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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과 그레타 거윅의 공통점은? 칸영화제 여성 심사위원장의 영화들

그레타 거윅 감독 (사진 출처 = 게티이지미)
그레타 거윅 감독 (사진 출처 = 게티이지미)


그레타 거윅 감독이 2024년에 열리는 제7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이로써 그레타 거윅은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최초의 미국 여성 감독이 되었다. 그녀는 지난 7월 글로벌 히트작 <바비>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여성 최초로 매출액 10억 달러를 돌파해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 그녀가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된 이유 또한 <바비>의 활약 덕분이다. 칸영화제 측은 거윅을 “현상 유지를 뒤흔드는 우리 시대의 히로인”이라 언급했고,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그레타 거윅은 세계 영화의 쇄신을 대담하게 구현하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칸영화제 최초의 여성 심사위원장은 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였다. 이후 배우 소피아 로렌, 잉그리드 버그만, 잔느 모로 등이 뒤를 이었고, 여성 감독 심사위원장으로는 뉴질랜드의 필름메이커 제인 캠피온에 이어 그레타 거윅이 두 번째로 맡게 되었다. 내년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을 그레타 거윅의 영화와 함께 역대 칸영화제의 여성 심사위원장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잉그리드 버그만 - <카사블랑카> (1942)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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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전쟁드라마 <카사블랑카>는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남긴 영화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쓴 하드보일드 탐정 캐릭터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험프리 보가트는 <카사블랑카>에서 전쟁 중에도 사랑과 양심을 잃지 않는 로맨틱한 남자로 완벽히 변신했다. 그는 파리에서도 카사블랑카에서도 여전히 사랑하는 옛 연인에게 이 말을 속삭인다. 로맨틱한 이 대사는 사실 오역에 가깝다. 영문 “Here's looking at you, kid”는 ‘당신을 바라보며’라는 의미이지만, 일본을 거치고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로 바뀌었다. 정작 우리의 기억에 남는 문장은 오역으로 빚어진 후자의 대사이다(물론 원어 대사 자체도 명대사로 뽑히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다. 전쟁 중 유럽인들의 큰 희망은 자유의 땅 미국으로 가는 것이다. 탈출구는 리스본이었으나 곧장 가긴 힘들었기에 우회하는 피난민이 아프리카를 가로질러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로 모였다. 이곳에서 돈이 있는 사람들은 통행증을 구하여 미국으로 갈 수 있었으나 대부분은 그럴 수 없었다. 망명한 미국인 릭(험프리 보가트)은 피난민들로 가득한 이곳 카사블랑카에서 술집을 운영한다. 어느 날 비시 정권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주도자 라즐로(폴 헨레이드)와 그의 아내 일자(잉그리드 버그만)가 릭의 가게를 찾는다. 그렇게 릭은 옛 연인이었던 일자와 재회하게 되고, 파리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영화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레지스탕스 운동가의 아내 역을 맡아 훌륭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다. 그녀는 1973년 제25회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그해에는 <마테이 사건>(프란체스코 로시>과 <천국으로 가는 노동계급>(엘리오 페트리) 두 편이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를 받아 황금종려상을 공동 수상했다.

 

잔느 모로 - <쥴 앤 짐>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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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 모로의 자유로운 이미지는 혁신적인 누벨바그의 정신에 완벽히 부합했다. 루이 말의 영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에서 잔느 모로는 사랑 때문에 방황하는 외로운 얼굴을 연기했다면,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 <쥴 앤 짐>에서 그녀는 제멋대로 달리고 물에 뛰어드는 자유의 화신이 되었다. 그녀의 자유로움은 너무도 당연해 보여서 관객들의 도덕적 판단을 마비시킨다. 1912년 파리, 청년 쥴(오스카 베르너)과 짐(앙리 세르)은 예술과 문학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우정을 쌓는다. 두 청년은 어느 날 친구가 소개한 여인 조각상의 미소에 매료된다. 얼마 후 이들은 그 미소를 닮은 여인 카트린(잔느 모로)을 만나고, 이상적인 여인 카트린에게 동시에 빠져든다. 그러나 먼저 주도권을 잡은 쥴이 카트린과 교제를 시작하고, 세 사람은 미묘한 긴장 관계를 유지한 채 함께 지낸다.


<쥴 앤 짐>은 다양한 연출 기법이 빛을 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기존의 도덕관념을 뒤흔드는 영화의 주제를 핸드헬드, 정지 화면, 360도 파노라마 등 당시에는 새로웠던 연출 기법으로 드러낸다. 쥴과 짐, 카트린이 다리 위에서 경주를 하며 내달리는 명장면도 핸드헬드와 초고속 촬영 기법이 더해져 탄생했다. 이에 감미로운 조르주 들루뤼의 음악은 영화에 낭만성을 더한다. 잔느 모로는 1975년 28회와 1995년 48회 두 번에 걸쳐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1975년 황금종려상은 <불타는 해의 연대기>(모하메드 라크다르 하미나), 1995년 황금종려상은 <언더그라운드>(에밀 쿠스트리차)이 받았다.

 

케이트 블란쳇 - <캐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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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헤인즈의 영화 <캐롤>은 1950년대 뉴욕, 동성애가 금기시되던 시대 속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어느 날, 백화점에서 장난감을 파는 직원인 테레즈(루니 마라)는 딸의 선물을 사러 온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마주한다. 둘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에게 이끌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함께 떠난다. 캐롤은 우아하고 중후한 겉모습 속에 취약함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이런 캐롤의 이중성을 미묘한 눈빛과 표정 속에 담아냈다. 그녀는 <캐롤>에서 자신의 감정이 드러나야 하는 부분과 ‘테레즈가 바라보는 시선 속의 캐롤’을 분리해서 연기했다.


필름 촬영된 영화는 1950년대의 분위기와 텍스처를 재현해 냈다. 토드 헤인즈는 <캐롤>의 미장센을 좀 더 실감 나게 구성하기 위해 50년대 뉴욕의 거리를 담은 사진작가 사울 레이터의 사진들을 참고했다. <캐롤>의 미장센은 시대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시대 속 인물의 한계도 표현하는 서술 장치가 되기도 한다. 자동차의 창문과 거울 등의 프레임 활용은 두 여성이 사회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드러낸다. 케이트 블란쳇은 2018년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어느 가족>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겼다.

 

그레타 거윅 - <레이디 버드>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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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거윅 감독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후 하나의 성장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레이디 버드>는 떠나고 나서야 사랑할 수 있었던 고향과 엄마에 대해 그녀가 써 내려간 러브레터다. 크리스틴(시얼샤 로넌)은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레이디 버드’라고 부른다. 그녀는 자신의 고향 새크라멘토를 끔찍이 싫어하며, 뉴욕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녀의 엄마는 이를 반기지 않고, 좀처럼 맞지 않는 둘은 자주 다투게 된다. 결국 크리스틴은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에 있는 대학교에 원서를 넣고 합격하게 되지만, 그녀의 뉴욕 생활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레이디 버드>는 한 해의 시작과 끝을 강조하는 구성을 보인다. 크리스틴은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졸업식과 같은 굵직한 일들을 통해 조금씩 성장한다. 끝을 향해 가는 세계에는 뚜렷하게 상실의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끝내 크리스틴이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고향과 엄마에 대한 사랑을 인정할 때 그녀는 자신의 삶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레타 거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2024년 77회 칸영화제에서 어떤 영화가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누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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