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흥행 질주가 뜨겁습니다. 이제는 명실공히 자동차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시리즈가 되었죠. 시리즈를 거듭하며 카체이싱의 스케일과 수준도 점점 업그레이드되어 왔는데요. 영화를 보고 떠올린 궁금증 세 가지를 알아봤습니다.


1. 영화 원제의 숨은 뜻은?

‘분노의 질주’라는 타이틀은 영화의 정체성과 절묘하게 들어맞는 번역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리즈 첫 편 <분노의 질주>(2001)의 영어 제목은 ‘The Fast and the Furious’였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훨씬 캐주얼한 스트릿 레이싱 영화였죠.

국내 제목이 <패스트&퓨리어스 2>(2003)였던 두 번째 영화의 영제는 ‘2 Fast 2 Furious’였고요. 숫자 2와 '너무'를 뜻하는 'too'를 절묘하게 접목했습니다. 더 빨라지고 더 맹렬해졌다(혹은 화났다)는 의미를 품은 제목입니다. 도미닉(빈 디젤)의 부재를 로만(타이리스 깁슨)이 채웠죠. 브라이언(폴 워커)과 로만 두 사람이 이끌었던 시리즈입니다.

세 번째 시리즈 <패스트&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2006)는 일종의 스핀오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말미, 다음 시리즈에 등장한다는 암시가 있긴 했지만) 빈 디젤과 폴 워커가 부재하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라니, 역시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영제는 ‘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였죠.

약간의 삽질을 거쳐 초심으로 돌아간 네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2009)은 영제도 단순하게 ‘Fast & Furious’입니다. 1편의 원제에서 the를 뺀 것이죠. 제목부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두 엔진, 빈 디젤과 폴 워커가 복귀했고 시리즈 본분에 충실한 연출도 인상적이었죠.

시리즈의 장르적 외연을 확장한 다섯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2011)의 영제는 ‘Fast Five’였습니다. 아마도 새로 합류한 드웨인 존슨을 비롯해 영화에서 활약하는 주요 멤버가 다섯이라는 점도 감안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직역하면 '빠른 다섯 명' 정도 되는 건가요?

여섯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2013)은 부제만큼이나 시리즈의 볼륨을 대폭 키웠습니다. 영제는 간결하게 ‘Fast & Furious 6’였네요. (인터넷 영화 정보 웹사이트 IMDb엔 ‘Furious 6’로만 등록돼 있습니다.)

제작이 완료되기도 전에 폴 워커가 사망해 충격을 안겼던 일곱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의 영제는 ‘Furious Seven’입니다. 악당들의 만행에 분노한 7명이라는 뜻도 포함한 제목이 아닐까요? 마침 포스터에 그 7명이 있군요.

여덟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영제는 ‘The Fate of the Furious’입니다. 8편은 영화에서의 ‘패밀리’ 개념을 선명히 정리하고 주인공인 도미닉의 사적 고뇌에 집중한 시리즈입니다. 보통 'Fast'가 있던 자리에 'Fate'가 들어간 게 눈에 띕니다. 직역하면 '분노한 자들의 운명' 정도가 될 텐데, 에디터가 생각하기엔 'The Furious'로 은유되는 도미닉이 비로소 거리의 레이서에서 슈퍼히어로에 가까운 인물이 되었음을 공식화한 듯하네요. 도미닉과 브라이언의 계속되는 운명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1편부터 브라이언을 연기해왔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더는 함께할 수 없게 된 동료 폴 워커를 추모하는 8편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면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겁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에서 ‘퓨리오사’로 출연한 샤를리즈 테론이 합류한 시리즈라서 ‘Fast and the Furiosa’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2. 뭐가 실제고 뭐가 CG일까?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에서 특별히 힘을 준 장면이 몇 군데 있습니다. 첫손에 꼽히는 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가 조종하는 ‘좀비 타임’ 장면과 ‘자동차 비’ 장면일 겁니다. 사이퍼는 거리에 세워진 차들을 해킹한 뒤 원격으로 조종해서 핵 발사 코드가 든 가방을 소지한 국방부 장관의 차로 달려들게 합니다. 가방 탈취가 목적이었죠. 좀비떼가 목표물에 달려들 듯 자동차떼가 한 대의 차에 달려드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비를 내린다”고 하며 주차 타워에 주차된 차들을 떨어뜨려 길을 막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 실사 촬영이었다고 합니다. 최근 세 편의 시리즈에 내리 참여한 세컨드 유닛 스턴트 코디네이터 앤디 길에 의하면, ‘좀비’ 장면은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찍었고, 경찰 바이크가 좀비 차에 걸려 뒤집어지며 폭발하는 장면은 맨하탄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초반부, 홉스의 요청으로 도미닉 일행이 EMP를 탈취해 달아나며 추적자들을 따돌릴 때 사용한 레킹볼도 베를린에서 실사로 찍었습니다. 강철판을 쌓아 15톤 무게의 볼을 만들어 썼다고 하네요. 레킹볼에 맞은 차들이 가루가 되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ㄷㄷ

추가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NO CG 액션영상 - 레킹볼

판타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화려했던 빙하 위 잠수함과의 추격 장면도 실사입니다. 실제로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차량 추격 장면과 폭파 장면을 찍었습니다. 잠수함은 CG였지만, 람보르기니, 스노모빌, 탱크, 군용 SUV 등 저만한 차량들이 한번에 모두 얼음 위에 올라 달렸다고 하니 엄청나네요. 아이슬란드 아크라네스 지역과 뮈바튼 호수에서 촬영됐습니다.

추가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NO CG 액션영상 - Fire & Ice

3. 떠나간 브라이언의 빈자리는?
시리즈 8편에 첫 등장한 신입 '리틀 노바디' 에릭 레이즈너(스콧 이스트우드)
폴 워커와 닛산 GT-R
시리즈 8편에 등장한 리틀 노바디의 파란색 스바루 BRZ

지난 시리즈의 백미는 브라이언( 워커)과의 근사한 고별 장면이었죠. 떠나간 브라이언의 자리를 대신 채울 후임자들의 등장도 반가웠습니다. 미스터 노바디(커트 러셀) 데려온 신임 경찰, ‘리틀 노바디에릭 레이즈너(스콧 이스트우드)입니다. 일단 멀끔한 외모의 백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브라이언을 연상할  있습니다. 배신한 도미닉을 추격할  리틀 노바디가 과거 브라이언의 주력 차량이었던 파란 닛산 GT-R과 흡사한 파란색 스바루 BRZ를 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영화의 말미, 도미닉 패밀리의 ‘ 받아들인 리틀 노바디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네요. 리고  번째 후임자가 누구인지는 영화를 보고 확인하세요. (찡긋)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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