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장편 연출작만 무려 34편. 그럼에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필모그래피엔 낯선 영화가 거의 없다. 대중적인 감수성으로 작품성까지 인정받아 온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들을 월드 와이드 흥행 성적으로 나열해 봤다. 어떤 영화들이 TOP 10의 영광을 차지했을까? 영화 DB 사이트 'Box Office Mojo'와 영화 입장권 통합 전산망 'KOBIS'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10위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1981

총수익 $389,925,971

한화 4,355억 원

국내 관객 수 34만 8천 명(서울)

10위를 차지한 <레이더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1편에 해당한다.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의 보물을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어드벤처 영화의 바이블이 된 작품. <스타워즈> 시리즈의 한 솔로 역할로 스타 반열에 오른 해리슨 포드는, 원안을 쓴 조지 루카스 감독의 반대로(이미 자신의 영화에 여러 번 나왔다는 이유) 캐스팅이 불발될 뻔했다.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은 결국 그를 지목했다.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던 <레이더스>의 출발은 성공적이었고, 단순한 영웅담보다는 실패를 거듭하며 완벽과는 거리가 먼 인물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9위

죠스

Jaws, 1975

총수익 $470,653,000

한화 5,259억 원

국내 관객 수 38만 8천 명(서울)

1978년 작 <죠스>는 약 4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상어 영화의 고유명사로 거론되는 고전이다. 피서지를 찾은 관광객들을 주 수입원으로 살아가는 평화로운 마을에 상어의 습격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그래픽 기술이 한껏 높인 눈으로 보자면 영락없는 가짜 상어가 우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기를 잃은 인형의 눈을 보고도 <죠스>에 긴장감이 넘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영화 <죠스>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자동 재생되는 O.S.T.의 절묘한 조화. 눈 깜짝할 새 우리를 찾을 여름 날, 다시 꺼내봐야 할 스필버그의 대표작이다.


8위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이하 <인디아나 존스 3>)

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

총수익 $474,171,806

한화 5,298억 원

국내 관객 수 49만 1천 명(서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이 차트에 무려 세 번이나 등장한다. 그만큼 꾸준하고도 너른 사랑을 받았던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3>가 8위에 올랐다. 4편이 제작되기 전까지는 최종 편으로 기획되어 있었던 작품이다. 나치에 억류된 아버지를 구하고, 성배를 찾아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비춘다. 성배를 얻기 위해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해 나가는 에피소드는 <인디아나 존스 3> 전반을 끌고 가는 묘미. 제작사 루카스 필름의 다른 작품<스타워즈>의 숨은 이스터 에그를 찾아보는 것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즐길 거리 중 하나다.


7위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 1998

총수익 $481,840,909

한화 5,386억 원

국내 관객 수 59만 3천 명

7위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차지했다. 1944년의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 생존과 사투를 벌이는 병사들 사이를 긴장과 무기력이 뒤덮고 있다. 참혹한 전쟁 상황을 그린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제목 그대로 ‘라이언 일병을 구하는’ 이야기다. 4형제 가운데 이미 세 아들이 전사한 부인을 위해 사령부는 막내 ‘제임스 라이언(맷 데이먼)’ 일병을 찾아 집으로 보내는 특별한 작전을 내린다. 한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투입된 여덟 대원들도 삶과 죽음의 문턱을 시시때때로 밟기는 매한가지. 생생한 전투의 공포 속에서 근근이 지켜내던 인류애의 불씨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6위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2018

총수익 $582,890,172

한화 6,515억 원

국내 관객 수 225만 4천 명

스필버그의 최신작 <레디 플레이어 원>이 6위에 랭크됐다. VR을 소재로 삼은 최초의 영화라는 사실만으로 노년의 감독 스필버그의 발 빠른 감각에 놀랄 수밖에 없다. 게다가 140분의 러닝타임 내내 우리의 시선을 빼앗는 각종 레퍼런스의 향연. 80년대 대중문화를 사랑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추억을 환기시킨다. 무엇보다 <레디 플레이어 원>이 반가운 까닭은 가장 미래적인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과거 90년대 관객을 만족시키던 스필버그의 초심이 엿보이는 전개가 매력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5위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총수익 $591,745,540

