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노 타임 투 다이
감독 캐리 후쿠나가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레아 세이두, 라샤나 린치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아름다운 이별이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구나

★★★
놀랄 만큼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로 문을 연다. 하지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스펙터클의 쾌감은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극의 서사와는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느슨한 전개와 나른한 서스펜스, 매력 없는 빌런이 이유다. 희생과 사랑, 가족과 인류애 등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에 바치는 완벽하고 장엄한 결말을 위해 전과 다른 길을 걸은 점은 눈에 띈다. 그럼에도 몸이 부서지며 상처도 두려워하지 않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오랜 팬이 바라는 완벽한 이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땀내 나는 인간적 본드의 피날레에 걸맞은
★★★
매끈한 멋이 있는 스파이라기보다 땀내 물씬한 육체성이 더 두드러졌던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의 장대한 피날레다. <007 카지노 로얄>부터 이어진 크레이그 버전 본드 서사의 마무리와 시리즈 전체와의 연결점, 세대교체까지 챙겨야 할 이슈가 많다. 160분이 넘는 기록적 러닝타임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오프닝 시퀀스와 쿠바 작전은 클래식한 매력을 풍기며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다만 본드의 서사에 집중한 나머지 악당 사핀(라미 말렉)의 위력과 명분은 싱거운 편. 포스트 9·11 시대에 걸맞게 <본> 시리즈 같은 첩보 액션에서 요원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슈퍼 히어로물이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사이, 슈트와 마티니 그리고 애스턴 마틴으로 대변되는 스파이 제임스 본드에게서는 오래도록 시대와 조응하며 자리를 지켜온 캐릭터의 인간적 피로감이 배어 나온다.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는 크레이그를 떠나보내는 작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전에 없이 감성적인 영역이 존재한다. 전편에서부터 이미 원작 소설에는 없는 개인적 서사를 부여받았던 본드이기에 가능한 마무리이기도 할 것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살인면허 소지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퇴장

이제 007 세계를 떠나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를 위해 영화는 모든  쏟아붓는다. 역대 최고의 제작비는 시리즈에 기대하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역대 최장의 러닝타임은 <007 카지노 로얄>부터 시작된 6 007 임무와 사랑, 음모와 비밀에 마침표를 찍는데 동원된다. 시작부터 이전의 007 다르게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된 그를 지켜본 관객이라면 눈물 날 수밖에 없는 엔딩까지, 그는 살인면허 소지자가 아닌 영웅적인 선택을  인간으로 퇴장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이런 이별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
떠나야 할 때를 아는 것의 중요성을 절절하게 느낀 163. ‘다니엘 크레이그 표’ 007에 지대한 애정을 지녀온 입장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던 그림의 은퇴식이다. 우아하고 짜릿하게 포문을 연 영화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민망한 대사, 정리되지 않은 감정선, 어리둥절 악당, 섬세하지 못한 디테일 등을 하나둘 더하며 하락한다. 이런 이별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중도 하차한 대니 보일 대신 007 미션을 부여받은 캐리 후쿠나가는 결과적으로 시리즈를 여러 걸음 퇴보시켜버렸다. 기회가 위기였네.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을 종종 그리워하겠지만, 그 추억에서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없을 듯하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감독 캐리 후쿠나가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레아 세이두, 라샤나 린치

개봉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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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주근깨 공주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사토 타케루, 나리타 료, 소메타니 쇼타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시각적 황홀경, 맥없는 이야기
★★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에서 작화와 음악은 날로 더 완벽해지지만, 이야기의 영역만큼은 답보 상태인 듯하다. <미녀와 야수>에서 가져온 모티프는 현실과 메타버스의 연결이라는 테마 안에서 찰기 있게 얽히지 못한다. 메타버스를 뛰어넘어 현실 세계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주인공의 용기와 성장 역시 덜컹대는 플롯 안에서는 기계적인 배치처럼 느껴질 뿐이다. 오히려 사회적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다루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 U의 세계관 역시 시각적으로 황홀한 장치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에 역부족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중요한 한 가지가 빠진 느낌
★★★
이번엔 메타버스다. 50억 명 유저가 살아가는 가상현실이 주요 배경이다. 놀랍지 않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타임리프, <썸머워즈>의 사이버 가상세계, <괴물의 아이>의 괴물 세계 등 현실과 판타지를 잇는 차원 이동은 호사다 마모르가 즐겨찾기 해 온 장기니까. 호사다 마모루의 인장이라 할만한 요소요소들이 모여 있으나, 아쉽게도 중요한 뭔가가 빠졌다. ‘감수성이라는, 이름의 마법이다. 매끈한 그림체와 환상적인 세계관이 있으나, 이상도 하지. 이번엔 그것이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작가가 매번 최고만을 내놓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호사다 마모루에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진화를 거듭하는 호소다 월드
★★★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썸머워즈>(2009)에서 선보였던 인터넷 가상 세계를 업그레이드한 또 다른 세계를 구축했다. 현실과 연동된 메타버스 세계와 아바타 캐릭터에선 호소다 감독의 개성을 한껏 드러나고, 대표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에 이어 10대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성장 서사를 이어간다. 가상세계에서 노래하는 주인공의 이름이 인 것처럼 디즈니 동화 <미녀와 야수>를 적극 차용해 흥미를 더했다. 노래로 세상을 구한다는 설정에 맞게 음악이 강력하게 작용한다. 노래와 목소리 연기를 맡은 뮤지션 나카무라 카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시네마스코프로 제작된 작품인 만큼 극장 관람을 권한다.

용과 주근깨 공주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사토 타케루, 나리타 료, 소메타니 쇼타, 타마시로 티나

개봉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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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자
감독 김민섭
출연 송창의, 송영규, 이현균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진실은 그 안에 있다
★★☆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한 군대 스릴러. DMZ라는 공간의 역사적, 지리적 특수성을 강조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군 내 가혹행위와 의문사, 총기 사건 등을 다룬다. 진실을 밝히려는 조사관과 사건을 덮고 은폐하려는 군 조직, 명령에 따르거나 불복종하는 장병들의 선택을 무게감 있게 다루지만 효과적으로 풀지는 못한다. 등장인물들의 비중과 배치가 산만하다 보니 클라이맥스에선 혼란감이 가중되고, 리얼리티 구현의 부족이 극의 몰입을 떨어뜨린다. 중요한 이슈를 참신한 방식으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수색자

감독 김민섭

출연 송창의, 송영규, 이현균, 장해송, 도은비, 김철윤, 김지웅, 김영재

개봉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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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아웃 포에버
감독 올리버 밀번
출연 오스카 케네디, 리암 로 페르난데즈, 재스민 블랙보로우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팬데믹 시대의 무리수 생존법
★★☆
팬데믹 상황에서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를 무대로 벌어지는 10대들의 생존 게임. 교칙을 어겨 퇴학당했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간 주인공은 살아남은 친구들과 함께 교문 밖 너머의 침입자들과 맞선다. 어린 학생들의 치기 어린 장난을 보여주며 코미디 장르로 출발한 영화는 법, 제도, 질서가 무너진 상황에서 무기를 든 아이들의 광기와 폭력을 수위 높게 묘사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선생과 학생의 관계 붕괴, 어른들과 아이들의 극단적 대립을 통해 풍자를 시도하지만 통쾌함보단 자극적인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스쿨 아웃 포에버

감독 올리버 밀번

출연 오스카 케네디, 알렉스 맥퀸, 리암 로 페르난데즈, 재스민 블랙보로우

개봉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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