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각형 비율, 좌우대칭, 파스텔 톤의 컬러. 웨스 앤더슨 감독을 연상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그가 만들어낸 미장센은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다. 특히 2014년 개봉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영향이 컸다. 소위 색감 예쁜 영화로 꾸준히 인터넷에 소개되는 영화다. 독창적인 미장센 말고도 웨스 앤더슨 감독의 고유한 색채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배우다. 그에겐 이른바 웨스 앤더슨 사단이라 불리는 배우들이 있다. 그가 연출한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배우들이 있다는 말이다. 웨스 앤더슨의 차기작 <프렌치 대스패치>(The French Dispatch)의 출연진은 그런 면에서 압도적이다. 배우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누가 출연하는지 알아보자.
레아 세이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레아 세이두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웨스 앤더슨 감독과 처음 만났다. 그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칸국제영화제에서 배우로서 이례적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황금종려상 수상작에 출연한 배우들은 배우상을 수상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심사위원들의 결정으로 배우에게 수여한 최초의 황금종려상이었다. 프랑스 출신인 세이두는 주로 자국영화에 출연하다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 후드>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1년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사빈 모로 역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올라갔다. 이후 세이두는 블록버스터 <007 스펙터>와 작가주의 영화 <더 랍스터> 등에 출연하고 있다.
시얼샤 로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시얼샤 로넌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아가사 역을 맡았다. 맨들스 케이크를 만들던 아가사를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어톤먼트>를 시작으로 시얼샤 로넌은 <러블리 본즈>에서 주연을 맡았고, <한나>로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후 로넌은 <브루클린>, <레이디 버드>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두 작품으로 로넌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틸다 스윈튼
<개들의 섬>,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틸다 스윈튼을 사랑하는 감독 혹은 틸다 스윈튼이 사랑하는 감독은 여럿 있다. 짐 자무시(<더 데드 돈 다이>,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브로큰 플라워>), 루카 구아다니노(<서스페리아>, <비거 스플래쉬>, <아이 엠 러브>), 코엔 형제(<헤일, 시저!>, <번 애프터 리딩>) 등이 있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와 <설국열차>에도 출연했다. 여러 감독과 훌륭한 협업을 선보이지만, 틸다 스윈튼과 웨스 앤더슨의 조합은 늘 최상의 만남이다.
윌렘 대포
<판타스틱 Mr. 폭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윌렘 대포는 두 편의 웨스 앤더슨 영화에 출연했다. 그가 출연한 장면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정상이다. 우선 <판타스틱 Mr. 폭스>는 애니메이션이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프렌치 디스패치>처럼 출연진이 많은 데다가 그의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다. 조플링이라는 청부 살인업자를 연기했다. 윌렘 대포는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션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 등이 최근에 주목받은 출연작이다.
빌 머레이
<개들의 섬>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판타스틱 Mr. 폭스> <다즐링 주식회사> <로얄 테넘바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빌 머레이 없는 웨스 앤더슨 영화를 상상하기 힘들다. 당연하게도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빌 머레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머레이는 틸다 스윈튼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짐 자무시 영화에도 꽤 출연했기 때문이다. 2019년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더 데드 돈 다이>, <브로큰 플라워>, <커피와 담배> 등에 출연했다. 빌 머레이를 탐내는 감독이 한 둘이겠나마는 어쨌든 머레이와 웨스 앤더슨의 관계는 그야말로 각별하다.
오웬 윌슨
<바틀 로켓>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로얄 테넌바움>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사실 오웬 윌슨이 빌 머레이보다 더 웨스 앤더슨과 각별한 사이다. 두 사람은 대학에서 만난 친구로 웨스 앤더슨의 데뷔작 <바틀 로켓>을 함께 만들었다. 윌슨은 <쥬랜더>, <미트 페어런츠>, <박물관이 사라있다> 시리즈로도 이름을 알렸다. 이 영화들이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보다 더 대중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우정은 영원하지 않을까.
