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귀여움이 세상을 구하고, 귀엽다고 생각하면 이미 빠져나올 수 없다는 상태라고까지 말하는 걸까. 귀여움이란, 그렇게 중독적이고 위험한 것이다. 때때로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동물이나 아가가 나온다면 자신도 모르게 척수 반사로 ‘귀여워’라고 중얼거리는 사람에게 이번 7월은 행복 그 자체다. 영화 속 ‘댕댕이’ 강아지와 ‘냥냥이’ 고양이가 맹활약하는 영화가 두 편이나 찾아오니까. <슈퍼맨>의 크립토와 <좀비딸>의 김애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크립토 - 제임스 건이 이렇게 힘들게 삽니다

<슈퍼맨>에 등장하는 크립토는 그간 영화판만 본 사람들에겐 새삼 새로운 캐릭터일 테지만, 주인 슈퍼맨 못지않게 유서 깊은 캐릭터다. 이름 크립토에서 암시하듯 슈퍼맨의 고향 행성 크립톤에서 나고 자란 개라서 슈퍼 파워를 가지고 있다. 날아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강한 치악력을 발휘해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적을 물어뜯는 것도 가능하다. 역사가 긴 만큼 작품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대체로 흰색 대형견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성인인 슈퍼맨보다 ‘슈퍼보이’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슈퍼보이는 유년기나 청소년기 시절의 슈퍼맨 혹은 슈퍼맨과 유전적으로 연관이 있는 청소년 캐릭터가 쓰는 활동명이다.

이번 영화 <슈퍼맨>에서 크립토는 기존처럼 백구지만 울프독이나 리트리버 계열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반쯤 접힌 귀와 곱슬기가 있는 털, (상대적으로) 아담한 체구까지 종합했을 때 대부분 테리어 계열이나 슈나우저로 보인다. 물론 실제로 그의 종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사실 원래 외계에서 온 개인데 종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슈퍼맨을 질질 끌고 다닐 정도로 강한 개인데. 무엇보다 실제 모델이 된 강아지가 견주의 말에 따르면 ‘완전히 잡종’이니 종은 따지는 건 무의미할 것이다.

이번 <슈퍼맨> 속 크립토의 정체는 바로 제임스 건의 반려견 ‘오즈’다. 제임스 건은 <슈퍼맨>을 준비하던 시절, 한 집에서 갇혀 살다가 구조된 개 60마리 중 오즈라는 아이를 입양했다. 문제는 이 녀석이 엄청난 사고뭉치였던 것. 덕분에 제임스 건은 ‘이 녀석이 슈퍼파워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끔찍한 상상(!)을 토대로 크립토의 성격과 습성을 만들어갔다. 또 믿기지 않겠지만 <슈퍼맨> 크립토는 오즈의 외형을 빌려 태어난 CGI 캐릭터다. 크립토의 상징인 하얀 털만 제외하면 빼다 박은 수준이다. 그렇게 에너제틱 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하고, 때로는 사고 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크립토가 (견주의 사심을 담아) 탄생했다.
김애용 - 치즈냥이는 언제나 옳다

올여름 한국영화 최고의 기대주라면, 단연 <좀비딸>의 김애용이다. 원작 웹툰부터 김애용은 해당 작품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정도로 존재감이 상당했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감초, 신스틸러, 시선 강탈 등 빛나는 조연을 향한 모든 수식어를 다 갖다붙여도 좋을 정도. 특히 김애용이 “애용, 내 이름 애용! 김 애 용!”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지만 군인이 “나비는 수다쟁이구나”하며 귀여워하는 장면은 웬만한 누리꾼이라면 한 번쯤 봤을 명장면이다.


그렇게 고양이 김애용이 작품의 활력소인 만큼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실사화 발표 당시 출연진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과연 말하는 고양이 김애용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말이다. 이에 제작진은 강수를 두었는데, 바로 진짜 치즈냥이를 캐스팅한 것이다. 영화 개봉이 다가오면서 스틸컷이 공개됐을 때, 애용이 또한 다른 배우들처럼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은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메가폰을 잡은 필감성 감독은 애용이만 애니메이션이나 CG면 이상했을 것이라며 전국에서 애용이를 닮은 고양이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전했다. 물론 몇몇 장면은 CG를 사용했다고 하나 대부분은 고양이 배우 ‘금동이’가 애용이를 연기했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고양이의 보은’이라는 필감성 감독의 증언.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멀쩡한 고양이인 척하다가 천연덕스럽게 (당연히 동물들만 알아듣는) 사람말로 대사를 치는 게 애용이 유머의 포인트인데 누가 목소리를 맡았을지도 궁금하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 반려동물과 주인의 가장 행복한 만남
보너스로 하나만 더. 이미 종영한지 몇 달이 됐지만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이제 실제 댕냥이를 다루는 기사에서 뺄 수 없다. 이해숙(김혜자)이 사후 사계에서 젊은 모습의 남편 낙준(손석구)과 재회하는 과정이 주 내용이지만, 천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그중 하나가 반려동물과 주인의 만남이다. 이 장면은 한 번이라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사람이라면 눈물을 참기 힘든데, 오랜만에 만난 주인을 향해 달려오는 강아지들의 해맑은 표정에서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 자그마한 소형견부터 점잖은 대형견까지 한데 어우러진 모습에 귀여움과 슬픔이 정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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