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0년 동안 변치 않은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입니다.
지난 4월 15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그동안 픽사가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가볼까요?
30주년을 맞이했으니 간단한 탄생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마 픽사 하면 보통 두 명이 떠오를 겁니다. 픽사를 꾸준히 지켜본 분들은 존 라세터를, 그리고 사과를 좋아하신다면 스티브 잡스를 생각하실 텐데요. 픽사의 설립자는 존 라세터, 에드 캣멀, 스티브 잡스입니다.
첫 설립은 1986년, 첫 작품인 <토이 스토리>의 개봉이 1995년. 세계 최초 3D 장편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가 나오기까지 픽사는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을까요? 처음 설립 당시 픽사는 조지 루카스(그 어둠의 시스로드 맞습니다)의 루카스 필름 부서였습니다. 특수효과 전용 컴퓨터 제작과 CG 단편 애니메이션 부서였던 것을 스티브 잡스가 사들인 후 픽사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초창기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전용 컴퓨터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터 출신의 존 라세터는 <룩소 주니어> <레드의 꿈> 등을 만들며 픽사라는 이름을 드높였고, 이후 <틴 토이>로 1988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했죠.
하지만 하드웨어 판매로 수익을 유지해야 했던 픽사는 이내 파산 직전까지 내몰리게 됩니다. 이때 디즈니는 잽싸게 픽사에게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제안하고, 픽사는 이를 수락해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착수하게 됩니다. 그 결과 나온 작품이 바로 <토이 스토리>인 것이죠. 이 작품이 '대박'을 치면서 디즈니는 이후 픽사를 인수합니다.
아이보다 어른들을 더 감동시킨 픽사의 전성기
1995년부터 2017년까지, 픽사는 총 17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공개했습니다. 지금도 제작 중인 차기작 4편이 있죠. 첫 작품인 <토이 스토리>부터 대박을 터뜨렸으니 픽사의 필모그래피에서 몇몇을 콕 집어 리스트를 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에디터 역시 픽사 애니메이션의 극성팬으로 작품을 선정하기 무척 버겁지만, 그래도 굳이 꼽는다면 에디터가 이름 붙인 '픽사 3부작'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작품성으로 입증한 픽사의 전성기 2008~2010년의 작품들로 바로 <월-E> <업> <토이 스토리 3>입니다. 이 시기에 아카데미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3연속 수상했으니 명실상부 전성기인 셈이죠!
<월-E>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가장 고전적인 방식을 담은 영화입니다. 월-E와 이브의 만남을 그리는 초반부는 두 캐릭터가 인간의 말을 못하는 만큼 비언어성이 극대화돼 고전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죠. 그러면서도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입니다. 또한 영화에서 <헬로 돌리>의 장면을 사용하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패러디해 고전 영화에 대한 향수를 담았지요. 무엇보다 엔딩크레딧에서도 서양 미술사를 센스 있게 패러디해 영화의 결말과 딱 맞는 여운을 더했습니다.
<업>은 오프닝에서부터 픽사의 스토리텔링이 빛났습니다. 약 5분 만에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전해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님들의 눈물을 자아냈죠. 실제로 에디터는 극장 옆자리의 아이가 "아빠 왜 울어?"라고 묻는 걸 듣기도 했고요. 픽사는 그동안 애니메이션에선 주변인에 가까웠던 노인으로도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음을 <업>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토이 스토리 3>는 영화에서도 드문 '완벽한 3부작'을 성공시켰습니다. 2편이 나왔던 1999년과 3편이 개봉한 2010년, 11년간의 세월을 작품에 녹여냈고 때문에 어릴 적 <토이 스토리>를 봤던 관객들에게 '폭풍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탁아소 탈출기'로 요약할 수 있는 스토리에 걸맞게 범죄 영화의 요소들을 재치 있게 패러디했고 누구나 경험해봤을 '유년기와의 이별'을 아름답게 그려내 (식상한 말이지만) 웃음과 감동을 모두 잡았습니다.
이후 픽사는 다소 하락세를 밟습니다. <카 2>와 <메리다와 마법의 숲>, <몬스터 대학교>는 전작들이 쌓아논 명성만큼의 완성도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후 <인사이드 아웃>으로 '픽사는 역시 픽사다'라는 호평을 이끌었고 국내에서도 픽사 작품 중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뒤이어 공개한 <굿 다이노>가 완성도와 흥행에서 다소 삐끗했지만 <도리를 찾아서>가 2016년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2위로 대박을 터뜨려 픽사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줬죠.
세 편의 후속작, 하나의 오리지널
초창기에 비해 다소 들쑥날쑥한 완성도에도 픽사의 앞날을 기대하는 이유는 바로 차기작 때문입니다. 현재 픽사는 2019년까지 <카 3>, <코코>, <인크레더블 2>, <토이 스토리 4>를 차례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첫 타자인 <카 3>는 '픽사 침체기의 상징'인 <카 2>의 뒤를 잇는 만큼 팬들의 불만도 샀지만, 공개된 예고편에서 이전과는 차별화된 분위기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죠.
오리지널 스토리에 강한 픽사답게 <코코>는 예고편과 함께 <단테의 점심>이란 단편을 공개해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코코>는 소년 미구엘이 자신이 존경하던 가수 어네스토 데 라 크루즈의 기타를 연주하다가 사후세계에 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코코>가 기대되는 건 <토이 스토리 2>와 <몬스터 주식회사> 공동 연출, <토이 스토리 3>의 연출을 맡은 리 언크리치가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이죠. 픽사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얻어온 호평을 계속 이어받을 수 있을까요?
<인크레더블 2>는 15년 만에 다시 Mr.인크레더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간이 주인공인 최초의 픽사 영화로 온갖 호평을 받았던 만큼 히어로 무비가 강세인 지금, 히어로 가족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입니다. imdb.com에 따르면 전작에 이어 엘라스티 걸의 홀리 헌터와 닉 퓨리프로존의 사무엘 L. 잭슨은 복귀를 확정지었습니다. 전작에 이어 브래드 버드 감독이 다시 연출에 나섭니다.
정말 완벽한 마무리였기에 <토이 스토리 4> 소식은 팬들을 반신반의케 했습니다. 픽사도 그 마음을 이해하는지 <토이 스토리>, <토이 스토리 2>, <벅스 라이프>의 존 라세터 감독을 다시 연출 자리에 앉혔고, 2017년에서 2019년으로 개봉으로 미루면서 완성도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존 라세터 감독의 전작들이 <카>, <카 2>라는 건 다소 불안하지만 톰 행크스, 팀 알렌, 조안 쿠삭 등 원년 멤버들의 복귀와 양치기소녀 보 핍의 귀환이 예고돼 역시 기대할 수밖에 없는 후속작으로 등극했습니다.
픽사의 대표 짐 모리스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토이 스토리 4>를 마지막으로 다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리지널 작품에서 특유의 참신함이 빛났던 픽사이기에 많은 팬들은 이 소식을 쌍수 들고 환영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디즈니'로만 요약되던 서양 애니메이션에 새로운 축으로 등장했던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앞으로의 차기작들이 그 이름의 명성을 뛰어넘어 또다시 팬들이 환호하게 만들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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