애드리언 브로디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 폭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애드리언 브로디는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와 그에게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겨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배우다. 애드리언 브로디와 웨스 앤더슨의 인연은 <다즐링 주식회사>부터 시작됐다. 이후 브로디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다.
프란시스 맥도맨드
<문라이즈 킹덤> <개들의 섬>
프란시스 맥도맨드를 웨스 앤더슨 사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맥도맨드는 코엔 형제 사단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조엘 코엔 감독의 아내로 그는 수많은 코엔 형제 영화에 출연했다. 그렇다고 코엔 형제 영화에만 출연한 건 아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다. 당연히 오스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서 눈에 띄는 큰 활약이 없을지라도 그의 출연은 언제나 반갑다.
엘리자베스 모스
출연작품 없음
엘리자베스 모스는 미드 <매드 맨>의 페기 올슨 캐릭터로 유명한 배우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는 출연한 적이 없다. 모스는 최근에 <프렌치 디스패치>의 출연이 결정됐다. 조던 필 감독의 영화 <어스>에서 모스는 키티 타일러/달리아 역으로 출연했다. 미국의 OTT(Over The Top) 서비스 업체 ‘훌루’에서 방영한 TV 시리즈 <핸드메이즈 테일>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이 드라마로 2018년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케이트 윈슬렛
출연작품 없음
<타이타닉>, <레볼루셔너리 로드>, <더 리더: 책 읽어주는 여자>으로 익히 알려진 케이트 윈슬렛. 그는 <프렌치 디스패치>로 웨스 앤더슨 감독과 처음 만난다. 1995년 <센스 앤 센서빌리티>부터 2015년 <스티브 잡스>까지는 그는 7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혹은 여우조연상 수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2009년 <더 리더: 책 읽어주는 여자>로 했다. 연기 잘하는 배우인 그가 웨스 앤더슨과 만나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티모시 샬라메
출연작품 없음
<인터스텔라>의 꼬마가 이렇게 성장할 줄 누가 알았겠나. 티모시 샬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단숨에 스타가 됐다. 시얼샤 로넌과 함께 출연한 <레이디 버드>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2016년에 제작된 그의 출연작 <미스 스티븐스>가 뒤늦게 국내에 개봉하기도 했다. 연기의 외연을 넓혀나가는 티모시 샬라메가 웨스 앤더슨 감독과의 협업으로 그 범위를 더 확장할 것이다.
베니시오 델 토로
출연작품 없음
두 편의 <시카리오> 영화에 출연한 베니시오 델 토로. 그는 늘 어두운 분위기의 남자였다. 어쩌면 웨스 앤더슨의 재기발랄함과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잠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 컬렉터를 잊을 뻔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표정의 델 토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크리스토프 왈츠
출연작품 없음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한스 대령을 연기한 크로스토프 왈츠를 기억할 것이다.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시종일관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이후 그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로 다시 한번 타란티노 감독과 함께 작업했고, <007 스펙터>에서 악역을 연기했다. 최근작은 <알리타: 배틀 엔젤>이 기억에 남는다. 왈츠는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도 여러 언어를 구사할까.
위에 언급한 배우 이외에 <프렌치 디스패치>에 출연하는 배우 가운데 마티유 아말릭(<잠수종과 나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세실 드 프랑스(<자전거를 탄 소년>), 제프리 라이트(<헝거게임>, 드라마 <웨스트월드>), 루퍼트 프렌드(<히트맨: 에이전트 47>, 드라마 <홈랜드>) 등도 눈에 띈다.
<프렌치 디스패치>에 대해 알려진 바는 얼마 없다. IMDb에서 제공하는 줄거리는 매우 짧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가 배경이라는 것 정도다. ‘20세기 파리에 있던 미국 저널리스트에 대한 러브레터’라는 영화에 대한 힌트도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웨스 앤더슨은 <프렌치 디스패치>가 “프랑스에 있는 미국인 저널리스트가 잡지를 창간하는 내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언론의 자유를 다루는 영화는 아니”라고도 말했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프랑스 앙굴렘에서 촬영하고 있다. 2020년 개봉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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