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히 내리쬐는 여름 햇살 같은 사랑을 그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무용 아카데미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경험을 고어한 묘사로 그린 <서스페리아>를 모두 관람한 관객이라면, 이번 <본즈 앤 올> 장르가 '공포/멜로/로맨스'란 소식을 들었을 때 분명 섬뜩한 기대감을 느꼈을 것. 어떤 이들은 "두 작품을 적절히 섞은 영화가 <본즈 앤 올> 아닐까"란 말을 던지기도 했는데. <본즈 앤 올>은 유일한 가족인 아빠가 곁을 떠나며 시작되는 18살 소녀 매런(테일러 러셀)의 모험기를 로드무비 형식으로 다룬 작품이다. 남들과 다른 딸이 버거웠던 아빠는 약간의 돈과 출생증명서 그리고 음성메시지가 녹음된 테이프를 남겨둔 채 떠났고 이에 매런은 출생증명서에 적힌 엄마의 고향 미네소타주로 향한다. 매런은 여정 중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티모시 샬라메)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티모시 샬라메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두 번째 만남
이번 <본즈 앤 올>이 국내 영화 팬들 사이에서 더욱 화제가 된 건 아마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티모시 샬라메의 재회 소식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티모시 살랴메는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2008년 광고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길에 발을 디딘 그는 2012년 드라마 <홈랜드>에서 비중 있는 역을 맡아 '미국 배우 조합상'(SAG) 드라마 시리즈 최우수 앙상블 연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4년 <멘, 우먼 & 칠드런>에 출연하며 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힌 티모시 샬라메는 2014년 <인터스텔라>에 출연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2018년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만나며 포텐을 터뜨리고야 만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 펄먼 역을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은 그는 해당 작품으로 '고담 어워즈', '골든 글로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등에서 2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22살의 어린 나이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전 이 순간을 최대한 음미하는 중이에요. 이런 일이 제게 또 일어날까 싶어서요. 저는 이 업계에 대한 믿음이 커요. 완전히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어요. 우리는 괜찮을 겁니다. 저는 사람에게 해답이 있다는 걸 믿어요. 여기 있는 많은 분을 저는 알게 됐잖아요.
'제33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수상 소감 中
2018년 '제33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던 당시, 티모시 샬라메는 "이 순간을 최대한 음미하는 중이다. 이런 일이 제게 또 일어날까 싶어서"라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2019년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 2020년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이었던 SF 거장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2021년 아담 맥케이 감독의 <돈 룩 업>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명실상부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한 그는 2022년 개봉한 영화 <본즈 앤 올>로 '제7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선다.
<본즈 앤 올>로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신인배우상 받은 테일러 러셀
재능과 끼가 빛나는 티모시 샬라메 옆에서, 배틀 뜨듯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가 있는데. 그는 바로 매런 역을 맡은 테일러 러셀이다. 테일러 러셀은 1994년생 캐나다 국적 배우이며 국내에선 <이스케이프 룸>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는 2020년 개봉한 영화 <웨이브스>로 연기 두각을 드러내 '제35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에서 버추오소스상을 수상했으며, <본즈 앤 올>로는 '제7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받으며 각광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해당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런
예상컨대, <본즈 앤 올>을 관람한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가 끝난 뒤 가장 먼저 '매런'을 연기한 배우의 이름을 검색해보지 않을까. 테일러 러셀은 유일한 가족이던 아빠가 본인 곁을 떠난 뒤,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엄마를 찾아 나서는 18세 소녀 매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가 1994년 생인 걸 확인하면 흠칫 놀랄 정도인데, 이는 앳돼 보이는 얼굴 때문이 아니라 10대 아이들이 체험하는 방황의 과정을 표정, 목소리, 몸짓 등으로 완벽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일 터.
영화 <웨이브스>에서 펼친 테일러 러셀의 연기를 인상 깊게 지켜본 루카 감독은 그가 더 깊은 내면을 탐구할 재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 러브콜을 보냈다고. <본즈 앤 올> 촬영장에서 매런이라는 캐릭터가 확장되는 과정을 지켜본 감독은 "매런은 테일러를 통해 완성됐다"며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리
리 역시 매런과 같은 식성, 같은 본능을 가진 '이터(Eater)'. 온전한 사랑을 받아본 적 없어 늘 외로운 소년 리는, 어떤 사건을 겪은 뒤 집에서 나와 마을 밖을 떠돌며 생활하는 인물이다. <본즈 앤 올>의 시나리오를 읽고 매료된 루카 감독은 '리' 역할에 티모시 샬라메를 캐스팅하는 조건을 내걸고 연출에 참여할 만큼, 그의 재능에 대한 깊은 마음을 표하기도 했는데.
티모시 샬라메는 <본즈 앤 올> 대본을 받고 "소외를 극복하려 애쓰는 두 사람이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러브 스토리"로 받아들였다면서 "요즘은 많은 이들이 소외를 느낄 시대라 특히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리에 대해 "내가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와 가장 달라서 어려웠지만, 또 가장 편하게 연기했고 만족스러운 연기를 펼쳤다"고 덧붙여 해당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매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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