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디즈니 테마의 크루즈선을 2029년 출항시킨다. 포화 상태에 이른 지상 테마파크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상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테마파크 한계 넘는 '바다 위 리조트'…아시아 크루즈 시장 지각변동
15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오리엔탈랜드는 전날 도쿄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9년 봄 '디즈니 이매지네이션'(Disney Imagination)의 공식 취항을 발표했다. 디즈니 크루즈는 이른바 '움직이는 리조트 호텔'로 불리며, 식사와 공연, 어트랙션을 디즈니 특유의 세계관 속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해상 여행 상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9척이 운항 중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지난 3월 첫발을 뗀 싱가포르에 이어 일본이 두 번째 취항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건조되는 '디즈니 이매지네이션'은 14만t(톤) 규모의 초대형 크루즈선이다. 1천250개의 객실을 갖춰 최대 4천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다. 선내에는 디즈니 테마를 적용한 레스토랑과 카페 등 30여 곳의 식음료(F&B) 시설과 1천300석 규모의 대형 극장이 들어선다. 거점 항구는 도쿄도 고토구에 위치한 '도쿄국제크루즈터미널'이다.
오리엔탈랜드는 가족 단위 관광객과 젊은 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4박 수준의 '단기 일정'을 주력 항로로 편성할 계획이다. 이용 요금은 스탠더드 객실 기준 1인당 10만~30만 엔(약 85만~256만 원) 선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성인 전용 휴식 공간과 어린이 전용 놀이 구역을 엄격히 분리해 다양한 연령층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오리엔탈랜드는 총 3천300억 엔(약 2조 8천115억 원)이라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했다. 취항 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연간 40만 명의 탑승객을 유치해 약 1천억 엔(약 8천520억 원)의 '연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도쿄 디즈니랜드의 입장객이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새로운 놀이 공간을 위한 '토지 확보'의 한계와 코로나19 이후 불거진 밀집도 완화 필요성이 크루즈 진출의 결정적 배경"이라며 "테마파크, 호텔에 이어 크루즈를 '제3의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정부 주도 '크루즈 100만명' 시대…시니어 넘어 육아·젊은 층 공략
일본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크루즈 산업 육성' 정책도 이번 취항의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연간 크루즈 이용자 수는 24만 3천 명으로 전 세계 시장(약 3천700만 명)의 1%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일본 국토교통성은 2030년까지 자국 내 크루즈 이용객을 100만 명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과거 시니어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크루즈 여행은 최근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일본 내 주요 선사들이 비교적 짧은 일정과 합리적인 요금을 내세운 캐주얼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주력 소비층이 '육아 세대'와 '젊은 층'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오리엔탈랜드의 디즈니 크루즈 도입 역시 이러한 국가적 관광 전략 및 시장 변화와 완벽하게 궤를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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