한화 6,614억 원

국내 관객 수 322만 3천 명

<우주전쟁>의 주연 배우 톰 크루즈는 이 영화가 “<E.T.>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우주전쟁>은 절대 마주치지 말아야 할 외계 생명체로부터 최악의 재난을 선물 받는 불운한 인류의 이야기다. 모두를 트라우마에 몰아넣은 9.11 사건 이후, 스필버그 감독은 지금이 <우주전쟁>을 보여줄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평범한 세상에서 일어난 최악의 재난 속에서 인간의 두려움, 의지, 기지와 같은 본능에 대한 집요한 발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4위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 (이하 <쥬라기 공원 2>)

The Lost World: Jurassic Park, 1997

총수익 $618,638,999

한화 6,915억 원

국내 관객 수 100만 1천 명(서울)

목격한 사람은 없으나 분명히 존재했다던 그것.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 몸에 받던 공룡의 존재가 스필버그의 영화 속에서라면 현실이 된다. <쥬라기 공원>의 속편 <쥬라기 공원 2>가 4위를 차지했다. 속편은 전편만 못하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진 못했지만 <쥬라기 공원 2>이 선사한 스펙터클은 대단했다. 1편에서 공룡이 너무 늦게 나와 실망했다는 꼬마의 편지를 보곤 각본가 데이비드 코엡이 공룡을 대거 등장시켰다. 거대 공룡들의 액션 활극에 흥미를 느낀 관객들과, 잔혹한 장면들의 연속에 불편함을 느낀 관객들로 엇갈린 반응을 낳았던 시리즈다.


3위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하 <인디아나 존스 4>)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

총수익 $786,636,033

한화 8,793억 원

국내 관객 수 413만 6천 명

다시 <인디아나 존스>다. 그중 네 번째 이야기인 <인디아나 존스 4>가 가장 높은 순위에 등극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지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높은 순위에 오른 점은 당연해 보인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온 동안 굴곡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시리즈인 만큼, 2021년 개봉을 예고한 <인디아나 존스 5>에 거는 기대도 크다. 스필버그 팬들의 신/구 세대 만남이 이뤄질 2021년의 극장 풍경.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2위

이티

E.T., 1982

총수익 $792,910,554

한화 8,863억 원

국내 관객 수 61만 8천 명(서울)

순수함을 간직한 스필버그의 동화. 표본을 채취하러 지구에 온 외계인들의 무리에서 뒤처져 홀로 남은 한 외계인이 지구인의 집에 숨어든다. 이 집에 살고 있는 꼬마 엘리어트가 외계인을 발견하고 이티(E.T., Extra-Terrestrial)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어 부모의 눈을 피해 이티와 정을 쌓은 삼 남매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로의 손가락을 천천히 맞대는 장면, 자전거를 타고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은 <이티>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명장면이다. 말보다 감정으로 교감하는 외계 생명체와의 순수한 우정이 빛나는 영화 <이티>가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 1993

총수익 $1,029,528,120

한화 1조 1,508억 원

국내 관객 수 106만 3천 명(서울)

1위의 영광은 역시 속편보다 본편. <쥬라기 공원>은 1990년대 CG의 가능성을 명백히 입증한 블록버스터였다. 본래 스톱모션 기법으로 만들 예정이었다가, 스필버그를 찾아온 특수효과 제작자들이 보여준 크리처 시뮬레이션에 스필버그가 충격을 받고 방향을 급선회했다. 당시 최대치의 기술력을 발휘한 공룡의 재현은 물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까지. <쥬라기 공원>의 등장은 영화계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을 만했다. 환상 속에서나 존재하던 공룡을 보기 위해 어마어마한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쥬라기 공원>은 한화 1조를 한참 웃도는 월드 와이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씨네플레이 심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