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치던 어느 날.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빨간 망토를 두른 비앙(줄리엣 비노쉬 분)과 딸이 등장합니다. 조용하고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은 낯선 이들에게 경계심을 보이죠. 마을에 도착한 비앙은 건물 내부를 수리해서 뭔가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건 바로 초콜릿 가게였습니다. 엄격한 가톨릭 교리 아래 새로운 변화라곤 없던 마을에 생긴 초콜릿 가게는 순식간에 마을의 화제로 떠오릅니다. 이 모습을 못마땅하게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이 마을의 시장, 레너드였죠. 비앙의 자유분방한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가 비앙이 초콜릿 가게를 오픈한 날이 사순절 기간이었거든요. 이 금욕의 시기에 달콤하고 유혹적인 초콜릿이라니! 시장은 펄쩍 뛰며 마을 사람들에게 그녀를 경계하라고 이릅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시장의 눈을 피해서 하나 둘 그녀의 초콜릿 가게로 모여듭니다. 여기서 잠깐 그녀가 판매하는 메뉴를 볼까요? 초콜릿을 동그랗게 짜고 그 위에 땅콩과 헤이즐넛, 크랜베리 등을 올려서 만드는 초콜릿인 망디앙과 다양한 가나슈를 넣어 만드는 초콜릿 봉봉’, 뜨겁게 마실 수 있는 초콜릿인 핫 초콜릿도 있습니다. 메뉴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럴 땐 비앙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그녀가 원형판을 돌려서 상대방에게 뭐가 보이는지를 묻고 그에 따라서 초콜릿을 권해 주거든요. 그녀가 골라 준 초콜릿은 상대방의 취향과 마음까지 정확히 읽어냅니다.
 

 
그녀의 초콜릿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을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남편의 구타를 견디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조세핀은 비앙의 초콜릿 가게에서 장미 초콜릿을 훔칩니다. 그 사실을 안 비앙은 그녀를 찾아가 장미 초콜릿을 선물로 건네고 그 사건은 조세핀이 새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죠. 화려하게 핀 장미처럼 그녀도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을 꽃피우기 시작합니다.
 
비앙을 찾아 온 할머니에게도 사연이 있습니다. 딸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손자를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거든요. 비앙은 외로운 할머니의 마음을 스파이시 핫초콜릿으로 달랩니다. 이 스파이시 핫초콜릿은 데운 크림과 초콜릿을 섞은 뒤 그 위에 카이 엔 페퍼라는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메뉴예요. 카이 엔 페퍼는 아메리카와 아마존에서 자라는 작고 매운 고추인데, 언뜻 생각하기에 초콜릿과 고추의 만남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후추나 고추 같은 강한 향신료가 초콜릿과 만났을 때 의외의 짜릿한 맛을 느끼게 해준답니다.
 
남편과의 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이웃은 어떨까요? 비앙이 골라 준 아망디오 카라멜리제 오 쇼콜라덕분에 다시 뜨거운 사이가 됐습니다. 이 초콜릿은 아몬드에 카라멜을 입히고 그 위에 초콜릿을 덧입혀서 만드는 초콜릿인데 너트류의 고소함과 카라멜과 초콜릿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메뉴입니다.

초콜릿엔 주술적인 힘이라도 있는 걸까요? 영화 <초콜릿>에서 초콜릿은 단순히 사랑을 전달하는 기능을 넘어서 마을 사람들의 억압된 욕망을 분출하는 기능을 합니다. 절제와 규율로 살아온 마을 사람들이 유혹 같은 초콜릿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에게 숨겨진 본성과 마음을 발견하는 것이죠. 초콜릿 덕분에 사랑을 찾은 건 비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우(조니 뎁 분)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영화 속 메뉴 따라 하기

영화 <초콜릿>엔 제목처럼 초콜릿을 이용한 많은 메뉴들이 등장합니다. 망디앙, 초콜릿 트뤼플, 뮈스카틴, 핫초콜릿, 초콜릿케이크 등등. 이 중에서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다크초콜릿 케이크를 소개합니다. 농후한 생크림과 진한 다크초콜릿을 함께 섞어서 만드는 이 케이크는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커피나 홍차에 곁들여도 좋고,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와인인 뱅쇼(향신료를 넣어 끓이는 와인)에도 어울립니다. 다크초콜릿 케이크를 만들 때는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을 사용하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다크 초콜릿 케이크>

재료
달걀노른자 3개 설탕 25g 다크초콜릿 65g 무염버터 50g 생크림 65g 박력분 35g 코코아 파우더 25g 달걀흰자 2개 설탕 70g

만들기
1. 달걀노른자는 설탕을 넣고 잘 섞는다. 
2. 다크초콜릿과 무염버터는 중탕으로 녹인 뒤, 따뜻한 생크림을 넣어 섞는다. 
3. 1의 볼에 2를 섞고, 체 친 박력분과 코코아 파우더를 넣고 섞는다. 
4. 달걀흰자는 설탕을 조금씩 넣어가며 핸드믹서로 단단하게 휘핑해 머랭을 만든다. 
5. 3의 볼에 머랭을 세 번에 나눠 넣어가며 섞는다.  
6. 유산지를 깐 15cm 지름의 원형틀에 붓고 150~16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30분 가량 굽는다. 


파란달 / 요리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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