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에 실패했다고 다 재미없는 영화일까요? 이번 주 뒹굴뒹굴 VOD에는 재미에 비해 흥행 성적이 아쉬웠던 한국 영화 5편을 소개합니다. 인정합니다. 추려본 결과, 여기 있는 5편 모두 흥행하기엔 호불호가 갈리는 명확한 지점을 갖고 있는 영화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천편일률적인 흥행 코드들을 벗어나 신선한 시도를 했다고도 느껴졌던 작품들입니다. 혹시라도 놓친 영화가 있다면 이번 주말, 뒹굴뒹굴하면서 가볍게 플레이 버튼을 눌러보시길.

* 이 영화들은 N스토어에서 4/21() ~ 4/27()까지 할인 이벤트(<싱글라이더> 제외)를 진행합니다.


<7호실>
감독 이용승
출연 신하균, 디오
관객수 347,79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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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로는 드물게 블랙코미디 장르를 선택했습니다. 낡은 DVD방을 운영 중인 사장 두식(신하균), 학자금 빚 갚기 위해 DVD방에서 일하는 태정(도경수)이 주인공입니다. 이 이상 망할 것도 없는 상황에 놓인 것 같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들의 사정은 더욱 꼬여갑니다. 팔리지도 않는 DVD방에 기적처럼 매수자가 나타나며 두식의 인생에도 한줄기 빛이 보이는 듯했으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사람이 죽고, 두식은 얼결에 시체를 7호실에 숨기고 봉쇄합니다. 사실 그곳은 태정이 빚 해결을 위해 몰래 마약을 숨겨두던 곳이었죠. 7호실을 둘러싸고 각자의 비밀을 어떻게든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두 사람의 비밀이 들킬까 심장 쫄깃해지면서도 곳곳에 숨겨진 블랙코미디 요소에 피식 웃다 보면 금세 러닝타임 100분이 지나있습니다.

7호실

감독 이용승

출연 신하균, 디오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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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더>
감독 이주영
출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관객수 351,27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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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무척이나 현실적인 드라마를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풀어냅니다. 이런 독특함이 호주의 이국적 배경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증권회사의 지점장으로 일하던 재훈(이병헌). 한순간에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아내와 아들이 살고 있는 호주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발견한 아내 수진(공효진)의 모습은 한국에서의 모습과 달리 무척이나 편안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그녀 옆에는 옆집에 살고 있는 듬직한 남자도 있습니다. 그런 수진 앞에 재훈은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근처만 맴돕니다. 그러던 중 사기당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한국인 워홀러 지나(안소희)를 만나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렇다 할 뚜렷한 갈등과 사건 없이 재훈의 시점으로 담담히 진행되다가 의외의 방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이병헌과 공효진을 캐스팅했지만 35만 명의 관객에 그쳤습니다. 에디터도 뒤늦게 이 영화를 보았는데요. 스포일러 없이 누군가에게 이 영화를 소개, 추천해주기 무척 애매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래서 흥행과 거리가 멀었구나 싶었습니다.

싱글라이더

감독 이주영

출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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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라인>
감독 양경모
출연 임시완, 진구, 박병은
관객수 434,77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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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사기단의 팀플레이 영화. 언뜻 최동훈 감독의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서로 탁구공 튕기듯 주고받는 대사도 그렇고요. 솔직히 <원라인>은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소소하게 볼만한 요소들이 있었는데요. 그간 바르고 정직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임시완이 능청스러운 사기꾼 연기를 하는 점이 의외입니다. <암살>의 일본군 장교 카와구치 슌스케로 얼굴을 알리고,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이솜과 러브라인 연기로 더욱 대중과 친근해진 박병은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여기서 악랄하지만 왠지 섹시한(!) 악역 연기를 펼쳤습니다. 영화는 2005년 성행했던 작업대출(은행 대출이 불가한 사람들에게 직업, 신용등급 등의 조건을 조작해 은행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방식)을 모티브로 갖고 왔습니다. 그야말로 가볍고 편하게 볼만한 영화입니다.

원라인

감독 양경모

출연 임시완, 진구, 박병은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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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
감독 엄태화
출연 강동원, 신은수, 이효제
관객수 510,87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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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장르 영화도 한국에서 흥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강동원을 내세웠지만 50만 관객 수에 그치며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새아버지와 함께 사는 외로운 소녀 열세 살 수린(신은수) 앞에 나타난 고아 소년 성민(이효제).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단짝이 됩니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들어간 동굴에서 수린을 제외한 친구들이 사라집니다. 며칠 뒤, 수린 앞에 성인이 된 채 성민(강동원)이라 주장하는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소년에서 어른이 된 판타지적인 성민 캐릭터를 비현실적 얼굴을 소유하고 있는(!) 강동원이 맡으며, 더욱 판타지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가려진 시간>이 데뷔작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와 분위기로 극을 이끈 신은수는 300: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되었는데요. 두 사람의 맑은 분위기와 한 폭의 그림 같은 영상미가 잘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가려진 시간

감독 엄태화

출연 강동원, 신은수, 이효제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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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
감독 이경미
출연 손예진, 김주혁
관객수 250,65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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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에서 정해인과 깨 볶으며, 세상 환한 눈웃음 장착한 채 리즈 미모 갱신 중인 손예진. <비밀은 없다>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 위로 짙은 그늘과 불안함이 서려 있습니다. 야심으로 뭉친 신예 정치인 종찬(김주혁)은 딸이 실종되었는데도 이를 묻어두고 선거에만 집중합니다. 결국 아내 연홍(손예진)은 분노해, 딸의 흔적을 쫓기 시작합니다. <비밀은 없다>는 종찬의 정치적 활동이 딸의 실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을 거라는 예측 가능한 서사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연홍이 딸과 딸을 둘러싼 소녀들의 어두운 세계를 알아가는 데 집중하죠. 이 순간부터 관객들은 동공 지진.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예능 <전체관람가>에도 출연해 사차원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이경미 감독의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엔딩까지 보고 났을 때 느꼈던 기괴함을 잊을 수 없네요.

비밀은 없다

감독 이경미

출연 손예진, 김주혁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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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