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래저래 말 많았던 제임스 건 감독이 다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의 메가폰을 쥐게 되면서, 당초 일정보다는 연기되었지만 출연진과 제임스 건 본인이 계획한 대로의 후속편이 확정되었다. 건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리런치판을 맡게 되면서 일정 연기가 불가피했던 관계로 아직 개봉까지는 긴 시일이 필요하지만, 최근 본인의 트위터에서 팬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제임스 건은 후속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남겼다.

바로 후속편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에서 로켓 라쿤이 주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 더불어 드랙스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는데, 그와 관련되어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은 유일한 멤버인 로켓 라쿤의 과거가 풀릴 것일지도 모른다.

감독 최애캐 로켓…

이전부터 로켓 라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로켓 라쿤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면 이제까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다뤄지지 않은 '하프 월드'가 등장할지도.

은둔형 외톨이... 외톨이는 아니지만 아버지 오딘과 동생 로키를 연달아 잃고 몸매까지 잃은 토르의 뺨을 강력하게 날려 버린 바로 그 캐릭터, 로켓 라쿤이 MCU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1) 비틀즈의 명반으로부터

로켓 라쿤의 이름은 비틀즈의 일명 '화이트 앨범' 수록곡이자 1968년 발표곡 'Rocky Raccoon'(로키 라쿤)의 제목을 본땄다. 원곡 가사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워서 찾으러 갔더니 총을 맞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술에 취해 있었다...는 막장이지만 이 내용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

하지만 로켓의 기원이 막장이라는 것만은 불행하게도 똑같은데... 종종 언급되었다시피 로켓 라쿤은 '하프 월드' 출신으로 생체실험을 통해 지능을 얻게 되었다. 외계인 휴머노이드가 자행한 이 실험은 정신병원에 수감된 질환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즉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지능이 있는 인형을 만들기 위해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던 것. 때문에 로켓의 본명은 SUBJECT: 89P13라는 실험체 번호란 사실.

하프월드를 떠난 후로는 계속해서 빈곤하게 살아가다가 감옥에서 그루트를 처음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로켓도 그루트의 말 "I'm Groot!"(아임 그루트/나는 그루트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 물론 로켓과 그루트는 탈옥에 성공했고 이후 '스타로드' 피터 퀼을 비롯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만나기 전까지 무법자로 살아간다.

이런 과거의 흔적은 영화에서도 나름대로 남아 있는데, 귀여운 라쿤(여우, 너구리 혹은 토끼..?) 외관에도 불구하고 산전수전 다 겪은 아저씨 면모가 두드러진다는 점, 정신 못 차리고 헤매는 토르의 귀싸대기를 주저 없이 강타하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자세히 설명된 바는 없어도 온갖 험난한 사건을 헤쳐왔다는 것쯤은 짐작해볼 수 있을 듯하다.

2) 우주 천재

신체 개조를 당해 관절이나 골격이 본래의 뼈가 아닌 철골로 되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물의 신체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대신 거의 모든 종류의 기계를 보자마자 개조하거나 해킹해서 자기 것처럼 쓸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

말하자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브레인 격인데, 시리즈 1편에서 탈옥을 총지휘하고 우주선을 탈취한 것도, 2편에서 에고를 날려버릴 방법을 고안한 것도 로켓이다. 게다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토르: 다크 월드> 당시 아무도 빼내지 못했던 제인 포스터 체내의 에테르를 추출하는 장치를 만든 것도 로켓.

더불어 1m 남짓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대형 화기를 상당히 선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지간한 폭탄과 총기류에는 통달한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확실하게 터져 주는(...) 파워풀한 대형 화기가 성격에 맞는 듯.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직후 어떻게 이 사태를 복구할 것이냐는 예측이 오가던 시절, 지구측 브레인인 토니 스타크와 우주측 브레인인 로켓 라쿤(이른바 이과 조합) 둘은 죽지 않았으니 어떻게든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꽤 신빙성 있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3) 토르가 인정한 가오갤 리더, 주역으로 등장?

제임스 건 감독의 말대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어린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고 이를 시리즈에서 풀어갈 생각이라면 다음 차례가 로켓 라쿤일 것은 확실해 보인다.

1편과 2편이 '스타로드' 피터 퀼의 친부를 만나고 참아버지가 누구인가를 깨닫는 과정이었다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가모라와 네뷸라, 그리고 타노스의 비틀린 부정을 다뤘다. 드랙스의 경우 감독 오피셜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고 하니 제외하면 남는 건 그루트와 로켓 라쿤뿐.

이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함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원작 코믹스에서처럼 처음 그루트를 만났을 때 도통 그루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던 로켓의 모습도 새로울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생체실험이나 DNA 개조 같은 부분이 논란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런 모티브를 그대로 따올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로켓이 왜 로켓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시리즈 전편을 거쳐 실험을 당했고 그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러웠다는 점 등을 조금씩 언급했던 바,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면 하프 월드는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될 듯.

모두가 비틀거리고 아파할 때도 철두철미하게 행동하며 냉철한 판단력을 과시해 왔던 작은 거인(성질은 더럽지만) 로켓 라쿤. 토르까지 합류한 새로운 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그의 과거 이야기는 이전 시리즈의 복선들과 결합되어 어떻게 풀릴지도 기대해 볼 만하다.

원작 코믹스에서 아주 다채로운 활약을 했던 캐릭터는 아니지만, MCU의 감초 캐릭터이자 빼놓을 수 없는 브레인으로 당당히 활약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첨가한 '로켓 라쿤'의 이야기를 다음 시리즈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NN 에디터 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