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달구고 있는 두편의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 <얼리맨>에 모두 출연하는 배우, 바로 톰 히들스턴이다. <인피니티 워>에선 오프닝에서부터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더니, <얼리맨>에선 목소리만으로도 관객들을 빵빵 터뜨리던 이 배우, 톰 히들스턴에 대한 이모저모를 정리해봤다.


톰 히들스턴의 어린 시절

탄탄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다
톰 히들스턴은 1981년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예술 분야에 종사했고, 아버지는 과학자이자 제약 회사의 전무 이사로 근무했다. 위아래론 누나와 여동생이 있다. 누나 사라는 인도에서 저널리스트로, 동생 엠마는 톰과 함께 배우로 활동하는 중. 알고 보면 대기업 창업자의 후손이기도 하다. 영국의 주요 식품 기업 베스티 그룹 창업자 에드먼드 베스티가 그의 고조부다.

연극 무대 위의 톰 히들스턴

학벌 역시 집안 내력에 맞먹는다. 영국의 명문 사립 초등학교 드래곤 스쿨을 졸업한 후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이튼 스쿨을 다녔고, 케임브리지 대학을 수석 졸업했으며, 왕립 연극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Dramatic Art)에서 연기를 배웠다. 말 그대로 탄탄대로 엘리트 코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하며 자연스레 수준급의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 실력을 갖추게 됐다. 대학 재학 당시엔 연극 활동을 하며 여러 번 무대 위에 올랐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공연 당시 에이전트의 눈에 들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왼쪽부터) <니콜라스 니클비의 인생과 모험>, <윈스턴 처칠의 폭풍전야>, <서버번 슛아웃>

꼬꼬마 톰 히들스턴을 만날 수 있는 작품들
톰 히들스턴은 왕립 연극 아카데미 재학 당시 연극 무대와 촬영 현장을 오가며 초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데뷔작은 TV 무비 <니콜라스 니클비의 인생과 모험>(2001). 이후 <컨스피러시>(2001), <윈스턴 처칠의 폭풍전야>(2002) 등에 짧게 등장하며 얼굴을 알렸다. 왕립 연극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출연한 TV 시리즈 <서버번 슛아웃>(2006)에서부터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 시작했고, 같은 해 조안나 호그 감독의 <언릴레이티드>(2006)에 출연하며 스크린 데뷔를 치렀다. 그의 여동생 엠마 히들스턴과 함께 출연한 작품이자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 이후 톰 히들스턴은 <섬들>(2010), <엑시비션>(2013)까지 조안나 호그 감독과 세 편의 영화를 함께했다.

<언릴레이티드>
언릴레이티드

감독 조안나 호그

출연 루이사 바르톨로메이, 엘리자베타 피오렌티니

개봉 2007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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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다크 월드>

MCU 장수 빌런, 로키를 만나다
왕립 연극학교 출신으로 데뷔 이후 꾸준히 셰익스피어 작품이나 고전극에 출연해온 톰 히들스턴. MCU의 네 번째 영화, <토르: 천둥의 신>(2011)은 그에게 전 세계적 인지도를 선물한 영화다. 톰 히들스턴과 BBC 드라마 <월랜더>(2008)와 연극 <이바노프>(2008)를 함께했고, 왕립 연극 아카데미 선후배 사이이자, <토르: 천둥의 신>의 연출을 맡은 케네스 브래너는 오래전부터 로키 역에 톰 히들스턴을 점찍어두고 있었다고.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몰랐던 톰 히들스턴은 토르 역의 오디션을 보기 위해 한동안 닭고기만 먹고 운동을 하며 근육을 포함해 체중을 10kg이나 불렸다. 하지만 토르 역은 크리스 헴스워스가 차지했고, 톰 히들스턴은 로키를 연기하기 위해 찌운 살을 고스란히 감량해야 했다.

(왼쪽부터) 토르 역의 오디션을 본 톰 히들스턴과 토르를 연기한 크리스 헴스워스

예민하고 교활한 빌런 로키는 톰 히들스턴이 아니고선 상상 불가능한 캐릭터다. 창백한 피부와 날카로운 이미지, 절로 측은함을 불러내는 촉촉한 눈빛까지, 외형만으로도 완벽한 캐스팅. 촬영에 들어가기 전 케네스 브래너 감독과 톰 히들스턴은 셰익스피어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떠올리며 로키의 캐릭터에 살을 붙여나갔다. 결과적으론 주인공만큼이나 사랑받는 빌런의 탄생! MCU의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온갖 간사한 일은 다 저지르고 다녔지만, 무한한 매력을 지닌 로키는 웬만한 히어로만큼이나 두터운 팬층을 생성했다.

