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페어웰>

가족영화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를 뜻할 때가 많다. <겨울왕국>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대표적인 가족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의미로 가족영화는 어떤 가족을 소재로 다룬 영화를 말한다. 대개 이때는 가슴 뭉클한 감동 스토리의 영화를 지칭한다. 가족을 소재로 하더라도, 가족의 비극이나 몰락을 다루면 가족영화라는 말로 부르기가 꺼려진다. 첫 번째 의미가 영향을 미쳐서 그런 듯하다. 가족영화에 대한 두 가지 의미를 꺼낸 것은 <페어웰>과 <미나리>라는 영화 때문이다. 두 영화 모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앞서 살펴본 가족영화의 의미 가운데 후자에 해당한다. <페어웰>과 <미나리>와 함께 보면 좋을 가족영화, 가슴 뭉클한 작품을 소개한다.


<남매의 여름밤>

<남매의 여름밤>(2019)
오래된 2층 양옥집. <남매의 여름밤>은 할아버지가 홀로 살던 이 양옥집으로 이사한 남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남매뿐만 아니라 아빠, 고모도 함께 산다. 그렇게 3대가 밥상을 마주하고 앉는다.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은 옥주(최정운)다. 관객은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옥주의 시선으로 할아버지, 아버지, 고모, 동생을 보게 된다. <남매의 여름밤>은 과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오래된 그 집처럼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능력이 있다. 옥주의 시선이 영화 속 인물뿐만 아니라 집 자체에도 머물기 때문이다. 마치 그 집이 살아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마치 한 가족인 것처럼 말이다. <남매의 여름밤>은 가족영화로서뿐만 아니라 <남매의 여름밤>은 2020년 한국영화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남매의 여름밤

감독 윤단비

출연 최정운, 양흥주, 박현영, 박승준

개봉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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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임파서블>

<더 임파서블>(2012)
가족영화와 재난영화의 만남. <더 임파서블>은 가족 간의 관계를 다루지는 않는다. 쓰나미라는 어마어마한 재난 속에서 생존하려는 가족이 등장한다. 가족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다만 이 가족의 생존기는 감동 그 자체다. 아빠 헨리를 연기한 이완 맥그리거와 엄마 마리아를 연기한 나오미 왓츠의 연기는 탁월하다. 소년 톰 홀랜드가 <더 임파서블>에 출연한다. 쓰나미로 흩어진 가족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첫째 루카스를 연기했다. 쓰나미라는 재난을 다루는 방식 또한 평론가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억지스러운 연출이 없다는 뜻이다. <더 임파서블>과 비교하면 재밌을 만한 다른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스웨덴 출신 루벤 외스트룬드 감독의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이다. 알프스 산맥의 스키 리조트에 휴가를 간 가족이 등장한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영화다.

더 임파서블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출연 이완 맥그리거, 나오미 왓츠, 톰 홀랜드

개봉 2012.10.11. / 2013.01.17.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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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2008)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이 포스트에 소개하는 작품을 모두 그의 영화로 채울 수 있을 정도다. 그 가운데 <걸어도 걸어도>를 골라 소개한다. 한여름, 요코하마 집안의 가족이 모인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준페이의 기일이기 때문이다. 장남인 준페이는 10여 년 전, 바다에 빠진 친구 요시오를 구하고 죽었다. <걸어도 걸어도>의 중심인물은 어머니 토시코(키키 키린)다. 토시코가 차남 료타(아베 히로시), 딸 지나미(유), 며느리 유카리(나츠카와 유이), 남편 쿄헤이(하라다 요시오)를 대해는 방식이 다르다. 그 미묘하지만 확연한 온도차를 관객은 느낀다. 그는 따뜻한 엄마, 냉정한 엄마, 매몰찬 시어머니, 남편의 오래된 비밀을 알고 있는 아내이기도 하다. 매년 기일에 찾아오는 요시오를 인제 그만 오라고 하자는 료타의 말을 듣고 토시코가 남긴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가족의 중심은 늘 엄마다. 키키 키린의 열연이 인상적인 <걸어도 걸어도>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걸작이다. 2018년 키키 키린이 생을 마감했다. 이전에 <걸어도 걸어도>를 본 사람들이 다시 이 작품을 본다면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걸어도 걸어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키키 키린, 하라다 요시오

개봉 2009.06.18. / 2016.08.0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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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

<미스 리틀 선샤인>(2006)
누구나 그런 때가 있다. 내 자식, 부모, 형제지만 도무지 왜 저러는지 이해하기 힘든 순간 말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의 가족이 딱 그렇다. 대학 강사 아빠 리차드(그렉 키니어), 엄마 쉐릴(토니 콜렛)을 비롯해 헤로인 복용으로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알란 아킨), 전투기 조종사가 될 때까지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들 드웨인(폴 다노), 애인에게 차인 후 자살을 기도했던 외삼촌 프랭크(스티브 카렐), 마지막으로 미인대회에 집착하는 주인공, 7살 올리브(아비게일 브레스린)까지 이 가족은 뭐가 달라도 달라 보인다. 평범한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에 콩가루 혹은 괴짜 가족임이 틀림없지만 이들도 어린 딸, 동생, 손녀, 조카를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하다. 그렇게 이 가족은 올리브의 소원대로 미인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에 참석하기 위해 고물 버스에 오른다. 가족 로드무비라고 부를 수 있는 <미스 리틀 선샤인>은 독특한 가족 캐릭터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물론 결말에 이르면 가족영화 특유의 감동도 맛볼 수 있다. 이색적인 재료로 만든 익숙한 맛의 음식 같다고 할까.

미스 리틀 선샤인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스티브 카렐, 토니 콜렛, 그렉 키니어, 폴 다노,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란 아킨

개봉 200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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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남녀>

<음식남녀>(1994)
<음식남녀>라는 제목만으로 가족영화를 연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영화의 제목이 지닌 의미와 음식영화로도 분류될 수 있는 이유를 따져보면 이 영화가 가족영화가 될 수 있는 이유도 알게 된다. <음식남녀>에는 아빠와 세 딸이 등장하는데 아버지 주사부(랑웅)가 유명 호텔의 주방장이다. 이 가족은 일요만찬을 즐겼다. 모두 모여 아버지가 차린 진수성찬을 즐기곤 했다. 앞의 문장이 과거형인 이유는 장성한 딸들이 결혼을 하면서 집을 떠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주사부는 미각을 잃어간다. 아버지가 가족의 중심에 있는 <음식남녀>는 세대 간의 갈등에 집중한다. 말하자면 아버지는 과거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앞서 소개한, 어머니가 중신인 <걸어도 걸어도>와는 다른 분위기지만 가족이라는 끈끈함이 만들어내는 감동은 다르지 않다. <음식남녀>는 이안 감독의 〈쿵후 선생〉(1992), 〈결혼 피로연〉(1993)과 함께 ‘대만 아버지 3부작’에 속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남녀

감독 이안

출연 랑웅

개봉 199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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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