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100개짜리 멋짐이었다." 심각하고 과묵하고 품격 있는 배트맨을 보면서 한편으로 이런 아쉬움도 느꼈던 분이라면 <레고 배트맨 무비>를 권한다. 마치 흔들 대로 흔든 뒤 뚜껑을 딴 탄산수처럼 쉴 새 없이 분출되는 입담을 지닌 새로운 배트맨을 만날 수 있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를 점령함은 물론(우리나라는 아니다)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로 만났던 모든 배트맨에 항상 열광하지는 않았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역대 배트맨 무비의 순위를 내놨다. 당신의 평가와 비교해보시라.
12위 <배트맨 4 - 배트맨과 로빈>(1997)
코스튬만 봐도 이상하다. 세기말적 분위기를 반영해서였는지 지나치게 화려한 모습은 오히려 촌스럽기 그지없다. 조엘 슈마허 감독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한 영화에 모아놓고도 최악의 배트맨 무비를 탄생시킨 재주를 지녔다. 배트맨 특유의 진지하고 다크한 이미지를 버리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가벼운 농담과 허술한 캐릭터 설정 탓에 뭐 하나 건질 게 없는 이상한 영화를 만들었다. 게다가 '배트맨' 영화 포스터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모습은 할 말을 잃게 한다.
11위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2016)
엄청난 기대를 안고 개봉했지만, 그만큼의 혹평을 받은 작품이다. 배트맨은 오직 슈퍼맨을 죽이기 위해 내내 지루하게 싸운다. 하지만 영화는 왜 서로 싸워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 잭 스나이더의 빛나는 화면 위에 쌓은 이야기 탑은 둘의 전투신 배경처럼 무너져내리기만 한다. DC 유니버스의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딱 하나의 위안이 있다면 짧지만 강렬했던 원더우먼의 등장 아닐까?
10 위 <배트맨 3 - 포에버>(1995)
팀 버튼 감독과 마이클 키튼이 떠나면서 조엘 슈마허 감독과 발 킬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때부터 배트맨 시리즈는 명작에서 졸작으로 바뀌게 된다. 전작의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를 완전히 걷어내고 액션 히어로 무비로의 방향 선회는 배트맨 팬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럼에도 니콜 키드먼의 매혹적인 모습과 짐 캐리가 연기한 광기 넘치는 리들러는 기대 이상이다.
9위 <배트맨 : 더 킬링 조크>(2016)
최고의 배트맨 코믹스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배트맨과 조커의 관계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가 담긴 애니메이션이다. 배트맨 무비 중 가장 논쟁거리가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살인을 하지 않는 배트맨이 조커를 정말 죽였을까?
8위 <배트맨>(1989)
1966년 개봉한 배트맨 무비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한동안 만들어지지 않던 배트맨 영화의 부흥을 알린 작품이다. 팀 버튼은 어둡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로 영화 전체를 채우며 자신만의 고담시를 만들었다. 코미디 배우의 이미지가 강해 우려를 많이 샀던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은 완전한 기우였음을 연기로 증명했고, 연기 달인 잭 니콜슨의 조커는 명성대로 완벽했다.
7위 <배트맨>(1966)
TV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만든 작품이다. TV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만큼 유쾌한 분위기다. 도심 한가운데서 폭탄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이나, 상어를 쫓기 위해 ‘상어 퇴치용 배트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6위 <배트맨 2>(1992)
원제는 <배트맨 리턴즈>인데 국내에선 <배트맨2>로 개봉되었다. 팀 버튼이 연출한 두 번째 배트맨 무비로 특유의 괴상한 상상력이 영화 전체를 휘감고 있다. 대니 드비토가 연기하는 펭귄맨,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은 정작 영화의 주인공인 배트맨을 압도할 정도로 대단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5위 <배트맨 - 유령의 마스크>(1993)
모든 배트맨 영화들 중에서 배트맨 캐릭터 자체를 가장 잘 표현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부모님의 죽음 이후 방황하는 브루스 웨인이 어떻게 배트맨 슈트를 입게 되었는가를 담고 있다. 어린이들을 겨냥한 기존 히어로물과는 달리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유혈이 낭자하는 장면도 포함된 작품이다.
4위 <배트맨 비긴즈>(2005)
<배트맨과 로빈>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참패하며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졌던 배트맨 실사영화 시리즈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배트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탄생시켰다. 크리스찬 베일의 진지한 연기는 배트맨의 고뇌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위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이다. 베인에 의해 척추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돌아와 고담시를 되찾는 이야기다. 앤 해서웨이가 캣우먼으로 등장하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2위 <레고 배트맨 무비>(2017)
전작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으로 상처받은 DC코믹스 팬들에게 희망과도 같은 작품이다. 영화는 늘상 어둡고 심각하며 혼자인 배트맨을 진지하게만 다루지 않는다. 시리즈의 오마주와 패러디를 적재적소에 사용하여 재미를 배가하는 동시에 배트맨 내면에 있는 위트와 유머를 슬기롭게 풀어내는 재주가 대단하다.
1위 <다크 나이트>(2008)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배트맨 최고의 작품이다. 영화 전체를 장악할 정도로 출중했던 히스 레저의 조커는 신화로 남았다. <어벤져스>에 의해 기록이 깨질 때까지 역대 슈퍼히어로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수익을 올린 영화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심규한(다스베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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