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종>

시사 반응에서부터 오장 육부를 쪼그라들게 만드는 공포를 선사한 <랑종>은 오래 여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집안, 이곳에서 피어난 비극을 담은 <랑종>은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공포 영화 <랑종>에 대한 비하인드를 모아봤다. 

랑종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씨라니 얀키띠칸, 야사카 차이쏜

개봉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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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 <랑종>은 <곡성>의 무당 캐릭터, 일광(황정민)으로부터 뻗어 나온 이야기다. 나홍진 감독은 일광의 전사를 만들려 했고, 이는 샤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무당의 이야기로 완성됐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작품의 분위기가 <곡성>과 너무 흡사했다는 것.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어느 지역에서든 <곡성>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을 거라 판단한 나홍진 감독은 태국으로 눈을 돌렸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게 작품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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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작품의 제목은 <울주>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곡성> 이후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소식이 들려온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 KBS뉴스 울산 페이스북 페이지에선 <울주>란 가제를 지닌 나홍진 감독의 신작에 출연할 배우를 모집하는 오디션 공고에 대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공고엔 이 작품이 평범한 한 가족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며 엄마, 이모, 외삼촌, 외숙모, 장례식장 조문객 등이 등장한다고 적혀있다. <랑종>과 비슷한 부분.

<랑종>

⏤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나홍진 감독은 태국의 촬영 현장에 함께할 수 없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홍진 감독에게 온라인을 통해 매일 촬영된 내용을 공유해 주었고, 화상 회의를 통해 더 꼼꼼히 의견을 주고받았다. 

⏤ <랑종>은 한국 영화다. 한국의 쇼박스, 태국의 GDH. 두 나라의 제작사가 공동 제작했지만 한국의 자본이 더 많이 투입됐다. <랑종>은 태국에서 촬영됐고 한국에서 후반 작업을 진행했다. 

<랑종>
<랑종>

⏤ <랑종>은 태국 북동부에 위치한 이산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이산은 종교보다 오래된 토속 신앙이 뿌리내린 곳이라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신성한 느낌을 주는 장소가 필요했다며 일부러 우기 기간에 맞춰 촬영을 진행해 비와 안개 등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했다고 밝혔다.

<랑종>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랑종>을 연출하기 위해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이산 지역에 거주하며 수십 명의 무당을 만났다. 여러 이들에게 자문을 받아 <랑종>의 세계관을 구축해갔다고. 실감 나는 묘사가 가능했던 이유다. 

<랑종>, 님을 연기한 싸와니 우툼마가 칼을 들고 있다

⏤ 무당 ‘님’을 연기한 싸와니 우툼마는 태국의 유명한 연극배우다. 이산 지역의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었던 그는 모든 면에서 님 역을 위한 적임자였다고. 싸와니 우툼마는 자유로운 시나리오 안에서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랑종>, 밍을 연기한 나릴야 군몽콘켓

⏤ 악령에 쓰인 ‘밍’을 연기한 나릴야 군몽콘켓은 오랜 오디션 끝에 발탁된 신인 배우다. <랑종>이 영화 데뷔작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로 무시무시한 연기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배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릴야의 오디션 테이프를 본 뒤 아무것도 보탤 게 없다고 생각했다. 

⏤ 나릴야 군몽콘켓은 점점 미쳐가는 밍을 표현하기 위해 10kg을 감량했다. 빙의 이후 괴기한 몸짓을 표현하기 위해선 <부산행> <곡성>에서 좀비들의 움직임을 만든 박재인 안무가의 지도를 받았다. 

⏤ <랑종> 개봉 후 나릴야 군몽콘켓은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관객을 향한 감사 인사를 남겼다. 

<랑종>

⏤ <랑종>은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빌린 공포 영화다. 작품 속 카메라맨들은 악령에 쓰인 밍과 한 공간에서 함께한다. 그들이 실시간으로 겪고 있는 두려움은 스크린 너머 관객의 마음까지 침범하는데, 여기서 오는 공포가 상당하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카메라 감독에게 장면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배우의 기괴한 연기에 촬영 감독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고, 두려움에 젖은 그들의 실제 반응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촬영팀도 일종의 배우가 된 셈.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리얼리티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랑종>

⏤ <랑종>은 거침없는 수위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언론 배급 시사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수위에 대한 질문에 나홍진 감독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을 말려야 하는 입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는 나홍진 감독의 농담이었다”며 “각 장면의 수위에 대해 깊은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질 법한, 스토리에 필요한 장면들로만 구성했다고. 

나홍진 감독

⏤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나홍진 감독은 귀신의 존재를 믿고, 무서워한다고 고백했다. 겁이 많아 공포 영화도 잘 보지 못한다고. 

⏤ 롯데시네마의 일부 상영관에선 겁쟁이 상영회를 개최됐다. <랑종>은 보고 싶지만 겁이 많은 관객을 위해 불을 켜고 영화를 상영한 것. <랑종>의 겁쟁이 상영회는 불이 켜진 상태에서도 또렷한 화면을 즐길 수 있는 LED 스크린 특수관에서 진행됐다. 이는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랑종>은 개봉 첫날 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