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직한 한해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올 초만 해도 코로나19가 잡힐 것이라는 희망과 기원을 동시에 하며, 반드시 극장이 회복세로 돌아서길 바랐는데 오히려 가면 갈수록 더 기세를 부리니, 흥행판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어 가고, 하지만 천만다행! 스파이더맨이 등장 합니다. <스파이더 맨: 노 웨이 홈> 개봉 전까지만 해도 올해 총 관객수는 2020년보다도 못하리라 예상 되었습니다. 최저 수준으로 치닫고 있었으니 말이죠.
1. 최저 스코어를 면하다
지난해 2020년의 총 관객수는 약 5952만 명이었습니다. 올해 11월까지 집계된 총 관객수는 약 5200만 명으로 지난해의 수치를 넘기려면 12월 한 달 동안 대략 800만 명 이상 관객이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니 올해 흥행판이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였습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하면서 지난해 12월 대비 약 18배 이상의 관객을 모아주더니 역전 가능성에 불을 지핍니다. 드디어 12월 27일, 올해 총 관객수는 지난해 기록을 넘기며 최저 스코어는 면하게 됩니다. 2022년 총 관객수는 약 6050만 명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2억 2668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27%로 여전히 회복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2. 올해 흥행 1위 영화는?
올해 박스오피스 1위는 361만 명을 기록한 <모가디슈>로 굳어지나 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전까지 말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하고 12월 24일 결국 1위로 올라섭니다. 12월 31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5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할리우드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린 올해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를 살펴보면,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530만 (추정치, 12월 31일까지 기준), 2위 <모가디슈> 361만, 3위 <이터널스> 305만, 4위 <블랙 위도우> 296만, 5위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아트>229만, 6위 <싱크홀> 220만, 7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215만, 8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212만, 9위 <소울> 205만, 10위 <크루엘라> 198만 순이었습니다. 2021년은 외국영화가 역할을 톡톡히 해줬습니다. 특히 위기에서도 마블은 역시 강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이에 비해 한국영화는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한 한 해였습니다. 가장 큰 배급사인 CJ의 경우 4월 <서복>을 시작으로 6월 <발신제한>, 8월 <방법: 재차의>, 9월 <보이스>, 11월 <연애 빠진 로맨스>로 올해 개봉작이 5편뿐이었고, 롯데는 2월 <아이>, 8월 <모가디슈>, 9월 <기적> 으로 3편, 쇼박스는 8월 <싱크홀> 1편, NEW는 8월 <인질>, 11월 <장르만 로맨스>로 2편으로 정말 맥 빠진 배급이었습니다. 그 결과, 시장 점유율에 있어 50%를 유지하던 한국영화가 결국 30%로 하락합니다.
3.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날은?
올해 일일 최고 관객이 든 날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 중인 12월 25일로 81만 명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역시 크리스마스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최고의 관객이 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전인 2019년에도 이날 하루 동안 201만 명이 들어 일일관객수 1위를 합니다. 10시 이후 영업제한만 아니었어도 150만 명까지 가능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스파이드맨: 노 웨이 홈>의 흥행은 극장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영화만 있다면 언제든 열정적으로 관객들은 극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즉, 코로나가 극장을 죽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줬습니다. 극장의 큰 경쟁자로 등장한 OTT는 올해를 거치면서 북미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관은 지금까지 75년 동안 망한다는 기사가 꾸준히 나왔지만 매번 살아남았다. 이번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강제적으로 불암감이 조성되어 위축된 삶에 빠진 사람들이 OTT로 쏠렸지만 그것은 위축에 따른 소비이며, 억눌린 수요가 발생하게 되면 다시 극장으로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그것을 알려 주었다. 더 이상은 OTT가 극장을 잠식하리라는 것을 믿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OTT는 영화 시장을 확대해주는 역할과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또 다른 시장으로 발전될 것이다.”
대유행을 연장시키고 있는 변종의 탄생이 두렵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개발도 시급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영화관 입장에서 돌아오는 새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안전’이 아닌가 합니다. 관객들로 하여금 안전한 공간으로의 이미지를 확보한다면 고립에 대한 피로도가 극에 달한 많은 사람들이 2020년 이전의 삶을 갈구하고 있고, 또한 이 트라우마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극장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영화들이 개봉될 것으로 보이고 흥행도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서둘러 확보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올 한해 모두들 잘 버티셨습니다. 새해는 정말 코로나가 물러가고 예전으로 회복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 한해 감사했습니다.
글 |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 《영화 배급과 흥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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