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대표적인 SF코미디 시리즈 <고스트버스터즈>의 명맥을 잇는 속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개봉했다. 32년 만에 원작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신작은 원작을 연출한 감독 이반 라이트먼의 아들 제이슨 라이트먼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를 보기 전, 오리지널 1편과 2편을 음악을 중심으로 곱씹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Ghostbusters
RAY PARKER, JR.
<고스트버스터즈>시리즈의 영원한 시그니처 송, 레이 파커 주니어의 'Ghostbusters'다. 영화 오프닝부터 '고스트버스터즈'팀이 호텔에서 처음 유령을 잡고 점점 유명해질 때, 그리고 모든 소동이 끝나고 피터(빌 머레이)와 데이나(시고니 위버)가 키스할 때 'Ghostbusters'가 튀어나온다. 다른 방향으로 음악을 사용한 2편에서도 마찬가지. 1984년 당시 두 장의 솔로 앨범을 내고 점차 이름을 알리던 R&B 싱어송라이터 레이 파커 주니어가 만든 이 주제가는 <고스트버스터즈>가 개봉한 그 주 빌보드 싱글 차트 68위에 올라 근 2달 만에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등 영화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오스카 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랐지만 (무명 시절 파커를 기타리스트로 기용했던) 스티비 원더의 <우먼 인 레드> 주제가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가 수상했다. 영화 개봉 직후 <고스트버스터즈> 주제가 후보 아티스트들 중 하나였던 휴 루이스는 'Ghostbusters'가 자신의 노래 'I Want a New Drug'의 멜로디와 베이스라인을 베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Cleanin' Up the Town
THE BUSBOYS
'고스트버스터즈'가 가진 돈을 쏟아부어 사무실까지 차렸지만 반응은 영 시원치 않다. 잔고를 탈탈 털어 차린 저녁식사를 시작하려던 차, 전화 벨이 울린다. 비서 재닌(애니 포츠)도 접수하면서도 반신반의 하는 상황. 그렇게 '고스트버스터즈'는 처음 출동한다. 식사를 내팽겨치고 봉을 타고 내려와 급히 옷을 입고 세즈윅 호텔로 향하는 짤막한 시퀀스를 버스보이즈의 (단도직입적인 제목의 노래) 'Cleanin' Up the Town'가 함께한다. 거의 모든 멤버가 흑인으로 구성된 로큰롤 밴드 버스보이즈는 1982년 에디 머피 주연의 버디 무비 <48시간>에 노래 4곡을 수록하고, 에디 머피의 코미디 투어 전속 밴드로 참여한 뒤 <고스트버스터즈> 사운드트랙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Magic
MICK SMILEY
환경보호국에서 나온 월터가 '고스트버스터즈' 사무실을 급습해 유령이 빠져나가는 사고가 터지고, 뉴욕 시내는 혼란에 빠진다. 여기저기서 세찬 바람이 불어 유령이 출몰하고, 자동차들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멀쩡하던 사람에 악령이 씌인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꾸미는 노래 'Magic'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주 느릿느릿한 트랙이다. 신디사이저와 베이스가 테이프가 늘어진양 흐느적대면서 몽환적인 공기를 내뿜는 'Magic'과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비규환이 만나 기묘한 분위기가 완성됐다. 노래의 주인공 믹 스마일리는 'Magic'과 훗날 리타 포드의 노래 'Kiss Me Deadly'를 작곡한 이력만 남긴 채 잊혀진 아티스트다.
Savin' the Day
ALESSI BROTHERS
각자 게이트마스터와 키마스터에 빙의된 데이나와 루이스(릭 모라니스)가 만나고, 결국 고저가 강림하게 된다. 월터 때문에 구속까지 된 '고스트버스터즈'는 어렵게 시장을 설득해 유령 퇴치 작전에 투입된다. 평범한 시민들은 물론 경찰과 군대까지 동원된 뉴욕 거리에 '고스트버스터즈'가 들어오는 과정에 쌍둥이 듀오 알레시 브라더스의 'Savin' the Day'가 배치됐다. <고스트버스터즈> 사운드트랙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인 만큼 제목부터 뉴욕의 평화로운 하루를 되돌려놓기 위해 최후 작전에 투입되는 '고스트버스터즈'를 응원하는 것처럼 쓰였다.
