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수능... 고개를 들어 이 영화를 볼 것!

2024학년도 수능이 끝이 났다. 매해 칼바람으로 수험생들의 어깨를 굳게 했던 수능 한파도 없이 비교적 훈훈한 날씨였다. 필자에게 수능이란 까마득한 기억이지만 분명한 것은 당시에는 그것이 인생의 전부와 같아 어스름한 저녁 수능장을 나오면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다. 삶의 큰 관문을 통과한 이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며 여전히 수능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여기에 주목해 봐도 좋겠다.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모아보았다. 참고로 아래 작품의 대부분은 수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을식이는 재수 없어>

 

〈을식이는 재수 없어〉 포스터
〈을식이는 재수 없어〉 포스터

 

<을식이는 재수 없어>는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에서 최장기간 인기리에 연재된 이경석 작가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2016년 9월 IPTV로 공개된 이 작품은 당해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패밀리 존’ 섹션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는 뭘 해도 재수 없는 을식이와 각진 턱의 흥식이 그리고 골목대장 콤비 밤톨과 뚱땡 등 친구들의 엉뚱한 일상을 담아낸다. 밤톨과 뚱땡에게 복수하려는 을식이가 자신의 피부병을 밤톨에게 옮기기 위한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엉뚱한 복수’, 깍쟁이 반장 소현이를 두고 삼각관계에 빠진 흥식과 밤톨의 대결 ‘어머 차였대!’, 각자의 목표를 위해 축구 경기에 참여한 아이들을 그려낸 ‘사랑의 골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을식이는 재수 없어〉
〈을식이는 재수 없어〉 

<을식이는 재수 없어>는 웨이브, 티빙, 왓챠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수능을 치려면>

〈수능을 치려면〉
〈수능을 치려면〉

 

김선빈 감독의 영화 <수능을 치려면>은 좀비 시대에 수능을 치르기 위해 길을 떠나는 다섯 명의 여고생의 고군분투를 담는다. 밤에만 출몰하는 좀비의 특성으로 좀비 시대에도 수능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재수만큼은 면하고 싶은 여고생 유리는 긴장된 마음으로 수능장으로 향하는 봉고차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대낮부터 좀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유리는 난생처음 운전대를 잡게 된다.


지극히 판타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2017년 경북 포항에 진도 6의 지진이 났을 때에도,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일 때에도 학생들은 수능 시험장에 모여 앉았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수능을 치려면>의 세계관이 터무니없는 설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중 유일하게 수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내용의 작품이기에 수능을 막 끝낸 학생들이라면 더욱 몰입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부터 붙어라 Passe ton bac d'abord>

〈대학부터 붙어라〉
〈대학부터 붙어라〉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영화 <대학부터 붙어라>는 연출을 맡은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데뷔작 <벌거벗은 어린시절>(1968)의 속편이다. <벌거벗은 어린시절>은 엄마에게 버림받은 10살 소년 프랑수아가 보육시설에서 자라며 방황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모리스 피알라 감독은 <사탄의 태양 아래서>로 제4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벌린 입>, <반 고흐> 등 인간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가 드러나는 색채를 띠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학부터 붙어라>는 1970년대 말 실업률이 심각한 프랑스 북부를 배경으로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지도 취업을 하지도 못한 아이들의 두려움을 조명한다. 엘리자베스, 필립, 아그네스, 베르나르 등은 불분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모인다. 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서고 이들은 서로 다른 운명의 파도 속에 몸을 맡긴다.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Ne nous soumets pas à la tentation>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중년의 가장이자 변호사인 트리스탄은 아내 라셸이 출장을 간 사이 우연히 10대 소녀 안나를 만난다. 곤경에 빠진 안나를 도와주며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트리스탄. 둘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복귀에 트리스탄은 안나를 조카라고 소개하고 셋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영화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는 중년의 남성 트리스탄과 그의 부인 라셸 그리고 아름다운 10대 소녀 안나, 이 세 사람의 관점에서 각각 사건을 따라가며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더욱 다층적으로 구성된다.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특별한 장치 없이도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차옌느 캐론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장-프랑수아 가로드, 길러미티 마그니즈, 아그네스 델라체어가 출연하고 안나의 남자친구 스테판 역을 <추락의 해부>, <신의 은총으로>로 잘 알려진 배우 스완 아르라우드가 맡아 연기했다.

