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는 왜 둘이 되었나?' 머릿속을 파헤쳐 심리의 깊이를 파고드는 2024년 영화 3가지

(왼쪽부터)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새벽의 모든〉, 〈마더스〉
(왼쪽부터)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새벽의 모든〉, 〈마더스〉

 

우리는 ‘병(disease)’을 다룬 영화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영화 <감기>(2013)와 <컨테이젼>(2011) 등은 전염병을, <안녕, 소중한 사람>(2022)과 <태양의 노래>(2006) 등은 희귀병을 투과해 관계와 사회의 본질적 성질을 담아낸다. 그중 가시적이지 않으면서도 개인의 행동양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신적 문제는 인간을 탐구하고자 하는 영화가 가장 관심을 가질 법한 소재이다. <더 파더>(2021, 알츠하이머)와 <뷰티풀 마인드>(2001, 조현병), <레퀴엠>(2000, 중독) 등이다. 현실과 밀접한, 그럼에도 꽤나 이질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정신병리학적 이슈를 다룬 2024년 신작 영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조커: 폴리 아 되>

공유정신병적 장애/병적 웃음 증후군(PLS)

 

〈조커: 폴리 아 되〉
〈조커: 폴리 아 되〉

 

오는 10월 개봉 예정인 <조커: 폴리 아 되>는 영화의 부제목에 특정 정신 질환을 명명하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폴리 아 되(Folie à deux)’는 공유정신병으로 정신병적인 증상이나 사고방식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관계에 있어 주도적인 사람이 특정 정신병을 앓고 있을 때 그것이 그에 의존적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이다. 주로 관계에 있어 주도적인 이가 특정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그에 의존적인 이가 같은 병을 공유하게 된다.

 

전 세계적인 화제의 몰고 왔던 영화 <조커>(2019)의 후속작인 <조커: 폴리 아 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망상’ 등을 겪는 주인공 아서 플렉이 사회의 멸시 속에 연속적인 살인을 벌인 후 아캄 수용소에 수감된 이후의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 10일 배급사 워너브라더스가 공개한 1차 예고편에 따르면 고담 시의 범죄자 재활 센터인 아캄 수용소에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할리 퀸젤(레이디 가가)를 만나게 된다. 아서에게 “당신처럼 의미 있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고 전하는 할리의 말이 이어지고, 조커(아서 플렉의 페르소나)와 유사한 모습을 한 할리가 등장한다. 전작 <조커>가 사회에서 소외된 아서 플렉이 악의 상징인 조커로 각성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조커: 폴리 아 되>는 조커에 영감을 받은 할리 퀸젤이 그에게 감응해 변화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을 터뜨리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아서 플렉의 이 질병은 ‘병적 웃음 증후군’으로서 정신 질환은 아니다. 감정과 상관없이 웃음을 터뜨리게 되며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병적 웃음 증후군은 희귀 신경 장애이다. 전두엽이나 신경회로의 문제가 주원인이며 종종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원인의 상당수가 뇌졸중으로 인한 발병으로 실제 뇌졸중 발병 후 1년 이내에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새벽의 모든>

공황장애/생리 전 증후군

〈새벽의 모든〉
〈새벽의 모든〉

오는 5월 1일 시작하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일본 영화계의 뉴웨이브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이 선정되었다. <새벽의 모든>은 세오 마이코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공황장애를 앓는 남자 야마조에 타카토시(마츠무라 호쿠토)와 월경 전 증후군(PMS)를 앓는 여자 후지사와 미사(카미시라이시 모네)의 이야기를 담는다.

 

<새벽의 모든>의 남자 주인공 야마조에가 앓고 있는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불안장애이다. 예기치 않게 강렬한 공포감이 몰려오는 이 질환은 호흡 곤란과 지각 이상, 이인증(정신과 육체가 분리된다고 여기는 경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유전적, 심리적, 인지적 요인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공황장애는 국내에서 소위 ‘연예인 병’으로 알려져 있다. 언젠가부터 많은 연예인들이 매체를 통해 투병 사실을 고백하며 이 질환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 그러나 공황장애는 연예인과 같은 독특한 직업인이거나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야만 발병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2년 공황장애 환자 수는 약 24만 명으로 2018년(약 16만 명)에 비해 43% 증가했다. 최초 발병 연령은 25세이고 전체 공황장애 환자의 절반이 중장년층이다.

 

한편, <새벽의 모든>의 또 다른 주인공 후지사와가 미사가 겪는 문제인 ‘월경 전 증후군(PMS)’은 정신 질환에 속하지는 않는다. 산부인과 질환인 월경 전 증후군은 증상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경우 ‘생리 전 불쾌장애(PMDD)’로 판단하여 우울 장애에 속하는 정신과 질환으로 분류한다. 생리 전 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메스꺼움, 불면증, 요통 등의 신체적 증상과 우울함, 분노, 집중력 저하 등의 정신적 증상이 있다. 2022년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여성 청소년의 64%, 성인 여성의 83%가 생리 전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블랙스완>(2010), <기묘한 이야기>(2016)의 할리우드 유명 배우 위노나 라이더가 2002년 생리 전 증후군 증상의 일환인 도벽 충동으로 인해 절도를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미 비벌리힐스의 옷 가게에서 약 6000달러 상당의 옷을 훔치다 검거된 위노나 라이더는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480시간 그리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마더스>

망상

〈마더스〉
〈마더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마더스>는 의심과 집착으로 인한 ‘망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가정을 이룬 절친한 이웃 셀린(앤 해서웨이)과 앨리스(제시카 차스테인)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으며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앨리스는 우연히 셀린의 아들 맥스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실의에 빠진 셀린은 앨리스를 멀리하고 그런 앨리스는 맥스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빠진다. 불편한 시간 속에서 관계를 회복하나 싶었지만 앨리스는 자신의 아들 곁을 맴도는 셀린에 대한 의심과 경계의 마음이 자라나며 엄청난 불안에 휩싸인다.

 

망상 장애는 현실 판단력에 대한 장애로 생기는 그릇되고 고정된 믿음이 생기는 정신병적 질환이다. 발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대표적인 망상의 종류로는 타인이 자신에게 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는 ‘피해 망상’, 자신이 실제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과대망상’, 감염이나 악취 등 신체를 왜곡해 인지하는 ‘신체 망상’ 등이 있다.

 

이러한 망상 장애는 대부분의 환자가 스스로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한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를 동반하면 충분히 호전되는 질환이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요구된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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