Ghostbusters
RUN DMC
1편의 시점으로부터 5년 후. 뉴욕은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고, 그래서 '고스트버스터즈'의 기세는 초라하기만 하다. 유령 퇴치는커녕 애들 생일 파티 들러리 노릇을 하러 가서 '히맨'은 왜 안 왔냐는 푸념이나 들어야 하고, 토크쇼에 나와 시덥잖은 말이나 늘어놓는 신세. 그러던 어느 날 뉴욕 거리에 정체불명의 슬라임이 나타난 데 이어 다시 유령이 출몰하면서 '고스트버스터즈'의 활약이 재개된다. 전편의 경우 '고스트버스터즈'의 활약상을 그리는 시퀀스에서 레이 파커 주니어의 주제가가 쓰였다면, 2편은 3인조 힙합 그룹 런 디엠씨가 리메이크 한 'Ghostbusters'를 삽입했다. 1편과 2편 사이의 5년은, 힙합이 대중음악의 총아로 떠오르던 시대를 닦아놓은 선구자 런 디엠씨가 데뷔해 전성기를 보낸 시간과 딱 맞아떨어져 그 의미가 남다른 활용이다.
On Our Own
BOBBY BROWN
<고스트버스터즈 2> 제작진이 런 디엠씨의 'Ghostbusters' 리메이크보다 더 크게 힘을 실은 노래는 따로 있다. 바로 바비 브라운의 'On Our Own'이다. 프로듀서 피터 애프터만은 1989년 미국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앨범 <Don't Be Cruel>로 승승장구하던 바비 브라운에게 주제가를 맡기기 위해 <고스트버스터즈 2> 사운드트랙 판권을 당시 브라운의 레이블이었던 MCA에게 넘기면서까지 강한 의지를 보여 결국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Don't Be Cruel>의 프로듀서였던 베이비페이스, L.A.라이드, 대릴 시몬스가 모두 참여한 'On Our Own'이 완성돼 슬라임이 장벽처럼 커진 거리로 출동하는 대목에 쓰였는데, 안타깝게도 빌보드 차트를 정복하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바비 브라운은 '고스트버스터즈'가 시장을 만나러 가기 전 시청 앞에서 마주치는 도어맨 역으로 카메오 출연했다. 엔딩 크레딧엔 브라운의 또 다른 노래 'We're Back'이 쓰이기도 했다.
Flip City
GLENN FREY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스트버스터즈> 1편과 2편은 음악이 대구를 이루는 것처럼 쓰였다. 전편의 'Magic'처럼, 유령과 괴물이 뉴욕에 출몰하는 시퀀스를 위한 노래가 마련됐다. 이글스의 기타와 보컬을 담당했던 글렌 프레이의 'Flip City'가 제목처럼 한바탕 뒤집어진 도시를 꾸민다. 이글스가 활동을 멈춘 이후 프레이는 솔로로 독립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베버리 힐스 캅>(1984), TV 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 <델마와 루이스>(1990) 등 여러 영화/드라마가 그의 노래를 사용했다. <고스트버스터즈 2>를 위해 제작된 'Flip City'는 프레이가 샤카 칸, 비지스, 마이클 잭슨 등과 작업한 명 작곡가 호크 월린스키과 함께 쓴 곡이다.
Higher and Higher
HOWARD HUNTSBERRY
이곤(해롤 래미스)은 포획한 슬라임을 연구하다가 그것이 소리 특히 음악에 민감하다는 걸 발견하고, 동료들을 불러와 재키 윌슨의 'Higher and Higher'를 들려주면서 토스트기에 들어간 슬라임이 요동치는 걸 보여준다. 그저 귀여운 에피소드를 위한 것으로만 보였던 이 특징은 '고스트버스터즈'가 자유의 여신상에 슬라임을 묻혀 음악을 틀어 그걸 움직이게 해 박물관으로 진입하게 한다. 이때도 'Higher and Higher'를 트는데, 1967년에 발표된 재키 윌슨의 원곡이 아닌, <라 밤바>(1988)에서 재키 윌슨을 연기했던 가수 하워드 헌츠베리가 리메이크 한 버전이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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