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밴드 ‘콜드플레이’, 내년 4월 15일 첫 내한공연 소식에 인터넷 후끈

드디어. 콜드플레이가 내년 4월 서울에서 라이브를 선보인다. 2000년 데뷔 이후 '세계 최고'의 인지도를 만든 밴드지만, 한국에선 도통 만날 수 없어 수많은 이들이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더군다나 그들의 음악은 한국인들의 자랑거리인 '떼창'을 하기에도 그만인 밴드가 아닌가. 독재자의 몰락을 은유한 'Viva La Vida'를 다같이 부른다면 정말 끝내줄 텐데.

단출하게 시작해 화려한 소리들의 하모니로 마무리되는 콜드플레이의 음악은 특유의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영화 본편뿐만 아니라, 예고편 BGM에 무수히 사용된 바 있다. 씨네플레이는 진작부터 전쟁이 예상되는 예매 시작(11월23일 정오)을 앞두고, 콜드플레이의 노래 인용이 빛나는 여덟 작품을 소개한다.


The Scientist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을 리메이크 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2004)는 한 남자와 세 여자의 엇갈리는 사랑을 그린다. 2년 전 연락도 없이 사라진 리사(다이앤 크루거)를 여전히 그리워 하는 매튜(조쉬 하트넷)는, 출장을 가겠다고 약혼녀 레베카(제시카 파레)를 속이고 리사의 흔적을 쫓지만, 그녀의 아파트에서 이름이 같은 또 다른 리사(로즈 번)를 만난다. 미스터리와 거짓이 모두 밝혀지고, 매튜는 공항에 리사를 찾아간다. 인파 속에서 주저앉아 있는 리사에게 다가가 매튜가 다시금 사랑을 나타낼 때, 'The Scientist'가 흐른다. 공항을 헤매는 매튜의 바쁜 걸음과 불안한 눈빛이 힘찬 피아노 소리와 맞아떨어지고, 사람들 사이에서 몸을 낮춘 매튜와 리사가 키스를 나누는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수식한다. 준수한 포스트록/모던록 컴필레이션이기도 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의 OST에는 조넷 나폴리타노와 대니 로너가 커버한 'The Scientist'가 수록됐다.


Sparks
<웨딩 크래셔>

이혼 전문 변호사 존(오웬 윌슨)과 제레미(빈스 본)는 각지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찾아가 먹고 마신 후 여자 하객들을 꼬시기를 일삼는다. 그들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재무장관 클리어리 가문의 결혼식에도 잠입하고, 존은 거기서 만난 클레어(레이첼 맥아담스)와 사랑에 빠진다. 콜드플레이의 'Sparks'는 존과 클레어가 서로를 생각하다가 뒤척이고, 결국 상대방의 방에 몰래 찾아가는 신에서 나온다. 존이 까치발을 하고 클레어의 방 앞까지 다가가 결국 발을 돌리고, 클레어도 똑같이 존의 방문에 가만히 귀를 대보곤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온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엇갈리고 말지만, 나른하고 섹시한 'Sparks'가 흐르는 가운데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코 서로의 방을 기웃대는 대목만으로도 둘의 사랑이 충분히 끈적하게 이어지는 듯하다.


Til Kingdom Come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500일의 썸머>(2009)의 마크 웹 감독은 차기작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을 연출한다. 복작복작 귀여운 로맨스를 만든 감독이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맡다니. 분명 의외의 행보였다. 그럼에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는 <500일의 썸머>에서 마크 웹이 보여준 재능, 어수룩한 남자의 떨리는 마음을 노래에 빗대어 나타내는 솜씨를 제대로 보여주는 시퀀스가 있다. 바로 피터(앤드류 가필드)가 그웬(엠마 스톤)에게 데이트 신청을 성공하는 부분이다. 머뭇대다가 고작 "같이 뭐라도 하든가, 싫으면..." 하고 말하는 피터에게 그웬은 곧장 "좋아"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 콜드플레이의 노래 'Til Kingdom Come'이 따라온다. 세상을 가진 듯한 피터는 자기 초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사랑이 시작되는 환희를 마음껏 발산한다.


