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가? 오는 6월 17일 개봉하는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악귀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의 심연임을 말하는 오컬트 호러영화다.
K-샤머니즘과 J-호러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의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 배우 김재중, 공성하 등이 출연한 한일 합작이다. 고베의 폐신사에서 대학생들이 실종되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은 후배 유미(공성하)의 도움 요청을 받고 일본으로 향한다. 실종 사건 뒤에 숨은 존재를 추적하는 이야기 속, 영화는 한국 샤머니즘과 일본 호러의 문법, 그리고 인도의 악신 라크샤사라는 이질적인 이야기들을 뒤섞는다. 스산한 폐신사, 인도 불상, 세련된 박수무당, 가톨릭인지 크리스천인지 모를 교회의 목사 등, 영화 속 독특한 이미지들은 동시에 혼재되어 〈신사: 악귀의 속삭임〉만의 기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다양한 초국적 혼종의 이미지들은 반드시 매끄럽게 연결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장면들과 ‘공포’에 대한 감독의 성찰은 주목할 만하다. 악귀는 인간의 빈틈을 파고드는 존재이고, 그 빈틈은 결국 인간 내면의 외로움과 고독에서 비롯된다. 초자연적 존재보다 인간의 나약함이 더 무섭다는 통찰은 영화가 가진 흥미로운 인사이트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감독이 김재중을 주연으로 낙점한 이유를 압축해 보여주는 듯, 배우 본연의 서늘한 이미지와 영화의 기괴한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진 명장면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오후 지난 29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의 언론배급시사회에 이어 배우 김재중, 공성하가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들은 영화를 관람한 국내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했다.
영화를 연출한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은 〈신사: 악귀의 속삭임〉으로 첫 한국 영화 연출에 나섰다.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은 영상을 통해 “본래라면 직접 한국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신작 촬영이 시작되어 부득이하게 영상으로 인사를 전하게 되었다”며 “이 영화는 단순히 관객을 놀라게 하는 영화가 아닌 인간의 나약한 마음, 그리고 마음속 빈틈에 스며드는 악의 존재를 그린 작품”이라고 영화 연출 의도를 전했다.

배우 김재중은 영화에서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운명처럼 박수무당의 길을 걷게 된 ‘명진’ 역을 맡아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오컬트 호러 장르에 도전했다. 그가 연기한 명진은 흔히 ‘무당’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닌, 세련된 이미지를 지닌 박수무당이다. 김재중은 대본을 보고는 한국 무당이라면 하지 않을 불교 용어를 외거나 기이한 주문을 읊는 설정에 의문을 품었다면서도 “우리나라 샤머니즘 안에서 흔히 보던 무당이 전혀 아니었다. 감독님은 상식적인 선을 넘어선 만국 공통의 능력을 발휘하는 퓨전화된 캐릭터를 원하셨다”며 감독의 확고한 연출 의도와 함께 파격적인 무당 캐릭터의 탄생 비화에 대해 전했다. 김재중은 “영화를 찍으며, 악귀보다도 사람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뻔하지 않은 공포감과 상상력이 가미된 영화”라고 영화의 매력에 대해 한 줄로 요약했다.
한일 마을 재생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명진의 후배 ‘유미’ 역을 맡아 극의 서사를 이끄는 공성하 역시 〈신사: 악귀의 속삭임〉으로 첫 호러 영화 도전에 나섰다. 첫 호러 도전 경험에 대해 공성하는 “계속 떨고 놀라고 소리 지르는 리액션 연기가 폭발적이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새로운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김재중은 으스스한 촬영 현장에서 악귀보다도 공성하를 비롯한 배우들이 마치 ‘접신’들린 연기를 하는 모습이 가장 무서웠다며, “현장에서 보는데, 너무 무서워서 친해졌다가도 잠깐 멀어질 뻔했다. 정말 ‘연기에 미쳤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며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고베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돼 일본 현지의 스산한 분위기가 오롯이 담겼다. 더불어, 호러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유혈이 낭자한 장면들이 다수 포진되어 파격을 선사하기도 한다. 김재중은 “낮 신이 거의 없었다. 촬영의 90%가 폐터널 등, 지하에서 이루어져 공간의 기운이 좋지 않았다”고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공성하는 “피 분장을 한 채로 화장실을 가려면 좁은 차에 다 같이 끼여서 지상으로 올라가야 했다”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털어놓았고, 김재중은 “마치 패잔병들이 트럭에 실려 이동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오는 6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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