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프레디 머큐리, 라미 말렉

천재 뮤지션 프레디 머큐리가 10월 31일 스크린으로 부활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러닝타임 내내 퀸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흐르고, 퀸의 전설적인 공연 장면들이 사실감있게 재현되어 퀸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 중심에는 프레디 머큐리 그 자체로 완벽 변신에 성공한 라미 말렉이 있다. 완벽히 자신을 지우고 프레디 머큐리가 되고자 했던 그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와 사뭇 다르게 차분한 음색으로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프레디 머큐리로 완벽 변신한 라미 말렉

<미스터 로봇> 등 최근 TV 드라마를 통해서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스크린을 통해서는 아직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라미 말렉에게 프레디 머큐리 캐릭터는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그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점차 영화 스틸컷과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고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가장 먼저 외모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라미 말렉은 프레디 머큐리 의상에 대해 “두 시기의 스타일로 나뉜다”라고 했다. “(프레디 머큐리가) 글램록을 하던 시기에는 긴 머리와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 등이 특징”이어서 “이 시기 의상 결정을 위해 여성복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반면 “1980년대의 프레디 머큐리는 조금 마초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여 스타일의 변화를 주었다. 라미 말렉은 “(스타일이 바뀌었지만) 80년대 의상은 그의 체형을 잘 드러내며 무대와도 잘 어울리는 멋있는 옷”이라고 말했다.

라미 말렉은 프레디 머큐리의 독특한 생김새 특징 중 하나인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도 재현했다. 그는 프레디 머큐리의 뻐드렁니에 대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넘치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 없어하는 유일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냐 묻자 “(튀어나온 치아를 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쉽진 않았다”고 답하며, “(공연 장면을 찍을 땐) 마이크에 치아를 세게 부딪힐 것 같았던 때도 있었고, 키스신을 연기할 때도 쉽지 않았다”는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퀸 멤버들도 인정한 싱크로율

(왼쪽부터) 브라이언 메이, 귈림 리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멤버였던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프로덕션 과정에 참여해 디테일을 살렸다. 브라이언 메이는 영화의 음악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라미 말렉은 “그들이 캐스팅에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며, “영화 속에서 퀸의 모습이 최대한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또 “그들은 현장에서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프레디 머큐리가 된 것 같았던 순간

라미 말렉은 “촬영이 끝난 지금 생각해봐도 프레디 머큐리와 유독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파로크 불사라(프레디 머큐리의 본명)부터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 장면까지 영화 전반적으로 그의 다양한 모습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라미 말렉은 수많은 순간 중에서도 “가장 프레디 머큐리가 된 것 같은 순간”으로 꼽은 것은 “퍼포먼스 시퀀스”였다.

동작을 연습 중인 라미 말렉과 무브먼트 코치 폴리 베넷

영화 속에는 퀸 공연을 그대로 재현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무브먼트 코치였던 폴리 베넷과 함께 프레디 머큐리의 시선, 행동 마이크를 움직이는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고 한다. “매일 몇 시간씩 음악 선생님과 가창 선생님, 안무가에게 레슨을 받으며 마치 음대에 들어간 학생이 된 것 같았다”며,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완벽하게 하고 싶었다”고 역할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의 여러 퍼포먼스 장면 중에서도 영화 제목이자 퀸의 명곡 중 하나인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로 시작되는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은 퀸의 공연 실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이 공연은 퀸의 여러 공연 중에서도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공연으로 영화에서도 중요하게 그려진다.

일반적인 대사와 표정 연기가 아닌 퍼포먼스를 연기한다는 점은 배우에게도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라미 말렉은 “일반적인 촬영 현장에서는 스태프 몇 명과 카메라 몇 대, 배우들이 전부지만 무대에 서서 관중들 앞에서 공연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감정 연기나 극적인 장면을 연기할 때도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 잊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관중들의 감정이나 그들과 교감에 집중하고 카메라는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특별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프레디 머큐리에겐 이성의 연인과 동성의 연인이 있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에는 젊은 시절 프레디 머큐리가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과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되었다가 점차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특히나 실제로도 영화에서도 메리 오스틴에 대한 프레디 머큐리의 사랑은 특별하게 묘사된다. 메리를 바라볼 때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이입했는지 물었다. 라미 말렉은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 가사들을 그의 일기장처럼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특히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라는 곡은 프레디 머큐리가 완벽히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메리 오스틴)에 대해 적었다고 느꼈고, 그 감정을 재현하고 싶어 그 가사들을 생각했다”고 한다.


퀸의 멤버로 함께 만난 배우들

퀸은 멤버들 전부가 곡을 만들어 앨범에 수록했다. 4명의 멤버가 하나의 밴드로 결성되던 청춘의 시기부터 전성기와 해체 위기를 함께 겪었던 이들은 음악적으로도, 삶에서도 서로에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영화에서도 이들의 호흡은 빛을 발했다. “존 디콘 역을 맡은 조셉 마젤로와는 2차 세계대전을 다룬 TV 시리즈 <퍼시픽>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10년 정도 좋은 친구 사이로 지냈기 때문에 같은 밴드 안에서의 동료애를 연기하기에 참 좋았다”고 한다. “(역할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는데 그들이 곁에 없었다면 잘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 말하며 현실에서도 훈훈한 동료애를 자랑했다.


라미 말렉에게 퀸 최고의 곡은?

마지막으로 그가 꼽는 퀸 최고의 곡을 물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퀸의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꼽을까 싶었으나 다른 곡이었다. 그는 “‘돈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를 노래하며 공연하는 프레디 머큐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참 좋다”고 말했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피아노 코드를 강타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 그토록 대담하고도 아름답게 공연할 수 있는 모습이 진정한 아티스트”라며 팬심을 감추지 않았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