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가난한 가족들
★★★☆
켄 로치 영화를 연상시키면서 한편으론 켄 로치 영화보다 지독한 구석이 있다. 영화는 아이의 탄생이라는 경사스러운 일로 시작하지만, 이후 궁핍한 현실만이 이어진다. 생계를 위해 파업을 거부하고, 사소한 일로 정직을 당하고, 사고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 일을 하며 고통 받는 그들. 말 그대로 “아이 우윳값”을 벌어야 하는 처지는 그들을 계속 난처한 상황으로 내몬다. 전체적으로 작위적인 설정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담고 있는 현실의 모습들은 결코 외면할 수 없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일상적이고 촘촘한 불행의 얼굴
★★★
오랜 수감생활을 마친 다니엘과 이미 다른 가정을 꾸린 아내 실비. 그리고 각기 결혼한 자녀들. 서로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들의 고통은 닮아있다. 노동을 단 하루라도 멈췄을 경우 금세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안전망 하나 없는 삶은 대물림 되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이고 촘촘한 불행의 얼굴은 프랑스의 것이라지만 결코 낯설지 않다. 비극의 씨앗을 흩뿌려놓고 차근차근 회수하는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의 연출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한 가족의 비극을 통해 프랑스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고발하고, 그들의 모습은 한국 사회와도 매우 닮아있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가족이란 무엇인가
★★★★
아기 글로리아가 태어난다. 가족들이 나눈 탄생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노동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이들의 생활을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잊힌 존재였던 가족 구성원의 등장은 누군가에겐 두려움으로 누군가에겐 위안으로, 누군가에겐 구원으로 다가온다.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은 글로리아의 가족이 겪는 비극을 통해 프랑스 사회 문제를 이야기한다. 노동자로 일하는 가족들은 고용∙생계 불안에 시달리고, 유일하게 돈을 잘 버는 가족은 이민자를 상대로 전당포를 운영하며 불법을 저지른다. 후반부 주인공의 결단은 자신에게서 비롯한 가족의 굴레에 대한 책임이자 빈곤의 대물림을 끊고자 하는 행위다. 글로리아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우리의 현실과도 맞닿는 질문이다. 매서운 현실 반영과 시적 여운, 배우들의 연기가 맞물려 파국으로 치닫는 가족극 이상의 충격과 자극을 일으킨다. 세고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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