토르: 천둥의 신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톰 히들스턴, 안소니 홉킨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캣 데닝스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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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로키는 <인피티니 워> 개봉 전 유독 많은 주목을 받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아슬아슬 선과 악을 오가던 로키가 결국 타노스의 손을 잡을지, 어벤져스의 편에 설지 모든 팬들이 궁금해했던 게 사실. <인피니티 워>는 오프닝부터 그 추측들을 모두 먼지로 만드는 장면을 선보였다.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가 말한 ‘5분 만에 죽는 히어로’가 로키였을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MCU에서 7년 동안 장수 빌런의 자리를 지킨 로키의 죽음이 너무 싱겁게 표현된 점이 서운할 뿐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슈 브롤린, 크리스 헴스워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크리스 프랫, 마크 러팔로, 톰 홀랜드, 채드윅 보스만,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엘리자베스 올슨, 폴 베타니, 조 샐다나, 안소니 마키, 톰 히들스턴, 돈 치들,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데이브 바티스타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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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호스> 촬영 현장
<미드나잇 인 파리>

명감독들과 협업을 이어나가다
MCU의 로키로 발탁된 이후 톰 히들스턴은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중심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연극 무대 위에서부터 탄탄히 쌓아온 톰 히들스턴의 연기력을 명감독들이 미리 알아보고 있었던 것. <토르: 천둥의 신> 이후 톰 히들스턴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워 호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에 출연했다. <워 호스>에선 세심한 장교 니콜스를, <미드나잇 인 파리>에선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를 연기했다. 두 작품 모두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후 테렌스 데이비스 감독의 <더 딥 블루 씨>, 짐 자무시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크림슨 피크> 등에 출연하며 개성 강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크림슨 피크>
워 호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히들스턴, 제레미 어바인

개봉 2011 미국,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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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파리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첼 맥아담스, 애드리언 브로디, 카를라 브루니, 캐시 베이츠, 마이클 쉰

개봉 2011 미국,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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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감독 짐 자무쉬

출연 틸다 스윈튼, 톰 히들스턴, 미아 와시코브스카, 안톤 옐친, 존 허트

개봉 2013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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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왕관>

냉소적인 얼굴, 나쁜 남자 전문 배우
톰 히들스턴은 작품 속에서의 모습과 일상 모습이 확연히 다른 배우 중 하나다. 웃을 때 반달로 접히는 눈(과 에헤헤헤 웃음소리), 친절한 팬 서비스 등 친근한 작품 밖 모습과 달리, 작품 속에선 냉소적인 ‘나쁜 남자’ 역할을 주로 맡았다. <텅 빈 왕관>(2012)에선 위험한 매력을 뽐내는 헨리 5세를, <더 딥 블루 씨>(2012)에선 절절했던 사랑을 단번에 등져버리는 공군 장교 프레디 페이지를 연기했다. <하이-라이즈>(2015)에서 역시 마찬가지. 타워 입주민들의 실체를 목격하는 의사 닥터 랭을 연기했다. 그의 건조한 눈빛이 돋보이는 작품.

<더 딥 블루 씨>
<하이-라이즈>
텅 빈 왕관

연출 샘 멘데스

출연 벤 위쇼, 제레미 아이언스, 톰 히들스턴, 사이몬 러셀 빌

방송 2012, 영국 BBC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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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딥 블루 씨

감독 테렌스 데이비스

출연 레이첼 와이즈, 톰 히들스턴, 앤 미첼

개봉 2012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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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즈

감독 벤 휘틀리

출연 톰 히들스턴, 제레미 아이언스, 시에나 밀러, 루크 에반스

개봉 2015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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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맨>

<인피니티 워>를 이은 개봉작 <얼리맨>에서 역시 냉기 철철 악역을 연기했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청동기 왕국의 누스 총독. 돈에 눈이 멀어 얼리맨들의 석기 마을을 단번에 부숴버리는(!) 악역 캐릭터다. <얼리맨>을 연출한 닉 파크 감독은 “톰 히들스턴이 로버트 드니로의 성대모사를 하는 걸 보고 그의 캐스팅을 결심했다” 밝혔다. 기대에 부흥하는 톰 히들스턴의 천연덕스러운 목소리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니, 그의 팬들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얼리맨

감독 닉 파크

출연 에디 레드메인, 톰 히들스턴, 메이지 윌리암스

개봉 2018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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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무까지 완벽한 능력자!
목소리가 아름다운 톰 히들스턴은 노래 실력이 뛰어난 배우로도 유명하다. 톰 히들스턴의 노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는 <아이 소우 더 라이트>. 미국의 컨트리 가수 행크 윌리엄스의 전기영화로, 톰 히들스턴은 행크 윌리엄스를 연기했다. 삽입될 노래들을 미리 녹음한 후 립싱크로 촬영을 진행했으나, 카메라 앞에서 직접 라이브로 부른 곡들도 있다고.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춤을 잘 추기로 유명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의 댄스 본능이 발현된 곳은 바로 한국! <토르: 다크 월드> 홍보 차 내한했을 당시, 무대 위에서 긴 팔다리를 휘적이며 완벽한 춤을 선보였다. 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를 열창하기도. 가무까지 완벽한 이 배우, 그에 대한 애정에는 출구가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내가 바로 댄! 싱! 머! 신!
아이 소우 더 라이트

감독 마크 에이브러햄

출연 엘리자베스 올슨, 톰 히들스턴, 체리 존스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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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