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비디오가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던 시절 <측천무후>와 <비룡검객>으로 중국 드라마(사실 그 시절엔 대만, 홍콩드라마였지만..., 이하 중드)의 세계에 발을 디딘 지 n년. 허접한 CG를 오롯이 배우의 연기로 극복하던 무협 시리즈부터 중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은 <랑야방: 권력의 기록>까지, 영상 콘텐츠 시장의 비주류였던 중드가 독특한 매력의 대안재로 부상하기까지의 과정을 함께한 1인으로서 요즘 불어오는 중드 바람이 마냥 반갑기만 하다. 물론 그간 <판관 포청천>이나 <황제의 딸>처럼 대중적 인기를 얻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중드 팬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양조위의 <의천도룡기>나 황효명, 유역비의 <신조협려>(개인적으론 유덕화-진옥련판을 더 좋아하지만) 같은 명작들조차 '무협물'로 가볍게 소비되는 경우가 대부분 아니었던가.

<의천도룡기>와 <신조협려>

우리나라 드라마보다 촌스러운 때깔에 리액션은 과장되고 설명조로 풀어가는 전개 방식. 확실히 세련되고 멋지진 않다. 중간에 잠시 '일드', '영드'에 한눈 팔긴 했지만 중드에 한결같이 애정을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드 저변에 깔린 정서와 사고방식에 공명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사(正邪)의 가치를 아우르는 협(俠)의 정서와 호쾌함, 의로움, 시적인 풍류. 사극부터 현대극에 이르기까지 중드를 관통하는 일관된 정서는 현대 사회에서 느끼기 힘든 낭만을 불러일으키며 불안한 내 청춘에 작은 위로와 안식을 주었다. 물론 시적인 이름의 유려한 무공과 화려한 의상을 감상하는 재미 역시 상당했고.

자, 'Made in China'라는 편견을 버리고 풍류와 낭만이 살아 숨쉬는 중드의 세계에 들어와보시라. 사자성어, 역사에 유식해지는 건 덤이다.


입문자를 위한 추천작
치열한 두뇌 싸움을 즐기는 당신을 위한 정치 사극, <랑야방: 권력의 기록>

책사 매장소의 내 친구 정왕 황제 옹립기. 정쟁에서 희생된 적염군 원수의 아들 임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되살아나 이름부터 얼굴까지 바꾸고 재야의 킹메이커로 수도에 입성해 복수를 하는 설정은 흡사 남성판 <아내의 유혹> 같기도 하다. 황위 다툼에서 비껴나 있던 죽마고우 정왕을 정계 중심에 등장시키며 부친의 신원회복을 이루고, 나아가 그를 황제로 옹립함으로써 한 때 자신이 꿈꾸었던 정치를 펼치며 진정한 복수에 성공한다는 내용.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치밀한 구성,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탄탄한 연출, 구멍 없는 연기, 세련된 화면, 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상징하는 화려한 의상까지 빠지는 것 하나 없는 완성도 높은 명작. 단, 등장인물 관계가 복잡해서 처음엔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럴 땐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인물 관계도를 옆에 놓고 보는 것도 방법이다.

출처 program.tving.com/zhtv/langyabang

일단 3~4회만 넘어가면 정신없이 빠져들게 된다. 나중엔 주인공 매장소를 연기한 호가의 얼굴만 보면 절로 "종주님!"을 외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음.

랑야방 : 권력의 기록

연출 공생, 이설

출연 호가, 왕카이, 류타오, 황웨이더, 고흠, 진룡, 오뢰

방송 2015, 중국 북경B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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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의:미완의 책사> (원제: 군사연맹)

지금 따끈하게 방송 중인 정치 사극. 삼국지라는 익숙한 소재를 참신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삼국지의 조연이었던 사마의의 일대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팽팽한 심리전과 허를 찌르는 희극을 절묘하게 오가는 섬세한 연출과 밀도 있는 스토리, 연기의 달인들이 보여주는 디테일한 연기가 탁월하고, 통념을 깨는 사마의-장춘화의 부부 관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랑야방> 이후 제대로 된 정치 사극에 굶주렸던 이들에게 강추!!!
그 외, <신삼국>, <대진제국>도 추천한다.

사마의 : 미완의 책사

연출 장영신

출연 오수파, 리천, 류타오, 위허웨이, 장균녕, 당예흔, 적천임, 장지계, 왕칭송, 왕동, 단건차, 소순요, 류환

방송 2017, 중국 강소위성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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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암투물의 끝판왕, <옹정황제의 여인> (원제: 후궁견환전)

화려한 궁중사극을 즐기는 당신에게 권함. 청나라 옹정제 시기 후궁의 정치 드라마라고나 할까. 궁중의 권력다툼과 치정, 로맨스가 어우러진 자극적인 스토리와 계속해서 성장하고 변해가는 입체적인 인물들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 번 시작하면 계속해서 사건이 휘몰아치는 통에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 같은 드라마. 황궁이 배경인 만큼 화려한 볼거리에 배우들 연기도 섬세하고 다 좋은데, 남자주인공이 전형적인 미남과가 아니라는 게 유일한 흠. (그래도 볼수록 매력 터지는 타입이다.) 그 외, 임심여 주연의 <미인심계>도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중드 좀 본 사람이라면 친숙한 배우들의 예전 모습을 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다.

