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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 헌혈 영화관람권 원가 3900원 매입… 영화계 "가격 후려치기" 비판

영화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적십자사(적십자사)의 헌혈 답례품용 영화 관람권 대량 구매 계약이 영화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적십자사가 정상가의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관람권을 구매하기로 해 '가격 후려치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지난달 22일 영화 티켓 65만3천여 장의 판매처를 찾는 입찰 공고를 냈다. 배정된 예산은 32억6천여만 원으로, 티켓 한 장당 5천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롯데시네마가 단독 응찰한 결과, 양측은 협의를 거쳐 이달 6일 장당 3천924원에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평일 관람권 정가(1만4천원)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CGV와 메가박스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적십자사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해 극장 간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부추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130만장을 판매할 수 있는 확실한 루트인 만큼, 그동안은 극장들이 남는 게 거의 없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해왔다"면서도 "그러나 가격 후려치기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기초 금액이) 바닥을 치고 출혈 경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러한 저가 구매가 영화 제작 환경과 콘텐츠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티켓 판매 수익이 극장과 투자배급사 간에 분배되는 구조에서, 티켓 가격 하락은 새로운 영화 제작 투자 여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영화 티켓 가격 문제는 극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영화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객단가(관객 1인당 실제로 부담하는 평균 입장권 가격)인 9천700원도 너무 낮아 배급사와 제작사가 극심한 어려움에 부닥친 상황에서 3천900원대로 티켓을 파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적십자사는 과거 입찰·계약 금액 등을 고려하고 계약 가능성을 판단해 관련 예산과 기초금액을 정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계약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예산 절감은 국가기관이 가져야 할 기본 기조로, 충분한 근거 없이 (티켓 구매) 예산 증액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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