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상 발표가 번복된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역대급 실수로 얼룩진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나갔다. 주최측이 봉투를 잘못 전달해서 작품상을 잘못 호명하는 어이없는 실수의 충격이 아직 남아 있다. 2017년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앞으로 기억될 것처럼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기억할 만한 아카데미 수상자들의 수상소감 연설을 모아봤다. *영어 번역은 구글과 네이버가 수고해줬다. 오역, 의역이 많을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제임스 카메론
1998년 감독상 <타이타닉>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나는 세상의 왕이다”라고 외쳤다. 자신의 영화 속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했던 명대사를 활용한 수상 소감이었다. <타이타닉>은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음향상, 편집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 주제가상, 음악상 등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세상의 왕’이 될 만하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지금 기분을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 심장은 터질 지경이에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네요. “나는 세상의 왕이다!”

There is no way that I can express to you what I'm feeling right now, my heart is full to bursting, except to say, "I'm the king of the world!"

히스 레저
2009년 남우조연상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는 2008년 1월22일 사망했다. 이듬해 그는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다. 그를 대신해 아버지 킴 레저, 어머니 셀리 벨, 누나 케이트 레저가 트로피를 받고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케이트 레저의 소감을 전한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히스야, 우리는 네가 만들어낸 “조커”가 아주 특별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 그리고 바로 오늘 이곳(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서도 얘기했었지.

Heath, we both knew what you had created in the "Joker" was extraordinarily special and had even talked about being here on this very day.

쿠바 구딩 주니어
1997년 남우조연상 <제리 맥과이어>

쿠바 구딩 주니어의 수상 소감은 평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연설을 그만하라는 신호와 같은 것이다. 마음이 급해진 쿠바 구딩 주니어는 “아이 러브 유”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묘하게 음악과 어울렸다. 관중들은 하나둘 일어나 그에게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건 영상을 꼭 봐야 이해될 듯하다. 바쁜 사람들은 1분7초부터 보면 된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오케이… 사랑해요 스튜디오, 카메론 크로우 감독, 톰 크루즈! 사랑해요, 브라더! 사랑해요! (관중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Music begins to play]. Oh, here we go... Okay, the studio, I love you. And Cameron Crowe and... Tom Cruise! I love you, brother! I love you, man! [Applause starts.]

조 페시
1990년 남우조연상 <좋은 친구들> 

조 페시에게 감사를 전해야겠다. 네이버 번역기, 구글 번역기 돌려서 힘들게 포스팅하고 있는데 그는 정말 짧은 수상 소감을 남겼기 때문이다. ▶수상 소감 전문은 아래에 있음.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It was my privilege. Thank you.

 할리 베리
2002년 여우주연상 <몬스터 볼>

할리 벨리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74회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흑인 배우였다. 그녀의 연설은 길었다. 또 누구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변호사의 이름이 나왔고 관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대신 소리쳤다. “이 시간을 갖기까지 74년이 걸렸다”고! ▶수상 소감 전문(영문)

잠깐만요. 74년 만이에요! 지금 이 시간을 더 써야겠어요. 이 영화의 출연을 성사시켜준 변호사 닐 메이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Okay, wait a minute. I got to take... seventy-four years here! I got to take this time! I got to thank my lawyer Neil Meyer for making this deal.

안젤리나 졸리
2000년 여우조연상 <처음 만나는 자유>

조금은 황당한 수상 소감도 있다.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다. 그녀는 오스카 트로피를 건네받고, 자신의 오빠 제임스 헤이븐에 대한 사랑을 공개했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여우조연상 수상에 대해서) 너무 충격이네요. 그리고 지금 오빠와 매우 사랑하고 있어요. 그는 나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나는 그가 행복하다는 걸 알아요.

I'm in shock and I'm so in love with my brother right now. He just held me and said he loved me and I know he's so happy for me.

말론 브란도
1973년 남우주연상 <대부>

말론 브란도는 오스카 트로피를 거부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대신 미국 원주민인 사친 리틀페더(Sacheen Littlefeather)라는 여성이 수상 연설을 하게 했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수상 거부 이유는) 영화 산업이나 텔레비전 등이 미국 원주민을 다루는 태도와 최근 일어난 운디드 니 점거사건 때문입니다.

And the reasons for this being are the treatment of American Indians today by the film industry – excuse me – and on television in movie reruns, and also with recent happenings at Wounded Knee.

루피타 뇽오
2014년 여우조연상 <노예 12년> 

루피타 뇽오는 케냐 출신의 배우다. <노예 12년>은 미국 내 인종 문제를 다룬 영화였다.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그녀는 꿈을 이뤘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이 황금조각상을 내려보니, 출생지에 상관없이 나와 모든 어린 친구들의 꿈이 유효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When I look down at this golden statue, may it remind me and every little child that no matter where you’re from, your dreams are valid.”

제니퍼 로렌스
2013년 여우주연상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제니퍼 로렌스가 여우주연상을 받으러 무대 위로 올라가다가 계단에서 넘어졌다. 그녀는 자주 넘어진다. 다음해인 2014년에도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을 걷다가 넘어졌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고맙습니다. 다들 내가 넘어진 것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서 일어서 계시네요. 엄청 부끄럽지만 고맙습니다. 미쳤어요!

Thank you. You guys are just standing up because you feel bad that I fell and that's really embarrassing, but thank you. This is nuts.

패트리샤 아퀘트
2015년 여우조연상 <보이후드>

패트리샤 아퀘트의 연설에 화답하는 메릴 스트립.

패트리샤 아퀘트는 평범한 수상 소감으로 시작해서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했다. 수상 소감이 끝나자 카메라는 메릴 스트립을 비췄다. 그녀는 아퀘트의 연설에 큰 응원을 보냈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지금 미국에서 여성으로서의 임금 평등과 모든 동등한 권리를 가질 시간입니다.

It's our time to have wage equality once and for all and equal rights for women i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마이클 무어
2003년 다큐멘터리상 <볼링 포 콜럼바인>

급진적인 성향의 마이클 무어 감독의 이 수상 소감은 매우 유명하다. 미국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관객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막 시작했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라이브로 트윗을 보내기도 한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우리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부시 대통령! 부끄러운지 알라! 부시 대통령! 부끄러운지 알라!

We are against this war, Mr. Bush! Shame on you, Mr. Bush! Shame on you!

로베르토 베니니
1999년 외국어영화상 <인생은 아름다워>

어떤 말을 하는지 그 내용보다 표정이나 동작만으로도 감동인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의 명배우 소피아 로렌이 수상자를 발표한다. 봉투를 열자 여기저기서 “로베트로!”를 외친다. 수상자를 확인한 로렌은 환한 얼굴로 “로베르토!”를 외쳤다. 로베트로 베니니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의자를 밟고 일어섰다.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가 흐르는 가운데 기뻐하는 베니니의 얼굴을 보니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장면 같은 기분이 든다. 이탈리안 악센트가 강하게 섞인 그의 영어를 한국인 에디터는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첫 한 마디만 공개했다. 그는 잠시 후 남우주연상도 수상했다. 다시 수상 소감을 말해야 할 때 그는 “내가 아는 영어를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 전문(영문)

고맙습니다. 소피아!

Thank you! Sophia.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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