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영웅>은 2월 20일(목) 올레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 극장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도시 전체 날아갈 위기 처한 사상 최악의 폭발 사고
소방대장 장 리웨이(황효명)는 화재 현장에서 사고로 후배 대원을 잃습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트라우마에 빠져 직위 해제까지 당하죠.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 항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송유관 폭발 사고가 발생합니다. 불이 화학 탱크에 옮겨붙을 경우, 핵폭탄 20개에 맞먹는 위험 물질들이 유포되며 주변 국가까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이를 막기 위해 누군가는 직접 불길로 들어가 송유관 밸브를 잠가야 합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소방관이란 직업을 택한 장 리웨이와 대원들은 더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불길로 뛰어듭니다.
2010년 다롄 항 석유 폭발 화재 모티브
2010년 7월 15일, 중국 랴오닝성 동북부 다롄 시의 한 항구에 있는 원유 수송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0.9m의 송유관에서 발생한 폭발은 주변 송유관의 연쇄 폭발 사고로 이어졌죠. 소방관 2,000여 명이 투입된 화재 현장은 15시간 만에 진압되었지만, 1천500톤의 기름이 서해에 유출되었으며, 부근 해역 430㎢이 오염되었습니다. 중국 작가 바오얼지 위안예는 이 사건을 바탕을 188명의 소방관을 인터뷰했고, <가장 깊은 곳의 물, 눈물>이란 책을 발간했죠. <열화영웅>은 실제 소방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묶인 이 책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혹시 중국의 크리스토퍼 놀란…?
중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로 리얼함을 살리다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이니만큼 제작진은 사실적인 묘사를 가장 우선시 두었습니다. 주연부터 엑스트라까지 모든 출연진은 100일 동안 소방 특별훈련을 받고 촬영에 임했죠. 덕분에 <열화영웅>에선 다른 어떤 영화들보다도 리얼한 소방관의 사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열화영웅>의 제작기를 들으면 CG를 쓰지 않고 아날로그 특수 효과를 고집하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항만 속 다수의 석유 탱크는 CG가 아닙니다. 제작진은 실제의 것과 같은 크기의 탱크들을 세운 촬영 세트를 구축했죠. 감독의 말에 따르면 화재 장면 촬영 분량의 약 75%에서 실제 불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화재 장면 촬영에만 840시간이 소요됐죠. 50kg의 방화 가스 2,890병과 특수효과 분말 7,600kg 등 상상초월 분량의 소품들이 이 장면에 사용됐고, 결국 <열화영웅>은 ‘중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무려 3억 8천만 위안, 한국 돈으로 약 645억 원 상당의 제작비가 투입됐죠. 덕분에 관객은 보는 것만으로도 화재 현장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소환하는 폭발 왕
<열화영웅>은 석유 탱크의 불을 진압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상황을 촘촘히 엮어냅니다. 겹겹이 쌓인 상황은 영화 속 재난을 더 입체적으로 구현해내죠. 누군가는 불을 뚫고 들어가 밸브를 닫아야 하고, 누군가는 불을 진압할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물속에 잠수해 배관 펌프 주변의 쓰레기를 치워야 합니다. 누군가는 화학 탱크 앞에서 치솟는 불길을 맨몸으로 막아내야 하죠. 리얼한 촬영으로 생생함을 더한 가운데,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대형 폭발 신이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파괴의 스펙터클마저 어마어마하죠. <열화영웅>은 할리우드의 파괴지왕 롤랜드 에머리히의 영화들과 같은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비주얼만으로도 관객을 압도시키죠.
불만 있는 게 아냐! 재난 영화로서의 다양한 볼거리
<열화영웅>의 카메라는 화재 현장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도시까지 비추며 재난 영화로서 폭을 넓힙니다. 도시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해 탈출을 시도하죠.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외면하기도 하고, 가족과 헤어지기도 하며, 누군가의 은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재난을 마주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그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는 관객에게 영화 상황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좋은 장치가 되죠. 중국 도시의 풍경은 한국 도시의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아 국내 관객에겐 그 생생함이 배로 전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평범한’ 영웅이 전하는 감동
<열화영웅>의 연출을 맡은 진국휘 감독은 인터뷰 중 “작품의 90% 이상이 소방관들의 실제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고, 가족도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열화영웅>의 인물들은 저마다 사정이 있죠. 누군가는 아들에게 인정받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아들이 되고 싶어 합니다. 누군가는 엄마를 찾고, 누군가는 며칠 남지 않은 제대 후의 모습을 상상하죠. 직업이 소방관일 뿐, 평범한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이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은 관객에게 뭉클함을 더하기 충분합니다. 그 덕분일까요? <열화영웅>은 2019년 중국 관객이 가장 사랑한 영화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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