말 복잡한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또 가끔 노래방도 가는 매우 재밌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