 

영화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는 왓챠와 U+모바일tv 등에서 볼 수 있다.


<진주는 공부 중>

〈진주는 공부 중〉
〈진주는 공부 중〉

 

영화 <진주는 공부 중>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영화프로젝트로 제작한 4번째 극영화 <시선 1318> 중 한 작품이다.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시선 1318>은 2009년 개봉한 옴니버스 영화로 13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 인권문제에 대해 다룬 작품을 엮었다. 청소년 미혼모 이야기를 담은 <릴레이>(이현승 감독), 진로에 대한 불안함을 다룬 <유.앤.미>(전계수 감독), 필리핀 출신 새엄마가 아이와 함께 서울 나들이를 계획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달리는 차은>(김태용 감독), 비트박스를 하는 여학생의 이야기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체>(윤성호 감독) 등이 그것이다.

 

<시선 1318>는 시나리오가 국어 교과서(지학사)에 실리는 놀라운 결과를 낳기도 했다. 특히 김태용 감독의 <달리는 차은>은 시나리오 전체가 담겼다. 당시 상영 중인 영화가 교과서에 실리는 전무후무한 사건에 지학사 측은 “시나리오 자체가 우수한데다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이 접목된 영화의 주제가 시의적절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방은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진주는 공부 중>은 같은 반 친구인 전교 1등 박진주와 전교 꼴등 마진주를 주인공으로 한다. 1등에 대한 강박 증세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 박진주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풀어냈다. 성적 고민에 요양원에 입원까지 하는 박진주 역은 배우 남지현이, 전교 꼴찌 마진주 역은 배우 정지안이 맡았다.

영화인

[인터뷰] “100년 만의 흥행 신화, 다시 오리라 믿었다.” '사무라이 타임슬리퍼' 야스다 준이치 감독 ②
NEWS
2026. 7. 1.

[인터뷰] “100년 만의 흥행 신화, 다시 오리라 믿었다.” '사무라이 타임슬리퍼' 야스다 준이치 감독 ②

에도 시대 말과 현대 시대극 촬영 현장이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전자는 메이지 유신을 앞두고 막부가 쇠퇴하던 시대이자, 후자는 70-80년대 시대극 전성기를 지나 제작이 어려워진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 두 시기를 겹쳐놓았다는 게 흥미로왔는데요. ​이 영화의 ‘현재’는 2007년 설정인데요. 지금은 시대극이 거의 사라졌고 당시 이미 TV 시대극이 사극이 도태되고 한 두편 제작되고 있었던 때죠. TV에서도 ‘이제 시대극은 사라질 것이다. ’ 이런 이야기들을 했고요. 농부로서 볼때 농사도 정부 정책 등의 변화로 어려운 시기였어요. 사람들이 우리 ‘이러다 우리 모두 빵만 먹게될거야’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영화도 마찬가지죠. 디지털 전환이 되고 OTT 시대가 오면서 사라질 것들이 눈에 보이잖아요.

[인터뷰] “100년 만의 흥행 신화, 다시 오리라 믿었다.” '사무라이 타임슬리퍼' 야스다 준이치 감독 ①
NEWS
2026. 7. 1.

[인터뷰] “100년 만의 흥행 신화, 다시 오리라 믿었다.” '사무라이 타임슬리퍼' 야스다 준이치 감독 ①

다시 봐도 놀랍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2017) 흥행 사례 말이다. 300만엔(2천8백50만원)의 적은 제작비, 워크숍 작품으로 만들어 2개관에서 상영을 시작한 이 영화는, 무려 30억엔(284억원)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일본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 본인도 ‘카멈’의 후속작들로 전작의 기록을 깨진 못했다. 그만큼 넘사벽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기록은 깨지라고 존재하는 지 모른다. 카멈의 신화는 그로부터 8년이 지나, 교토의 시대극 촬영소에서 실현됐다. 야스다 준이치 감독이 연출한 타임슬립물 〈사무라이 타임슬리퍼〉(2025)는 2,600만엔(2억 5천만원) 제작비 10억엔(90억원) 기록적 수익을 올리며 일본 자주영화 의 힘을 또 한번 입증했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