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가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는 장면에 꽂혀 귀가 닳도록 그 노래를 듣고 또 들었던 경험 있나요? 혹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영화에서 흘러나오면 조금 재미없어도 용서되는 기분 뭔지 아시나요? 특히 하야안 눈 내리는 겨울날 눈물샘에 적절한 습기를 채워줄 노래들의 경우엔 더 오래 즐겨듣게 되더군요.
오늘은 에디터가 오래 듣고 또 듣고 있는 영화 속 사랑 노래를 골라 봤습니다. 이 리스트에 동의하지 않거나 또 너무 올드팝 감성이라 노래와 영화를 모두 모르는 분들도 있겠습니마단, 일단 한 번 읽고 안 본 영화가 있다면 영화도 보고 노래도 들어보시길 조심스레 추천합니다. 글 쓰면서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는데 역시 좋더군요. 다른 더 좋은 영화 속 사랑 노래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려요. 저도 찾아보고 들어보겠습니다.
'Love me like you do' - 엘리 굴딩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에 등장했던 이색 데이트 장면을 꼽으라면 어떤 영화가 기억에 남나요? 미셸 공드리 감독의 <무드 인디고>처럼 독특한 비주얼이 인상적인 데이트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고 <타이타닉>의 갑판 장면처럼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지닌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그런 면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누군가의 최악의 영화로 기록될 겁니다.
그럼에도 왜 이 영화를 처음 이야기하느냐면, 엘리 굴딩의 'Love me like you do'가 흘러나오는 헬리콥터 데이트 장면만큼은 어쩔 도리 없이 무장해제되는 판타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재력과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붓는 장면이었죠. 물론 1도 공감 안 될 수 있습니다. 억만장자 변태남의 허세라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지요. 거기에 더해 "날 사랑해줘라, 날 만져줘라, 지금 왜 뜸들이는데?"라는 제멋대로 해석한 엘리 굴딩의 노래 가사까지 뒤섞이면 어떨까요? 에디터의 길티 플레저가 되어버린 장면과 노래입니다.
- Love Me Like You Do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OST)
-
아티스트 Ellie Goulding
발매일 2015.02.09.
'Good-Bye Days' - YUI
<태양의 노래>
국내에 <원스>가 소개되기 전, 이미 버스킹에 관한 아름다운 멜로 영화가 개봉했던 적 있죠. 바로 일본 영화 <태양의 노래>입니다. 빛을 볼 수 없는 색소성 건피증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 소녀 카오루(유이)와 코지의 러브스토리.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십대들의 잔잔한 러브 스토리지만 실제 가수로도 활동했던 유이(YUI)가 직접 라이브로 기타도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은 정말 레전드입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때는 아직 아이유도 등장하기 전이었습니다. 데뷔 초 기타 치고 노래하던 아이유의 모습에서 유이를 많이 벤치마킹했을 거란 의심도 했었지요. 그만큼 이 영화에서 유이가 보여준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매력은 아름다웠죠. 영화가 좀 심심해 보인다면 노래라도 꼭 한 번 들어보길 추천합니다. 이제 더는 유이의 신곡을 들을 수 없어 더욱 소중한 그때 그 노래가 된 것 같아요. 아쉽게도 그녀는 배우와 가수 활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입니다.
'Falling slowly' - 글렌 한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원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유명해졌고 대중적 파급력도 갖춘 영화와 그 노래죠. 버스킹 하는 남자와 진공청소기를 끌고 다니는 이상한 여자의 이야기. 이름도 없이 '그'와 '그녀'로 등장해 많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어요. 이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곡이 사실 다 좋지만 그중에서도 두 사람이 처음으로 피아노와 기타 반주 합을 맞춰보는 피아노 샵 장면의 노래 'Falling slowly'를 들을 때의 충격과 전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 듣고 있는데 또 소름 돋았네요.
"널 모르지만 널 원한다, 아직 기회가 있다, 지금 해치우자." 조금 과격하게 해석하면 대충 이런 뜻의 참 아름다웠던 밀당 쩌는 가사도 생생하지요. 남자의 혼자만 직진하는 마음도 참 애잔하게 다가왔지요. 그 마음이 노래에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 Once OST
-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발매일 2007.08.14.
달의 물방울(月のしずく) - RUI
<환생>
영화와 음악이 동시에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는 건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아니겠습니까? 다케우치 유코와 나가사와 마사미, 이치하라 하야토, 시바사키 코우 등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 <환생>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눈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설정, 그리고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단 3주라는 SF적인 설정 위에 탄생한 아주 독특한 멜로드라마입니다. 다시 떠날 사랑을 위해 애절하게 노래하는 마지막 콘서트 장면을 펑펑 울며 봤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배틀로얄> 시리즈 정도로만 기억되던 시바사키 코우의 매력을 새삼 확인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영화 속 주인공이었던 'RUI'라는 예명으로 실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 노래 가사는 거의 시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환생>에는 이런 명대사가 있죠. "비록 한 시간이라도 1분이라도 1초라도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이 통했다면 나는 내 인생이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내게 그 추억이 있는 한 나는 앞만 보며 살아갈 수 있어요."
'Angel' - 사라 맥라클란
<시티 오브 엔젤>
<환생> 이전에 사실 이 영화가 있었죠. 사람과 영혼의 사랑. 만질 수도 가질 수도 없는 사랑. <시티 오브 엔젤>은 <사랑과 영혼> 류의 감성을 자극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입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멕 라이언의 전성기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극중 천사로 등장하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LA 상공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장면은 다시 봐도 너무 아름답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 때문에 더욱 애절하게 다가오는 아주 뻔한 감성을 자극하지만 매번 무릎 꿇게 만들어요. 사라 맥라클란의 'Angel'은 신의 대리자로 하늘에서 살다가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 가질 수 없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버린 사랑의 숭고함을 노래하는 곡입니다. 그녀가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 위로 그가 찾아와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둘의 애틋한 스킨십을 보여주던 장면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 시티 오브 엔젤 (City Of Angels) OST
-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발매일 1998.03.27.
'My Heart Will Go on' - 셀린 디옹
<타이타닉>
이 영화를 보면 추위가 절로 느껴져 선정한 건 아닙니다. 워낙 클래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빠뜨릴 수가 없죠. 영화를 보던 당시 에디터의 개인적 외로움과 비극적인 결말, 그리고 영화 설정상 어쩔 수 없이 느껴졌던 한기가 함께 밀려오는 3단 콤보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울면서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두 배우가 재회하던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감동이 느껴지더군요. 영화를 넘어 실제 삶에서도 이어져온 인연이란 게 참 묘하기도 하고요. 이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저 스틸컷은 지금 봐도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영화음악과 사랑 노래를 이야기할 때 앞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선곡이 되겠죠. 노래 가사처럼 말입니다.
- Titanic (My Heart Will Go On) [Piano Version]
-
아티스트 Jonas Kvarnstrom
발매일 2012.04.26.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