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수많은 영화가 있다.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쓴다. ‘씨네플레이’는 ‘씨플 재개봉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봉하면 당장 보러 갈 영화, 실제로 재개봉하는 영화들을 소개해왔다. 이번에 만나볼 영화는 20년 전, 1998년 3월에 개봉한 <굿 윌 헌팅>이다. 2016년 8월에 한 차례 재개봉했다.
굿 윌 헌팅
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맷 데이먼, 로빈 윌리엄스, 벤 애플렉, 스텔란 스카스가드, 미니 드라이버 개봉 1998년 3월 21일 재개봉 2016년 8월 17일 상영시간 126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굿 윌 헌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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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맷 데이먼
개봉 1997 미국
천재 윌 헌팅(맷 데이먼)은 사고뭉치다. 사고뭉치라는 말로는 많이 부족하다. 폭행, 자동차 절도, 경찰 사칭 등 전과가 수두록하다. 고아인 그는 어린 시절 입양과 파양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학대도 당했다. 이 천재의 현 직장은 MIT 대학교다. 청소부로 일한다. 복도를 청소하던 중 그는 칠판에 적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낸다. 그의 재능, 천재성을 알아본 램보(스텔란 스카스가드) 교수는 경찰 폭행으로 감옥에 가게 된 윌을 구하려 한다. 대학 동창인 심리학 교수 숀(로빈 윌리엄스)에게 윌을 맡긴다. 숀과 함께하며 윌은 조금씩 상처를 치유한다.
<굿 윌 헌팅>은 천재 반항아가 자아를 찾아나가는 성장 영화다. 언제 봐도 좋을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며 눈에 띈 몇 가지 요소들을 소개한다.
꼬꼬마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새파랗게 어린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었다. 무려 20년 전이니 그럴 만도 하다. 제이슨 본, 배트맨 이전의 풋풋한 모습이 새롭다. 가난한 보스톤 남부 출신의 껄렁껄렁하고 별 볼일 없는 청춘 연기도 일품이다. 청춘? 그냥 ‘양아치’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특히 벤 애플렉의 연기가 자연스럽다. 입만 열면 욕을 달고 다니는 처키는 영화 후반부에서 윌이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재를 다룬 천재의 각본
윌과 처키를 비롯한 친구들은 쉴 새 없이 떠든다. 시시껄렁한 농담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건 <굿 윌 헌팅>의 분명한 장점이다. <굿 윌 헌팅>은 대화로 가득 찬 영화다. 어느 영화가 그렇지 않겠냐 싶지만 <굿 윌 헌팅>은 뭔가 다르다. 윌과 처키를 비롯한 친구들뿐만 아니라 윌과 하버드 대학을 다니는 연인 스카일라(미니 드라이버), 무엇보다도 숀과 윌의 대화로 가득 차 있다.
영화 속 대화의 많은 부분은 윌에서 비롯된다. 윌의 대사에선 천재성이 묻어난다. 스카일라 앞에서 다른 하버드 대학생에게 자신의 지식을 늘어놓을 때는 속사포처럼 말을 뱉어낸다. 상대방은 말문이 막히고 그 대사를 듣는 관객도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스카일라에게 자신의 형이 12명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 12명의 이름을 3초 안에 말할 때도 마찬가지다. 스카일라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다시 말해보라고 하지만 윌은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한다.
윌의 반대편에는 숀이 있다. 로빈 윌리엄스의 대사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로빈 윌리엄스는 관객들이 그의 말을 경청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윌과의 두 번째 만남 때 숀은 윌에게 “너는 그냥 어린 애일 뿐”이라면서 윌에게 그의 치기어린 모습을 일깨워준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숀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면서 숀의 말에 힘을 보탠다.
윌과 숀을 비롯한 <굿 윌 헌팅>의 대사는 웃기고 재치있고 감동적이다. 이 대사는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미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 보스톤을 배경으로 한 <굿 윌 헌팅>의 각본을 함께 썼다. 로빈 윌리엄스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을 통해 <굿 윌 헌팅>의 각본을 받았다. 각본이 맘에 든 그는 코폴라 감독에게 “이 친구들이 대체 누구냐”고 물었다고 한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굿 윌 헌팅> 각본에서 천재성을 발견한 이는 지금 성추문으로 몰락한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굿 윌 헌팅> 시나리오 60페이지에 엉뚱하게도 윌과 처키의 섹스 신을 넣었다. 일부러 그렇게 했다. 두 사람은 할리우드 모든 메이저 스튜디오에 각본을 보냈는데 누가 실제로 자신들의 시나리오를 읽었는지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라맥스의 대표였던 하비 와인스타인이 유일하게 그 페이지의 섹스 신이 이상하다고 언급했고, 두 사람은 미라맥스와 계약했다.
선생님은 로빈 윌리엄스
2014년 로빈 윌리엄스가 생을 마감했다. <굿 윌 헌팅>에 등장했던 보스턴 퍼블릭 파크의 벤치에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는 꽃을 놓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서 그 벤치는 매우 조용하고 사람들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촬영 당시에는 엄청난 스타였던 로빈 윌리엄스를 보러 온 사람들이 3천 명도 넘게 있었다고 한다.
<굿 윌 헌팅>은 로빈 윌리엄스 없이는 불가능한 영화다. 그의 가장 유명한 대사는 “윌, 너의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다. 윌은 힘없이 대꾸한다. “알고 있어요.” 숀은 계속 말한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윌은 또 대답한다. 알고 있다고. 숀은 “넌 몰라, 네 잘못이 아니”라고 또 말한다. 그때 카메라가 한 걸음 들어간다. 숀의 등 뒤로 윌의 얼굴이 보인다. 카메라의 움직임과 함께 관객은 동요하는 윌의 얼굴을 본다. 결국 윌은 울음을 터뜨리고 숀의 품에 안긴다. 윌이 자신의 과거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이다.
역시 선생님 역할은 로빈 윌리엄스다. <죽은 시인이 사회>와 <굿 윌 헌팅>은 로빈 윌리엄스에게, 로빈 윌리엄스를 보는 관객에게 모두 특별한 영화다. 로빈 윌리엄스는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굿 윌 헌팅>을 다시 보며 어린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풋풋했던 모습, 그들이 쓴 톡톡 튀는 리듬의 대사의 각본, 선생님 연기의 끝판왕 로빈 윌리엄스에 대해 생각해봤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굿 윌 헌팅>을 다시 보며 엘리엇 스미스의 음악을 좋아했던 게 생각났다. 이 영화를 통해 앨리엇 스미스의 노래를 알게 됐던 것 같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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