옹정황제의 여인

연출 정샤오룽

출연 손려, 젠빈천, 채소분, 유설화, 장흔, 장아맹, 이동학, 장효룡, 전청일, 손천, 우리펑

방송 2011, 중국 북경B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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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심계

출연 임심여, 대춘영, 진검봉, 라진

방송 2010, 중국 상하이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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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린 로맨스 드라마, <보보경심>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방송된 드라마 <보보경심:려>의 원작. 청나라 강희제 시절 황자들의 황위다툼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타임슬립 로맨스를 버무린 로맨스 드라마의 정석이다. 황권 다툼의 소용돌이에서 마음 편히 사랑하지 못한 채 마음 졸이며 살아야 했던 여자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섬세하다. 여자주인공 류시시의 눈물 연기가 압권.

보보경심

연출 이국립

출연 류시시, 유송인, 오기륭, 정가영, 원홍, 목정정, 장뢰, 엽조신, 임경신, 한동

방송 2011, 중국 후난위성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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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릉왕>

청나라 시대의 변발이 부담스러운 로맨스팬을 위한 추천작. 중국 고대 4대 미남으로 꼽히는 북제의 난릉왕이 주인공인 팩션 로맨스 사극. 전신(戰神)이라 불릴 만큼 맹장이었지만 아름다운 외모 탓에 전쟁터에선 오히려 가면을 써야 했다는 아이러니한 운명의 주인공과 가상의 인물인 무족 후예 양설무의 애절한 사랑과 북주 황제 우문옹의 우직한 짝사랑이 심금을 울린다. 남자주인공 미모만으로 본전 뽑는 작품. 그 외, 스승과 제자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 <화천골>도 함께 보기 좋다. CG의 압박이 크다지만, 일본 전대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난릉왕

출연 풍소봉, 임의신, 진효동, 적천임, 호우외, 위천상, 모림림, 고란촌

방송 2013, 중국 드래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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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골

연출 임옥분, 고림표, 양성권

출연 조려영, 곽건화, 마가, 장단봉, 장흔, 리순, 안열계, 서해교, 강뢰, 포천기, 궁정남

방송 2015, 중국 후난위성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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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버린 연애 세포의 부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삼생삼세 십리도화>

신선들의 사랑을 다룬 선계 판타지 드라마. 신선계 최강 완벽남 야화와 연애세포 제로 구미호족 여신 백천의 로맨스가 가슴절절하게 펼쳐지지만, 기존 로맨스 드라마의 공식처럼 악역의 만행으로 혈압 올라 뒷목 잡을 일 없이 산뜻하게 전개된다. 도교의 세계관에 산해경 속 신화적 아이템을 결합한 참신한 설정, 아름다운 비주얼, 개성 뚜렷한 인물들, 쫄깃한 스토리의 웰메이드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

출연 양미, 장지요, 디리러바, 련혁명, 고위광, 장빈빈, 조우정, 황몽영

방송 2017, 중국 저장위성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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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원제: 하이생소묵)

돌고 돌아 첫사랑을 이루는 커플의 이야기. 몇 년의 기다림 끝에 첫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판타지인데, 남주 허이천은 그야말로 '판타지의 궁극'이다. 한 때 '억년수행남'(억년을 수행해야 얻을 수 있는 남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을 만큼 외모, 능력, 일편단심에 다정다감함까지, 뭇 여성들의 판타지를 그대로 구현해낸 인물이다. 삭막한 현실에서 대리만족하고픈 여성들에게 강추하지만, 유부녀들은 주의할 것. 옆에 있는 남편이 오징어로 보이며 짜증지수 급등할 수 있음. 그 외, <미미일소흔경성>도 함께 보면 좋다. 게임을 통해 연애하는 캠퍼스 러브 스토리로 중국의 대세 청춘 스타 양양과 정솽의 미모가 열일한 드라마. 청춘들의 유쾌발랄 좌충우돌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이 선샤인

출연 종한량, 당언, 담개, 양륵

방송 2015, 중국 드래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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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일소흔경성

연출 임옥분

출연 양양, 정솽, 모효동, 백우, 우준봉, 정업성, 송흔가이, 진어, 장혁, 최항

방송 2016, 중국 강소위성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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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웨이보, 바이두


만두여사 /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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