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 되면 스멀스멀 차트를 타고 올라와 10위권에 안착하고 마는 '벚꽃엔딩'의 주인공 장범준.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 <다시, 벚꽃>이 개봉했습니다. 장범준은 악보를 볼 줄 모르고, 계이름도 몰랐던 뮤지션으로 유명하죠.

그래서! 이 경우와 비슷하게 대본을 봐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러니까 난독증을 앓고 있는(또는 지금은 극복한) 영화인을 찾아보았습니다.

그전에! 난독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갈까요?

난독증(dyslexia)은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철자를 정확하게 쓰기 힘들어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학습장애의 한 유형으로 읽기장애라고도 한다.

난독증의 특징은 긴 파장의 빨간색과 짧은 파장의 자주색 사이의 파장을 더욱 섬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 점 때문에 책을 읽으면 글씨가 입체적으로 보여 '장애'라고 규정지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색을 섬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재능'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 

그럼 어떤 영화인들이 난독증을 가졌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함께 보시죠!


조달환

국내 영화배우 중 난독증으로 가장 유명한 배우는 바로 조달환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는 지난 2013년 예능 <해피 투게더3>에 나와 처음으로 난독증 사실을 밝혔습니다.

"사실 난독증이 있어 아직도 한글을 잘 못 읽는다"며 "대본 리딩을 할 때 한 번도 바로 이해한 적이 없고, 따로 몇 시간 혹은 며칠을 연습해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나요. 항상 대본을 외워야 하는 배우에게 있어 치명적인 약점인 난독증, 이를 극복하기 위해 캘리그라피를 시작했다가 의외의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글자를 그림처럼 그리다 보니 독특한 글씨체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이는 캘리그라피에 최적화된 능력이었죠. 이로 인해 전문 작가로 활동하며,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드라마 <천명> <감격시대> <마녀보감> 등의 타이틀을 제작했고, 최근에는 영화 <보통 사람> 인트로 캘리그라피에도 참여했습니다.


류승범

그는 지난 2011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심각한 난독증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설을 읽으면 한 음절, 한 음절이 입체영상(3D)처럼 솟아오르는 느낌이라며 글을 읽는 게 두렵다고까지 했죠. 그래서 시나리오를 받으면 항상 시간을 넉넉히 달라고 얘기한다는데요.

바로바로 대본을 받아 외우고 연기해야 하는 TV 드라마를 할 때는 미칠 뻔했다고 말했는데, 이 때문인지 그는 2004년 <햇빛 쏟아지다> 이후 쭉 스크린에서만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할리우드 거장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도 난독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12년 학습장애가 있는 젊은층을 위한 웹사이트 '프렌즈 오브 퀸(Friends of Quinn)'의 비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병에 대해 고백했죠.

그가 난독증 진단을 받은 것은 2007년인데요. 읽기와 쓰기에 괴로워했던 과거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고 회상하며, 좀 더 일찍 알게 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학창시절 같은 반 친구들보다 2년 늦게 읽기를 배웠으며, 이 때문에 학생들 앞에서 교과서를 읽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난독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중학교 시절에 따돌림을 많이 당했다는 사실..ㅠㅠ

이어서 그는 "영화가 나를 구했다, 제작 활동을 통해 불필요한 수치심과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말로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올랜도 블룸

오는 5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로 돌아오는 올랜도 블룸 또한 독서장애가 있음을 고백했습니다.

지난 2010년 뉴욕에서 열린 장애 어린이재단 '차일드 마인드 인스티튜트' 행사에 참석한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 난독증 때문에 학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죠.

또 "지금까지도 영화의 대본을 읽고 외우는 데 남들보다 몇 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구요. 지금도 그가 대본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특정한 색의 용지에 출력해주거나 듣고 암기할 수 있도록 앞에서 읽어주는 어시스턴트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어머니의 힘이 컸는데요. 그의 어머니는 올랜도 블룸에게 50권의 책을 읽으면 오토바이를 사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그가 최선을 다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북돋아주었습니다. 이후로도 그는 자신의 난독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난독증 환자들을 위한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니퍼 애니스톤

여기 난독증으로 인해 인생이 바뀐 사람도 있습니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20대 초반 안과에 갔다가 난독증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난독증에 대한 걸 몰랐을 때는 단순히 자신의 머리가 나쁘고 똑똑하지 않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밝은 성격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시작은 그렇게 미약했지만 결국엔 할리우드 대스타로 성공했죠!

채닝 테이텀

<스텝 업> 시리즈와 <매직 마이크> 등 몸으로 말하는 것에 능한 배우 채닝 테이텀은 어린 시절 난독증뿐 아니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에 말까지 더듬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받지 못하고 특수반에서 지내며 공부를 했는데요. 병의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약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결국 약물 복용도 그만두었죠.

다른 증상의 경우 많이 호전된 상태이지만, 지금도 대본을 읽을 때는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5배나 더 걸린다고 합니다.

키아누 리브스

키아누 리브스의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죠.

그의 나이 3살 때 부모님은 이혼해 아버지는 떠나고,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됩니다.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정서불안에 난독증까지 있어 그는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죠. 고등학교를 4번이나 옮겨 다니다가 결국 중퇴했고, 최종학력은 중학교 졸업으로 남았는데요. 후에 다시 공부해서 데라셀레대학을 나왔다고 하네요!

키이라 나이틀리

그녀는 6살 때 난독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느 난독증 아이들이 그랬듯 그녀 또한 학교생활 내내 읽기와 쓰기로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고 하죠.

하지만 그녀는 난독증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배우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난독증 때문에 오로지 연기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하며, "난독증은 내 연기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밝혔죠.

그녀가 난독증을 이겨낸 방법은 '특수 안경'이었는데요. 사춘기 시절, 읽기를 돕는 특수안경인 컬러필터 안경을 쓰며 노력한 결과! 지금은 아무 문제없이 읽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톰 크루즈

7살 때 난독증 진단을 받는 그는 읽거나 쓰는 것은 물론 발음도 정확히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처음 배우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상대 배우가 읽어주는 대본을 통째로 외웠고, 남들보다 5배는 더 노력했다고 하죠.

하지만 때때로 불안감과 좌절을 느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후 글에 집중하기 위한 훈련을 하고, 읽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시각화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으로 인해 난독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자신과 같은 독서장애를 가진 학습장애 아동들을 위해 자선활동을 하는 등 그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성룡

엄밀히 말하면 성룡은 난독증이 아닌 문맹인데요. 어린 시절 집이 가난해 부모님과 떨어져 경극 학교에 다녔고, 하루 종일 무술 연습을 하느라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연히 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데뷔 후에도 글을 읽지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대본을 읽어달라고 부탁했고, 그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그의 부인 임봉교! 성룡에게 대본을 읽어주다가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아주 로맨틱한 일화가 있죠.

물론 이후에 글을 공부하여 문맹에서 벗어났고, 지금은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도 잘(?) 구사하시죠!ㅋㅋㅋ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은 우뇌가 발달해 창의성이 좋고, 특히 수리·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여기 언급된 배우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말이죠! 이외에도 아인슈타인, 에디슨, 스티브 잡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카소 등 예술인들 또한 난독증을 앓았다고 합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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