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은 부지런한 배우다.

지금의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2007년 이래
특별한 공백 없이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작년 어두운 톤의 두 영화
<날, 보러와요>와 <트릭>에 출연한 데 이어,
이번엔 한채아와 투톱을 맡은
코미디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이미 실력을 증명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강예원의 지난 활약상을 정리해봤다.

마법의 성

2001년 시트콤 <허니허니>로 데뷔했다. 당시엔 본명인 '김지은'으로 활동했다. 이듬해 구본승과 함께 섹시 코미디 <마법의 성>에 출연했는데, 그녀만 '글래머 배우'로 주목받았을 뿐, 영화는 완성도나 흥행에서 재앙 그 자체였다. 이후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보이지 않았다.

1번가의 기적

노출배우라는 이미지를 벗고자 강예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재개했다. 윤제균 감독의 <1번가의 기적>이 복귀작이다. 다단계에 뛰어들어서라도 지긋지긋한 가난을 떨치고자 애쓰는 달동네 아가씨 선주를 연기했다. 답답한 현실에서 자판기 운영자 태석(이훈)과 나누는 로맨스가 꽤 귀여웠다.

해운대

<해운대>에는 세 커플들이 등장한다. 희미(강예원)와 형식(이민기)은 연희(하지원)-만식(설경구), 유진(엄정화)-(박중훈)보다 비중은 적지만 가장 인상적인 커플이라 할 만하다. 입술을 깨무는 키스신, 성대결절이 올 정도로 악을 썼던 후반부 등 코미디와 신파를 동시에 보여줬다.

하모니

여성 수형자들이 결성한 합창단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강예원은 성폭행 피해자로서 상처를 품고 있는 살인범 유미 역을 맡았다. 단순하고 밝은 본래 성격과 정반대의 캐릭터라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고, 유미와 비슷한 사례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다고. 실제 그녀는 학부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성대결절로 인해 노래 부분을 더빙해야만 했다.

헬로우 고스트

<헬로우 고스트>는 하루하루 살기 버거운 남자 상만(차태현)과 그의 곁을 맴도는 귀신들의 이야기다. 늘 죽음을 생각하는 상만이 스스로 살겠다고 마음먹는 이유가 바로 강예원이 분한 연수다. 영화 속에서 강예원은 이전 작품보다는 한결 에너지를 덜어낸 채로 연수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윤제균의 JK픽처스가 제작한 <>에서 강예원은 다시 한번 이민기와 커플로 만났다. 퀵서비스맨이 된 기수와 그의 옛 연인인 아이돌 아롬의 사랑이 정신 없는 스피드 액션과 함께 펼쳐진다. 킬링타임용 영화로 꽤 괜찮다는 평을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윤제균 사단으로서 작업한 마지막 작품이다.

점쟁이들

<점쟁이들>에서의 비중은 중심 바깥의 캐릭터지만 엄연히 주연이라는 점에서 <헬로우 고스트>와 닮아 보인다. 허당기 가득한 기자 찬영은 분명 점쟁이 4인방보다 미미하게 흘러가기 십상이었지만, 열띤 캐릭터 분석으로 존재감을 제대로 뽐낼 수 있었다.

엘 꼰도르 빠사

단독 주연인 강예원은 세상에 미련을 버린 채 아버지가 남긴 휴게소를 찾아 새로운 희망을 얻게 되는 여자 수하를 연기한다. 에콰도르에서 온 밴드 가우사이의 음악에 따라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미묘한 감정변화에 집중해야 하는 캐릭터다. 2012년에 촬영했지만 2016년에야 개봉될 수 있었다.

조선미녀삼총사

아마 강예원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혹평이 많은 영화일 것이다. 퓨전사극을 표방해 제작됐지만 재미, 액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는 비난이 줄지어 따라왔다. 이와는 별개로 강예원이 겁많고 인간적인 무사 홍단을 연기하는 모습만큼은 꽤 자연스러웠다.

내 연애의 기억

6번의 연애 모두 남자에게 배신당한 은진. 그녀는 순수하다고 믿었던 일곱 번째 현석(송새벽)마저 수상한 기미를 보이자 그의 행적을 파고들어간다.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영화의 분위기에 따라 강예원 역시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아무래도 영화 초반 연애에 실패한 은진이 불을 뿜는 대목들에서의 연기가 더 인상적이긴 하지만.

나쁜 녀석들

강예원은 TV드라마와 상대적으로 연이 적다. 역할이 작거나 작품 자체가 일찍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발연기 논란에 오른 <나쁜 녀석들>은 비중도 컸고 작품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그녀의 언급처럼, 형사 미영은 궁금한 것만 많은 데서 더 나아가지 않는 캐릭터였다.

연애의 맛

연애 경험이 없는 베테랑 비뇨기과 의사. 듣기만 해도 흥미가 동하는 캐릭터다. 강예원의 코믹 연기는 산부의과 의사 성기 역의 오지호의 능구렁이 같은 연기와 만나 흥미로운 합을 만들었다. 로맨틱코미디의 전형성을 띄고 있지만,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강예원은 수년간의 연기 활동보다 <진짜 사나이>, <라디오스타> 두 예능으로 어필한 매력으로 더 큰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날, 보러와요

예능에서 엉뚱한 이미지를 쌓았지만, 그녀는 진지한 스릴러 <, 보러와요>로 관객을 기다렸다. 영문도 모르고 정신병원에 갇힌 수아는 그녀가 지금까지 선보인 캐릭터 가운데 가장 어두운 사람이라 할 만하다. 꽤 흡입력 있는 전개와 강예원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1<> 이후 오랜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다.

트릭

<트릭> 역시 전작에 이어 언론의 자극적인 제작 행태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다. 폐암 환자인 남편(김태훈)을 간호하는 영애를 연기하지만, 자극적인 소재를 자극적으로 그리는 영화 연출에 묻혀 캐릭터와 배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

비정규직 특수요원

작년 개봉한 세 영화에서 다소 어두운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녀는, 3월16일 개봉한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다시금 코믹 연기를 펼친다. 35살 나이에 국정원 댓글요원으로 임시 취업한 영실로 분해 제대로 몸 개그를 보여준다. 정규직을 위해 보이스피싱 회사에 들어가 고군분투하는 열연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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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