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한국에선 논란으로 더 먼저 유명해진 배우, 라샤나 린치.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 노미 역으로 출연한 그는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와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영화를 채웠다. 아직 한국 관객들에겐 조금 낯선 라샤나 린치는 지난 논란을 포함한 몇몇 뉴스들로 소개해본다.


'차기 007'이란 오해로 비난 받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007 프랜차이즈의 신작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개봉 전에 뜻하지 않은 논란에 빠진 적이 있다. 라샤나 린치가 '새로운 007'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이 뉴스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마지막으로 제임스 본드를 맡는다는 정보와 뒤섞이면서 마치 '다니엘 크레이그 하차 후 라샤나 린치가 007를 연기한다'는 식으로 오독됐다. 007 팬덤도 이제 영국 국적 백인 남성이란 설정에서 벗어나 '슬슬 흑인 007도 나올만 하지 않아?' 같은 소수의견이 있긴 했지만 흑인에 여성이란 변화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소식 이후 국내외 007 팬들은 '이럴 거면 차라리 계속 백인 남성이 해라'는 식의 온건주의(...)가 재발하기도 했다. 

이후 내용을 보충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논란은 가라앉았지만, 소식이 조금 느린 팬들은 라샤나 린치가 차기 제임스 본드로 오해하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할 즈음부턴 '요원 번호 007의 후임자'라고 정확하게 명시됐다. 라샤나 린치는 극중 액션 신을 소화하고자 트레이닝도 감수했는데, 팬덤의 반응에 조금은 섭섭하지 않았을까 싶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감독 캐리 후쿠나가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라샤나 린치, 레아 세이두

개봉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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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알고 보면 10년 차

한국 대중들에게 익숙한 라샤나 린치의 출연작은 2019년 <캡틴 마블> 아니면 이번에 개봉한 <007 노 타임 투 다이>일 것이다. 그래서 활동한 지 얼마 안 된 배우 같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그는 20살이 되지마자 TV 드라마에 출연한,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배우다. 비중 있는 조연급으로 출연한 <패스트 걸스>도 2021년 영화니까 거진 10년 차 배우라고 봐도 무방한 셈. 2017년 ABC 방송국의 미니 시리즈 <스틸 스타 크로스드>에서 로잘린 캐플렛 역을 맡으며 주연으로 발돋움했고, 2018년 <불릿프루프>의 알자냐 파이크 역으로 출연했다. <불릿프루프>는 시즌 2 출연도 제안받았으나 영화 출연 제의가 많아지면서 하차한 케이스. 현재도 차기작은 전부 영화로 잡혀있다. 


사랑해요, 디즈니&마블

<캡틴 마블>

그에게 세계적인 인지도를 안겨준 영화는 앞서 언급한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마블>일 것이다. 그는 여기서 캡틴 마블(브리 라슨)의 친구 마리아 램보를 연기했다. 라샤나 린치는 사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당시 마블에서 준비하던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오디션도 봤다. 이전에 개봉한 마블 영화들을 보며 히어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기 때문. 그러다 <캡틴 마블> 오디션에서 공동 감독 중 라이언 플렉이 그의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마리아 램보 역을 거머쥐게 됐다. 히어로는 연기하지 못했으니 아쉽겠지만 히어로의 절친이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역사에 발자취를 남겼으니 어느 정도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인어 공주>

마블 스튜디오의 모회사이자 영원한 동심의 아이콘 월트 디즈니 또한 라샤나 린치에게 많은 영감을 준 곳이다. 린치는 어린 시절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봤다고 말하며 특히 <인어 공주> 같은 작품에서 '연기자들의 목소리가 주는 힘'을 절감했다고 한다. 

캡틴 마블

감독 애너 보든, 라이언 플렉

출연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벤 멘델슨, 주드 로

개봉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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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공주

감독 존 머스커, 론 클레멘츠

출연 린 어벌조노이스, 버디 해킷, 크리스토퍼 다니엘 반즈, 조디 벤슨, 케네스 마스, 팻 캐럴, 벤 라이트, 패디 에드워즈, 사무엘 E. 라이트

개봉 1991.12.21. / 1997.12.13.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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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잘하는 무대 출신

<리타 길들이기> 공연 장면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만났으니 그를 '무비스타'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는 의외로 정통 연기 교육을 받은 무대 배우 출신이다. 일단 그는 런던 예술교육학교(줄리 앤드류스를 배출한 곳)에서 교육을 받았고 2009년엔 재정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 중 심사를 통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학생에게 주어지는 '로렌스 올리비에 장학금'을 수여 받았다. 2015년엔 <리타 길들이기>의 리타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선보일 영화 차기작 중 연극 무대 실황을 담은 <이어 포 아이>(Ear for Eye),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하는 <마틸다>를 보면 앞으로도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려는 그의 선택이 돋보인다. 

<이어 포 아이>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