Fix You
<뉴스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연일 떠들썩한 요즘,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콜드플레이 노래는 'Fix You'일 것이다. 사건을 끈질기게 보도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JTBC의 <뉴스룸>이 지난 11월11일 엔딩 BGM으로 'Fix You'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뉴스룸'과 'Fix You'의 첫 인연은 아니다. 아론 소킨이 만든 HBO 드라마 <뉴스룸>(2012~2014)의 시즌1 에피소드4 'I'll Try to Fix You'에서도 아주 근사하게 콜드플레이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에피소드 끄트머리, 하루도 바람 잘날 없는 ACN 뉴스팀이, 하원의원의 총기 피격사건이 일어나자 이를 황급히 뉴스로 만드는 과정을 알차게 담아낸 7분간의 시퀀스에서다.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망 소식을 내보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윗선의 지시에 "사람이에요. 사망선고는 의사가 하는 거지, 뉴스가 하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돈 키퍼의 말에 팀원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신을 보면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Fix You
<로큰롤 인생>

또 다른 'Fix You'. 이번엔 커버 버전이다. <로큰롤 인생>(2007)은 미국 노스햄튼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결성한 코러스밴드 '마음은 청춘'(Young@Heart)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그들은 "이상하게 감정적으로 몰입되는" 전 세대에 걸친 로큰롤 넘버를 각자의 방식으로 부르면서 관객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몇번이고 눈가를 훔치게 될 테지만, 아무래도 가장 감동이 큰 순간은 프레드 니들 할아버지가 콜드플레이의 'Fix You'를 부르는 순간일 것이다. 원래 듀엣으로 연습했던 노래지만, 일주일 전 파트너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그는 홀로 마이크 앞에서 선다. 병환과 노화가 역력한 육체를 보며 만감이 오가는 것도 잠시, 프레드 옹이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할 때"(When you try your best, but you don't succeed) 하고 첫 소절을 뗄 때, 전율만이 남는다. 살아가는 매순간에 마주하는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Fix You'의 노랫말이 할아버지의 관조적인 목소리를 타고 전해지는 순간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Atlas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데뷔 이래 콜드플레이의 음악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인용됐지만, 특정 영화를 위해 노래를 만든 경우는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2013)가 처음이다. 고향인 12구역이 파괴되고, 피타(조쉬 허처슨)를 남겨두고 홀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좌절하던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결국 각성의 눈빛으로 혁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제니퍼 로렌스의 얼굴에 압도되는 순간, 엔딩 크레딧과 함께 콜드플레이의 'Atlas'가 등장한다. 크리스 마틴의 보컬과 피아노 소리가 낮게 맴돌다가 이윽고 악기들이 더해지면서 콜드플레이 특유의 웅장함을 자랑하는 곡이다. 콜드플레이는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만든 오리지널 스코어들 가운데 'We're a Team'의 공동 작곡까지 맡았다. <캣칭 파이어>가 발표된 이듬해 크리스 마틴과 제니퍼 로렌스의 연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콜드플레이 Atlas 특별 예고편'

Yellow
<보이후드>

<보이후드>(2014)는 6살 소년 메이슨이 대학생이 되기까지의 12년을 부지런히 쫓아간다.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이 이야기를 12년 동안 틈틈이 촬영해, 메이슨 역의 엘라 콜트레인을 필두로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퀘트 등 영화 속 모든 배우들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링클레이터는 <보이후드>에 인용한 음악을, 그 신의 실제 배경이 되는 연도에 나온 음악으로 배치해, 영화의 테마를 단단히 다졌다. 풀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메이슨의 시선으로 문을 여는 영화는, 그가 6살이었던 2000년에 발표된 콜드플레이의 노래 'Yellow'와 함께 12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는 저 별들을 봐요"라는 노랫말이 앞으로 펼쳐질 메이슨의 인생을 비추는 것 같다.


Miracles
<언브로큰>

두 번째 사운드트랙 작업은 <캣칭 파이어> 1년 후 <언브로큰>(2014)을 통해 이뤄졌다.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의 포로로 잡혀 850일간의 지옥같은 수용소 생활을 견뎌낸 루이 잠페리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코엔 형제가 각본을 쓰고 안젤리나 졸리가 '연출'한 영화다. 콜드플레이는 'Miracles'로, 지난하게 이어지던 고통을 이겨낸 잠페리니의 의지를 기적이라고 추앙한다. <캣칭 파이어> 속 'Atlas'의 우주처럼 정적인 분위기와 달리, (니요의 'So Sick', 비욘세의 'Irreplaceable'로 널리 알려진) 프로듀싱 팀 스타게이트의 비트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Miracles'는 아주 쾌활한 트랙이다. 이 노래의 라이브는 <언브로큰> 파티에서 크리스 마틴이 피아노를 치며 부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한다.

영화'언브로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부르는 콜드 플레이(Cold Play)'Miracles' MV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