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쇼의 막이 걷힌 무대 위, <이터널스>를 통해 처음으로 관객 앞에 선 10명의 슈퍼히어로. 마블 페이즈4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영화 <이터널스>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지구에 착륙한 이터널스들의 '자기소개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세르시, 이카리스, 킨고, 스프라이트, 파스토스, 마카리, 드루이그, 길가메시, 에이잭, 테나까지. 관객들과 초면인 10명의 캐릭터를 인사시키기 위해 <이터널스>는 155분 동안 7000년의 역사를 가로지른다.

이터널스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마주했던 히어로 집단과는 조금 다르다. 영화는 백인 히어로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의 설정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종에게 히어로 슈트를 입혔고, 어린이, 장애인, 게이 히어로를 빚어내며 시대의 발걸음을 맞췄다. 무엇보다 국내에선 마동석의 출연이 확정되며 다양성을 품에 안은 마블의 결정에 더욱 뜨거운 박수를 보냈는데. <이터널스>의 제작자인 네이트 무어는 "이터널스의 임무는 인류를 통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만큼 다양하게 구성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채로운 캐릭터 구성은 영화의 메시지와 궤를 함께하는 것이고 밝히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터널스> 리차드 매든, 젬마 찬

분량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고려한 마블은, 모든 캐릭터의 서사를 고루 담긴 했지만. <이터널스>를 보고 난 이들이라면 이 영화의 중심에 선 인물이 세르시(젬마 찬)와 이카리스(리차드 매든)라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10명의 배우 중 가장 맨 앞에 이름을 올린 두 배우, 젬마 찬과 리차드 매든은 극 초반부터 끝까지 서사의 중심에 서서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액션신을 이끈다. 특히 수천 년 동안 사랑을 이어 온 세르시와 이카리스는 데인 휘트먼(키트 해링턴)과 함께 마블 최초의 삼각관계 로맨스를 형성하기도 하며 <이터널스>에 '사랑'이란 키워드를 새롭게 새겨넣기도.

(왼쪽부터) 씨네플레이와 인터뷰 중인 젬마 찬, 리차드 매든

많은 배우들이 꿈꾸는 마블 세계관 입성, 그 속에서도 이야기의 정중앙에 선 기분은 어땠을까. <이터널스>의 개봉을 앞두고 젬마 찬과 리차드 매든을 화상으로 만났다. 전 세계 매체의 이목이 쏠려 있는 만큼, 두 사람과 이야기하기엔 아주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도 두 사람은 <이터널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냈다. 리차드 매든과 젬마 찬의 이야기를 씨네플레이 독자들에게 전한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이터널스>에서도

본인만의 스타일을 잃어 버리지 않았다

- 젬마 찬

"My freind"라며 매든을 가르키는 젬마 찬

젬마, 마블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 (젬마 찬은 <캡틴 마블>에서 '미네르바' 역을 연기했다 - 편집자) 돌아오니 어떤가. 이미 마블 시스템을 경험했기 때문에 편하고 수월한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젬마 찬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터널스>와 <캡틴 마블>에서 경험한 것들은 전혀 달랐지만, 마블 세계관에 다시 한번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특히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 매든과 함께 일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다.(웃음)

(왼쪽부터) <캡틴 마블>, <이터널스> 속 젬마 찬

수트에 달린 와이어와 후크, 패드를 설명하는 리차드 매든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다. 10명의 캐릭터가 각기 다른 히어로 수트를 입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수트를 입었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 그리고 이터널스 멤버 모두가 의상을 입은 모습을 봤을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리차드 매든 이카리스 수트는 다루기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수트를 입었을 때 멋있어 보여야 하고, 캐릭터를 정확하게 표현해내야 하는 건 물론, 말 그대로 현실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했으니까. 특히 이카리스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선 와이어와 후크, (부상 방지) 패드까지 착용했어야 했는데, 그것들이 화면에선 안 보이도록 계속해서 신경을 썼다. 음, 의상과 관련해 멋있었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면, (카나리 제도에서 촬영한) 절벽신을 준비하며 대기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봤던 순간이 기억난다. 잘 갖춰진 대기실 안에서 나 홀로 수트를 입고 있을 땐 그 모습이 조금은 바보 같아 보였는데. 이터널스가 다 함께 일렬로 서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정말 '역대급이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멋있었다. 그날 동료들이 의상 입은 모습을 처음 봤는데, 배우마다 수트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부분을 비교했던 기억이 난다. <이터널스>의 의상은 정말이지 완벽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터널스>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젬마 찬 우선, 클로이 자오와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뻤던 것 같다. 원래부터 클로이 자오의 작품들을 좋아했고, 그가 MUC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터널스>와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만나서 어떤 세계를 펼칠지 정말 궁금했는데.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본인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마블이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모든 면에 있어서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클로이 자오는 단지 배우들을 디렉팅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면을 설정하는 것부터 대본을 고쳐나가는 것까지. <이터널스>의 모든 영역, 정말 '모든 것'에 관여를 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젬마 찬, 클로이 자오 감독

난감해하는(!) 리차드 매든과 그저 웃긴(!) 젬마 찬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친 이야기를 펼쳐냄과 동시에 무려 10명의 캐릭터를 소개해야 하는 작품인 만큼 관객들 입장에선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이터널스>를 세 단어로 요약해 소개해본다면?

리차드 매든 7,000년의 역사, 10명의 캐릭터, 거대한 이야기를 세 단어로 표현하라니! (일동 웃음) 음, '대박'! '인간성'! 그리고 이 영화 꼭 보러 가세요! (go watch it) (일동 웃음)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